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을 경우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간제법 제4조제2항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의 효과에 관하여 그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것만이 무효로 된다거나, 또는 근로계약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 근로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식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2] 기간제법 제8조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해석된다.
[3]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한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하고, 그 위반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을 두는 대신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조항을 마련하였다(제1조, 제4조제1항, 제2항). 이러한 기간제법의 목적, 관련 규정 체계와 취지, 제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근로자에게 기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사용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보아 위 취업규칙에 따라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호봉 정기승급 및 각 임금 항목의 차액 지급을 인정한 사례.
【대법원 2019.12.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5다254873 임금
•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원고 1 외 6인
•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방송 주식회사
•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15.11.26. 선고 2014나11589 판결
• 판결선고 / 2019.12.24.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가.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을 경우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기간제법 제4조제2항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의 효과에 관하여 그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것만이 무효로 된다거나, 또는 근로계약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 근로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식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 기간제법 제8조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해석된다.
다)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한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하고, 그 위반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을 두는 대신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조항을 마련하였다(제1조, 제4조제1항, 제2항). 이러한 기간제법의 목적, 관련 규정 체계와 취지, 제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기간제근로자로 입사하여 근로하다가, 2010.3.경부터 2011.7.경까지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었다.
2) 원고들이 위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피고의 취업규칙과 그에 기초한 인사규정, 보수규정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정규직 근로자’라 한다) 모두를 대상으로 차등없이 적용되어 왔다.
3) 피고는 기간제법이 시행된 2007.7.1. 이후부터 원심 변론종결일에 이르기까지 원고들과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취업규칙을 별도로 마련한 바 없다.
4) 피고는 원고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 이후에도 기간제근로자였을 당시와 동일한 형식의 고용계약서를 작성한 후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하여 기본급 및 상여금은 80% 수준만 지급받았고, 근속수당은 지급받지 못하였으며, 자가운전보조금은 매달 10만 원 적게 지급받았고, 2012.5. 이후 정기적인 호봉승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5) 한편 원고들과 동일한 부서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하며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해 보면, 업무 내용과 범위, 업무의 질이나 양 등 제반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원고들에게는 동일한 부서내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하며 동종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고용계약 부분은 무효로 되고 그 부분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이 적용되므로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기본급, 상여금, 근속수당, 자가운전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정기적인 호봉승급도 이루어져야 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들에게 정규직 근로자에 미달하는 기본급과 상여금을 지급한 것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그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정기적인 호봉승급을 인정하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 근속수당 및 자가운전보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근로계약 해석, 근로기준법 제6조, 사회적 신분, 비교대상 근로자의 확정과 차별의 합리적 이유 등에 관한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고, 그 결과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기본급, 상여금, 근속수당, 자가운전보조금이 지급되어야 하며 정기적인 호봉승급도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민유숙 이동원(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