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률과는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 따라서 다른 개별 행정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를 제공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과 다른 개별 행정법률의 입법 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상 보험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식품위생법상의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요양기관에서 환자 식사를 제공한 경우에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위생적인 식사를 제공하게 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집단급식소의 설치·운영에 대한 신고까지 달성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요양기관이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면서 식품위생법상 사전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식품위생법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재를 하는 외에 요양급여비용으로 수령한 식대까지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보아야 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요양기관이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식품위생법상의 인력·시설 기준을 갖추어 환자 식사를 제공하였다면, 비록 집단급식소 설치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요양기관이 식대 관련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9.11.28. 선고 2017두59284 판결】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국민건강보험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7.8.16. 선고 2017누4143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당이득징수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1)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2.3. 법률 제139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고만 한다)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 의료법 등 다른 개별 행정법률과는 그 입법 목적과 규율대상이 다르다(대법원 2019.5.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참조). 따라서 다른 개별 행정법률을 위반하여 요양급여를 제공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것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국민건강보험법과 다른 개별 행정법률의 입법 목적 및 규율대상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국민건강보험법령상 보험급여기준의 내용과 취지 및 다른 개별 행정법률에 의한 제재수단 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제2항은 요양급여의 방법·절차·범위·상한 등의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른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제1항은 요양기관은 가입자 등에 대한 요양급여를 [별표 1]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의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규칙 [별표 1] 제6호 (다)목은 입원환자에 대한 식사는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수준에서 의료법령 및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게 위생적인 방법으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식품위생법(2013.3.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危害)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식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집단급식소’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면서 1회 50명 이상의 특정 다수인에게 계속하여 음식물을 공급하는 병원 등을 말하고[제2조제12호 (다)목],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제88조제1항),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는 자는 집단급식소 시설의 유지·관리 등 급식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사항을 지켜야 한다(제88조제2항). 집단급식소에서 급식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사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하며 위생기준을 위반한 위해식품 등을 압류·폐기하게 하는 등의 명령을 하여야 하고, 시설기준에 맞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시설개수명령을 할 수 있으나(제101조제2항제10호, 제88조제2항, 제3항, 제71조, 제72조, 제74조),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면서 사전에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제101조제2항제9호, 제88조제1항).
(3) 위와 같은 법리와 관계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면,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이 식품위생법상의 인력·시설 기준을 갖춘 요양기관에서 환자 식사를 제공한 경우에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요양기관으로 하여금 환자의 치료에 적합한 위생적인 식사를 제공하게 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집단급식소의 설치·운영에 대한 신고까지 달성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요양기관이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면서 식품위생법상 사전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식품위생법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재를 하는 외에 요양급여비용으로 수령한 식대까지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보아야 할 정도의 공익상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요양기관이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식품위생법상의 인력·시설 기준을 갖추어 환자 식사를 제공하였다면, 비록 집단급식소 설치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요양기관이 식대 관련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는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집단급식소 설치신고 전 제공된 식사에 관한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였다고 인정한 다음, 원고가 위와 같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제1항에서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의 기준 및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희대(주심) 김재형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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