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고, 의료급여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의료급여를 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률과는 그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대법원 2019.5.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참조). 따라서 다른 개별 행정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의료급여를 제공하고 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서 업무정지처분의 대상으로 각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과 다른 개별 행정법률의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의료급여법령상 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에 따른 부당이득징수 및 업무정지처분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11.28. 선고 2017두59284 판결 참조).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2016.6.3. 보건복지부령 제4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의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시설 및 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것이고, 특수의료장비와 관련하여 ‘일정한 인력·시설을 갖추어 등록하고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을 것’을 요양급여의 기준으로 정한 것은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법의 위임에 따른 구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19.1.10. 보건복지부령 제6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정한 특수의료장비 설치인정기준 가운데 위에서 본 등록 및 품질관리검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이를 위반한 경우 의료법에 따라 시정명령 등의 제재 사유가 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 정한 부당이득징수처분 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 정한 업무정지처분의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영상판독을 거쳐 품질관리 적합판정을 받고 등록된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을 활용한 전산화단층 영상진단료 등을 요양급여비용 또는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면 이를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원고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주된 근거로 삼아 위 전문의가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및 유방 촬영용 장치의 의료영상 품질 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하고, 원고가 전산화단층 영상진단료 등에 관하여 요양급여·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 판단에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료급여의 기준과 부당이득징수·업무정지의 대상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7.9. 선고 2020두31668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20두31668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2020두31675(병합) [업무정지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국민건강보험공단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0.1.9. 선고 2019누50139, 2019누50146(병합) 판결
• 판결선고 / 2020.7.9.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에 관한 판단
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고, 의료급여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의료급여를 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률과는 그 입법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대법원 2019.5.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참조). 따라서 다른 개별 행정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의료급여를 제공하고 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서 업무정지처분의 대상으로 각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과 다른 개별 행정법률의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의료급여 법령상 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에 따른 부당이득징수 및 업무정지처분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11.28. 선고 2017두59284 판결 참조).
나. (1)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2항은 요양급여의 방법·절차·범위·상한 등의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른 구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2016.6.3. 보건복지부령 제4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건강보험 요양급여규칙’이라 한다) 제5조제1항은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에 대한 요양급여를 별표 1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의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칙 [별표 1]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 제1호 라.목은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의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시설 및 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8호 라.목은 특수의료장비에 관하여 의료법 제38조제1항, 구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19.1.10. 보건복지부령 제6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특수의료장비규칙’이라 한다) 제2조에 따라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등록한 것만을 사용하여야 하며, 의료법 제38조제2항, 제3항, 특수의료장비규칙 제5조, 제7조에 따라 검사를 받지 아니하거나 검사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급여법 제7조제2항, 구 의료급여법 시행규칙(2020.6.29. 보건복지부령 제7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제1항은 의료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은 건강보험 요양급여규칙 제5조제2항, 제3항 및 [별표1]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한편 의료법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제1조), 특수의료장비를 설치·운영하려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설치인정기준에 맞게 설치·운영하여야 하고(제38조제1항),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아야 하며(제38조제2항), 품질관리검사에서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은 특수의료장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8조제3항). 의료법 제38조제1항의 위임에 따른 특수의료장비규칙은 전산화단층 촬영장치와 유방 촬영용 장치(이하 위 두 장치를 합하여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각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이상을 두어야 하고(제3조제1항 [별표 1] ‘특수의료장비 설치인정기준’ 제1호), 위 규칙 제3조제2항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특수의료장비의 의료영상 품질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 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제3조제2항제1호),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업무에 관하여 보다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비록 보건복지부의 내부지침인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운영지침」에 ‘비전속이란 최소 주 1회 이상 근무를 하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 운영지침은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세부적인 업무처리절차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 주는 행정규칙으로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지 않는 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는데, 상위법령인 의료법 및 특수의료장비규칙 등에 위 운영지침에 대한 아무런 위임 규정이 없으므로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특수의료장비 관련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담당하는 ‘의료영상 품질관리, 영상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 업무’는 촬영된 의료영상을 확인함으로써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는 점,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의학영상정보시스템에 의한 원격지 영상전송과 원격지 영상확인이 용이한 상황에서 촬영된 의료영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반드시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이 설치된 의료기관에 출근하여야 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의료법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는 점(제34조제1항),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의 경우에는 ‘전속’이 아니라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둘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에 출근하여야만 의료영상 품질관리, 영상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의료법은 특수의료장비규칙 제3조제1항, 제2항을 위반하여 특수의료장비를 설치·운영함으로써 의료법 제38조제1항, 제2항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시설·장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을 제한 또는 금지하거나 위반한 사항을 시정하도록 명할 수 있고(제63조제1항), 시정명령 위반 시 의료업 정지명령 또는 이를 갈음한 과징금 부과, 개설허가 취소, 의료기관 폐쇄명령을 할 수 있으며(제64조제1항제6호, 제67조제1항), 제38조제3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제88조제1호).
다. 위와 같은 법리와 관계 법령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건강보험 요양급여규칙이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으로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의 요양급여에 필요한 적정한 인력·시설 및 장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려는 것이고, 특수의료장비와 관련하여 ‘일정한 인력·시설을 갖추어 등록하고 정기적인 품질관리검사를 받을 것’을 요양급여의 기준으로 정한 것은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법의 위임에 따른 특수의료장비규칙에 정한 특수의료장비 설치인정기준 가운데 위에서 본 등록 및 품질관리검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이를 위반한 경우 의료법에 따라 시정명령 등의 제재 사유가 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 정한 부당이득징수처분 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 정한 업무정지처분의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영상판독을 거쳐 품질관리 적합판정을 받고 등록된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을 활용한 전산화단층 영상진단료 등을 요양급여비용 또는 의료급여비용으로 청구하였다면 이를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의료기관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주된 근거로 삼아 위 전문의가 전산화단층 촬영장치 등의 의료영상 품질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하고, 나아가 원고가 전산화단층 영상진단료 등에 관하여 요양급여·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 제98조제1항제1호, 의료급여법 제28조제1항제1호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료급여의 기준과 부당이득징수·업무정지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