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이러한 법리는 선원법이 적용되는 선원이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선원법상 선원에 해당하는 기간제근로자들(이미 정년이 도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포함)이 사용자가 한 근로계약 기간 만료 통보가 부당하다고 다투면서 갱신기대권을 주장한 사안에서,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는 선원법상 선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 갱신기대권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한 사례.
【대법원 2019.10.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9두4564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 외 1인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유한회사 ○○해운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5.30. 선고 2018누75285 판결
• 판결선고 / 2019.10.31.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2.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참조).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선원법이 적용되는 선원이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들어 선원인 원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원고들이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근무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자료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한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1) 원고들과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2) 이 사건 낙도보조항로 여객선 운항 사업자가 여러 차례 변경되었지만, 원고들은 2005년 또는 2008년부터 이 사건 낙도보조항로 선박의 기관장으로 근무하면서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근무해 왔다. 참가인은 과거에도 이 사건 낙도보조항로 사업자로 선정되어 여객선 운항 사업을 영위한 적이 있는데, 당시 원고 2와 근로계약을 여러 차례 갱신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낙도보조항로 여객선 운항 사업자가 변경될 때마다 퇴직금 정산을 받지 않았고 참가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3) 원고 2는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참가인이 정한 정년이 지난 상태였고, 원고 1은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한 시점에 참가인이 정한 정년에 도달한 상태였지만 선박의 기관장에게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이 증대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도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계속 근로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3.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피고와 참가인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