<판결요지>
망인은 배수관 매설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던 중,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옮기려고 하던 흄관이 미끄러져 배수로 안에서 작업을 하던 망인을 충격하는 사고를 당하여 다발성 흉복부 장기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협의로, 포크레인 기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일용직 근로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각 기소되었다.
피고들은 모두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는 민사상으로도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3.20. 선고 2019가단217079 판결】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
- 사 건 / 2019가단217079 손해배상(산)
- 원 고 / 1. A, 2. B(개명 전: C)
- 피 고 / 1. D, 2. E, 3. F
- 변론종결 / 2020.02.07.
- 판결선고 / 2020.03.20.
<주 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500만 원, 원고 B에게 7,5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7.23.부터 2020.3.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5,000,000원, 원고 B에게 8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각 2019.7.23.부터 2020.3.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사실
가. 망 G(H생)은 2018.5.15. 피고 D이 도급받아 광주시 I에서 진행하고 있던 배수관 매설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던 중, 피고 E와 피고 F이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옮기려고 하던 약 1.23톤의 흄관이 미끄러져 배수로 안에서 작업을 하던 망인을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같은 날 다발성 흉복부 장기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나.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이던 피고 D은 흄관의 이동을 제한하는 구름멈춤대, 쐐기 등을 설치하지 않고, 경사면 아래로 근로자가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지 아니하는 등의 과실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붕괴 방지를 위한 흙막이 등의 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협의로, 포크레인 기사이던 피고 E는 흄관을 고정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에 의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일용직 근로자이던 피고 F은 위 흄관을 포크레인에 걸어주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흄관을 고정하는 장치를 설치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각 기소되었다.
피고들은 위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단316호 사건에서 피고 E와 피고 F은 2019.7.2. 금고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의 형을 각 선고받았고, 피고 D은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19노4075호 사건에서 2020.2.7. 벌금 5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다. 원고 A은 망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배우자이고, 원고 B은 J일자 망인과 원고 A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원고 A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드단702578호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를 상대로 원고 B에 대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9.10.31. ‘원고 B이 망인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라. 피고 D은 검찰수사 중에 유족들을 대표한 망인의 형인 K에게 장례비 1,740만 원 및 200만 원 상당의 에어컨을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12.2. 원고 B을 대리한 원고 A에게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1,7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들의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여 망인이 사망하였고, 이로 인해 피고들은 모두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는 민사상으로도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62조에 따라 태아이던 원고 B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나. 책임의 제한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망인의 과실이 50% 이상이므로 과실상계 항변을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망인의 과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상으로도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할 만한 망인의 과실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들은 위자료만 청구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피해 정도, 피고들의 과실 정도, 망인과 원고들의 나이, 망인과 원고들의 관계, 피고 D이 원고들과 유족들에게 지급한 형사합의금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위자료는 망인 7,000만 원, 원고들 각 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라. 상속관계
민법 제1000조제3항에 따라 원고 B은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므로, 망인의 피고들에 대한 위 위자료 채권은 원고 B에게 전부 상속되었다.
마. 소결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B에게 7,500만 원, 원고 A에게 50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 원고들이 구하는 2019.7.23.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3.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들은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