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관할 관청이 위법한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을 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제때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였음에도, 그 인정제한처분에 대한 취소판결 확정 후 사업주가 인정제한 기간 내에 실제로 실시하였던 훈련에 관하여 비용지원신청을 한 경우에, 관할 관청은 단지 해당 훈련과정에 관하여 사전에 훈련과정 인정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을 들어 그 훈련비용 지원을 거부할 수는 없음이 원칙이다. 이러한 거부행위는 위법한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을 함으로써 사업주로 하여금 제때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할 수 없게 한 장애사유를 만든 행정청이 사업주에 대하여 사전에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하지 않았음을 탓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 원고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 등을 받았으나, 이들 제재처분이 위법하여 판결에 의해 취소됨. 원고는 이와 같은 취소판결 이후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 기간동안 실시했던 훈련비용 지원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그 기간에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해 두지 못하여 결국 훈련비용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함.
☞ 훈련과정 인정신청 등에 관한 장애사유를 만든 피고가, 해당 훈련과정에 관하여 미리 훈련과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만을 들어 훈련비용 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하여, 원고가 임시적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훈련비용 지원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 사례.
◆ 대법원 제1부 2019.01.31. 선고 2016두52019 판결 [환급금 일부 부지급 처분 취소]
♣ 원고, 상고인 / 한국○○정보공사
♣ 피고, 피상고인 /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6.8.30. 선고 2016누409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1) 사업주가 실시하는 근로자 직업능력개발훈련의 비용 지원은 아래와 같은 일련의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➀ 사업주가 그 소속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훈련에 필요한 비용을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지원받으려면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령(2011.12.30. 대통령령 제234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2조제1항에서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추어 해당 훈련과정 개시 7일 전 또는 5일 전까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2012.2.1. 법률 제11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직업능력개발법’이라 한다) 제24조제1항, 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 제22조제1항, 구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2011.3.11. 고용노동부령 제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8조제2항].
➁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그 인정신청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훈련과정의 개시일 전날까지 신청인에게 시행규칙 별지 제3호 서식에 따른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 통지서를 이용하여 그 결과를 통지하여야 한다(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제8조제4항).
➂ 훈련과정 인정을 받은 사업주는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훈련개시일까지(다만 훈련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 훈련개시 후 7일 이내에) 훈련실시신고를 하고, 훈련종료일부터 14일 이내에(다만 원격훈련은 훈련종료일부터 30일 이내에) 훈련수료자보고를 하여야 한다[구 사업주에 대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규정(2011.12.30. 고용노동부고시 제2011-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지원규정’이라 한다) 제7조제1항].
➃ 훈련수료자보고를 받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훈련실시신고 시 보고된 각 훈련생이 지원규정 제8조제1항에서 정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수료기준을 충족하였는지를 심사하여야 한다[구 고용보험법(2011.5.24. 법률 제10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용보험법’이라 한다) 제27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11.9.15. 대통령령 제231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용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1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11.9.16. 고용노동부령 제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60조, 지원규정 제8조제1항].
➄ 사업주는 해당 훈련과정의 훈련종료 후 또는 매 3개월간의 훈련실시 후 30일 이내에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훈련비용 지원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60조제2항).
➅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사업주의 훈련비용 지원신청을 검토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지 제59호 서식에 따른 훈련비용 지급결정 통지서를 이용하여 그 결과를 통지하여야 한다(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60조제3항). 훈련비용 지원금은 앞서 심사한 훈련 수료 인원에 비례하여 산정된다(지원규정 제9조 이하).
(2) 이와 같은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하 ‘관할관청’이라 한다)이 사업주가 실시하고자 하는 어떤 훈련과정이 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 제22조제1항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고용보험기금에서 훈련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의미를 가진다. 나아가 훈련과정 인정을 받은 사업주에게만 훈련실시신고, 훈련수료자보고, 훈련비용 지원신청의 자격이 부여되므로,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은 사업주가 고용보험기금에서 그 소속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훈련 비용을 지원받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절차적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나. 한편,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을 받은 사업주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원받은 경우에는 해당 훈련과정의 인정을 취소할 수 있고, 인정이 취소된 사업주에 대하여는 그 인정취소일부터 5년의 범위에서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제1항에 의한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며, 1년간 직업능력개발훈련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제2항제2호, 제3항, 제55조제2항제1호, 그 시행규칙 제22조 [별표 6의2]).
관할 관청이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 인정을 받은 사업주에 대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지원받았다고 판단하여 위 규정들에 따라 일정 기간의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과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을 하였다면, 그 사업주는 그 제한처분 때문에 해당 제한 기간에는 실시예정인 훈련과정의 인정을 신청할 수 없고, 이미 실시한 훈련과정의 비용지원도 신청할 수 없게 된다(설령 사업주가 그 신청을 하더라도, 관할 관청은 제한처분이 있음을 이유로 훈련과정 인정이나 훈련비용 지원을 거부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제한처분에 대한 쟁송절차에서 해당 제한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로 확인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업주가 해당 제한처분 때문에 관계 법령이 정한 기한 내에 하지 못했던 훈련과정 인정신청과 훈련비용 지원신청을 사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취소판결과 무효확인판결의 기속력을 규정한 행정소송법 제30조제1항, 제2항, 제38조제1항의 입법취지와 법치행정 원리에 부합한다.
나아가 관할 관청이 위법한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을 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제때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였음에도, 그 인정제한처분에 대한 취소판결 확정 후 사업주가 인정제한 기간 내에 실제로 실시하였던 훈련에 관하여 비용지원신청을 한 경우에, 관할 관청은 단지 해당 훈련과정에 관하여 사전에 훈련과정 인정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을 들어 그 훈련비용 지원을 거부할 수는 없음이 원칙이다. 이러한 거부행위는 위법한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을 함으로써 사업주로 하여금 제때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할 수 없게 한 장애사유를 만든 행정청이 사업주에 대하여 사전에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하지 않았음을 탓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사업주에 대한 훈련과정 인정제한처분과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이 쟁송절차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로 확인된 후에 사업주가 그 인정제한 기간에 실제로 실시한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의 비용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지원신청을 하는 경우, 관할 관청으로서는 사업주가 해당 훈련과정에 대하여 미리 훈련과정 인정을 받아 두지 않았다는 형식적인 이유만으로 훈련비용 지원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할 관청은 사업주가 그 인정제한 기간에 실제로 실시한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이 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 제22조제1항에서 정한 훈련과정 인정의 실체적 요건들을 모두 충족하였는지, 각 훈련생이 지원규정 제8조제1항에서 정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수료기준을 충족하였는지 등을 심사하여 훈련비용 지원 여부와 지원금액의 규모를 결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관할 관청은 사업주가 사후적인 훈련비용 지원신청서에 위와 같은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대로 첨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완을 요구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17조제5항).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대한지적공사(2015.6.4. 원고가 대한지적공사의 모든 지위를 포괄승계하였다. 이하에서는 그 전·후를 불문하고 ‘원고’라고만 한다)는 피고로부터 공간정보시스템(GIS) 초급과정(이하 ‘이 사건 훈련과정’이라 한다)에 관하여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제1항에 따른 훈련과정 인정을 받은 다음, 2009.6.22.부터 2009.6.26.까지 이 사건 훈련과정을 인정받은 내용대로 실시하였다.
나. 원고는 훈련과정 실시 전·후로 그에 관한 훈련실시신고와 훈련수료자보고를 해야 함에도, 담당 직원의 과실로 제때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실시신고와 훈련수료자보고를 하지 못하게 되자, 피고에게 마치 이 사건 훈련과정을 2009.11.9.부터 2009.11.13.까지 실시한 것처럼 2009.11.9. 훈련실시신고, 2009.11.16. 수료자보고를 하였다. 원고는 그 무렵 피고에게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비용 지원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0.10.28. 원고에게 이 사건 훈련과정의 훈련비용 4,753,700원을 지원하였다.
다. 그 후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훈련과정의 실시 기간에 관하여 거짓으로 훈련실시신고와 훈련수료자보고를 하여 그 훈련비용을 지원받음으로써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1.1.12. 원고에 대하여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제2항제2호, 제3항, 제55조제2항제1호, 그 시행규칙 제22조 [별표 6의2]에 따라 전체 훈련과정에 대한 3개월(2011.1.12. ~ 2011.4.11.) 인정제한처분(이하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이라 한다)을 하고, 그 처분일부터 1년간(2011.1.12. ~ 2012.1.11.) 전체 훈련과정에 대한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을 하는 등으로 제재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가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 등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는데, 2015.4.2. 원고가 피고로부터 인정받은 내용대로 훈련과정을 실제로 실시하였기 때문에 설령 훈련보고에 관한 규정 위반이 있었더라도 이는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제2항제2호, 제55조제2항제1호에서 정한 제재처분 사유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훈련비용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 등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무렵 확정되었다.
마. 이에 원고는 선행소송의 확정판결에 따라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 등이 취소되었음을 이유로, 2015.6.12. 피고에게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 기간(2011.1.12. ~ 2012.1.11.) 동안 실제로 실시하였던 전체 훈련비용 합계 490,313,695원의 지원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5.7.14.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에서 정한 제한기간(2011.1.12.~2011.4.11.)동안 실시된 훈련과정의 훈련비용 124,458,308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그 기간에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해 두지 않은 결과 훈련과정 인정도 받지 못함으로써 결국 훈련비용 지원요건 역시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 지급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관계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선행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과 훈련비용 지원제한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해당 제한처분 때문에 관계 법령이 정한 기한 내에 하지 못했던 훈련과정 인정신청과 훈련비용 지원신청을 사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 피고는 위법한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을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이후의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비롯한 일련의 절차를 제때에 제대로 밟을 수 없었다. 따라서 훈련과정인정신청 등에 관한 장애사유를 만든 피고가,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에 대한 취소판결 확정 후의 훈련비용 지원신청에 대하여, 해당 훈련과정에 관하여 미리 훈련과정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훈련과정 인정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을 들어 훈련비용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사전에 훈련과정 인정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훈련비용지원을 거부하여서는 안 되고, 원고가 이 사건 인정제한 기간에 실시한 직업능력개발훈련과 관련하여 훈련과정 인정 및 훈련비용 지원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심사하여 훈련비용 지원 여부와 지원금액의 규모를 결정하여야 마땅하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미리 이 사건 인정제한처분에 대해 집행정지결정을 받아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임시적 권리구제절차를 거쳐 피고로부터 훈련과정 인정을 받아 두지 않은 이상, 원고가 훈련비용 지원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취소판결의 효력, 신의칙, 법치행정 원리 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