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요지>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이하 ‘운영비 원조 행위’라 한다)를 통해 노동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사용자로부터의 자주성을 확보하여 궁극적으로 근로3권의 실질적인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운영비 원조 행위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에는 이를 금지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단서에서 정한 두 가지 예외(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를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까지 금지하고 있으므로,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노동조합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고, 집단적 노사관계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운영비 원조에 관한 사항은 대등한 지위에 있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하여 정하는 것이 근로3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나목과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 마목 역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허용하는 취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운영비 원조 행위에 제한을 가하는 이유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제한은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었거나 저해될 위험이 현저한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운영비 원조 행위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현저한 위험이 있는지 여부는 그 목적과 경위, 원조된 운영비의 내용, 금액, 원조 방법,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 방법 및 사용처 등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단서에서 정한 두 가지 예외를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위험이 현저하지 않은 경우까지도 금지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서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근로3권을 실현하는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고,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수 노동조합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선호하는 특정 노동조합에만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는 차별받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면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절차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제29조의4), 사용자가 특정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운영비를 원조함으로써 다른 노동조합을 간섭·방해하는 행위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행위를 반드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포섭하여 규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복수 노동조합의 존재를 고려하더라도, 운영비 원조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운영비 원조 행위와 함께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이하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라 한다)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서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의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적용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노동조합법은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면서(제24조 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도 금지, 처벌하고 있다(제24조 제5항, 제92조 제1호). 헌법재판소는 2014. 5. 29. 2010헌마606 결정에서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 제4항, 제5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단체교섭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는 달리 운영비 원조 행위에 대해서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하고 있을 뿐,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운영비 원조를 받는 것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고, 운영비 원조 행위와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는 그 금지의 취지와 규정의 내용, 예외의 인정 범위 등이 다르므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운영비 원조 행위를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운영비 원조 행위만을 금지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근로3권의 실질적인 행사를 보장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단서에서 정한 두 가지 예외를 제외한 운영비 원조 행위를 일률적으로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여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위험이 현저하지 않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함으로써 실질적인 근로3권의 행사를 보장하는 데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는 반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은 사용자로부터 운영비를 원조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노사자치의 원칙을 실현할 수 없게 되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운영비원조금지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조항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2010.1.1. 법률 제9930호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 지급이 금지되고,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되었다(제24조제2항, 5항). 이는 과거 기업별 노동조합이 주를 이루던 노동환경에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제공해 온 편의제공이 오히려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산업별・직종별 노동조합의 증가, 복수노조의 허용 등 노동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에 기업별 단일 노동조합 형태에서 이루어져 온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관행이 오히려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도 운영비 원조 행위의 하나에 해당하고,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양자를 병렬적으로 나열하여 같은 조항 단서에서 예외로 인정한 범위를 제외하고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규율하는 체계를 취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노동조합법 개정 배경 및 그 취지는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해석에 있어서도 그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운영비 원조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로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최근의 대법원판례도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단체교섭의 장에서 대립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이 사용자로부터 경비원조를 받는 것은 대립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퇴색시켜 근로3권의 실질적 행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특정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의 물적 지원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높아졌고, 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절차에서의 불공정성 내지 차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차단하거나 신속한 구제방법의 마련이 요청된다. 그런데 노동조합법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사용자에게 차별 금지 의무를 부과하거나(제29조의4), 단체협약의 내용 중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을 위반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것만으로는(제92조제2호 마목) 부당노동행위로 규율하는 경우와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기에 충분치 않다.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조합이 자주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입법자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마련한 범위로 보인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운영비 원조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단에 있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저해 우려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면, 개별 사건에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지원 요구의 당부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판단의 당부를 둘러싸고 노사 간뿐만 아니라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이 초래될 우려도 크다.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고려함이 없이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자주성 확보나 교섭절차에서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청구인의 단체교섭권 행사가 제한되는 정도는 불분명하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그러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헌법재판소 2018.05.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제2항 등 위헌소원]
♣ 청구인 / 전국금속노동조합
♣ 당해사건 / 대전지방법원 2011구합183 단체협약시정명령취소
<주 문>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19.12.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금속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청구인은 2010.6.18.부터 2010.6.30.까지 사이에 7개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전임자’라 한다) 및 비전임자를 지원하는 조항(이하 ‘전임자 등 처우 조항’이라 한다)과 ‘회사는 조합사무실과 집기, 비품을 제공하며 조합사무실 관리유지비(전기료, 수도료, 냉난방비, 영선비) 기타 일체를 부담한다.’, ‘회사는 노동조합에 차량을 제공한다(주유비, 각종 세금 및 수리비용을 지급한다).’는 등의 노동조합에 시설・편의를 제공하는 조항(이하 ‘시설・편의제공 조항’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은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전임자 등 처우 조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4조제2항, 제4항, 제81조제4호를 위반하였고, 시설・편의제공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0.11.11. 청구인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제31조제3항에 따라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 한다)을 내렸다.
다. 청구인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소송 계속 중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31조제3항, 제81조제4호, 제92조제1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대전지방법원은 2012.1.18. 전임자 등 처우 조항 및 시설・편의제공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 등 이 사건 시정명령의 일부를 취소하면서(2011구합183),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중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81조제4호, 제92조제1호에 관한 부분은 위 조항들이 적용되는 전임자 등 처우 조항 및 시설・편의제공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 취소 청구가 인용되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노동조합법 제31조제3항에 관한 부분은 기각하였다(2011아124).
라. 이에 청구인은 2012.3.7.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81조제4호, 제92조제1호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마. 한편 청구인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은 모두 항소하였는데, 대전고등법원은 2013.1.10. 시설・편의제공 조항 중 노동조합 사무실과 집기・비품의 제공을 넘어서 사무실 유지관리비, 차량과 그 관리비 및 유류비 등을 지원한다는 부분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 중 시설・편의제공 조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나머지 항소는 모두 기각하였다(2012누483).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6.3.10. 상고를 기각하였다(2013두3160).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81조제4호, 제92조제1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전임자”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된다.
④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이하 “근로시간 면제 한도”라 한다)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⑤ 노동조합은 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4.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다만, 근로자가 근로시간중에 제24조제4항에 따른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며, 또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은 예외로 한다.
제92조(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4조제5항을 위반한 자
[관련조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①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
③ 사용자는 전임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1.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2.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 다만,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은 예외로 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에서 제명된 것 또는 그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새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다.
3.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5.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을 이유로 하거나 또는 노동위원회에 대하여 사용자가 이 조의 규정에 위반한 것을 신고하거나 그에 관한 증언을 하거나 기타 행정관청에 증거를 제출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3. 청구인의 주장
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요구로 운영비를 원조받는 경우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까지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근로3권을 침해한다.
나.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근로자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유급으로 일정한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이러한 쟁의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제92조제1호는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근로3권 등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노동조합법 제24조제5항, 제81조제4호 중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제92조제1호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2009.4.30. 2006헌바29 참조).
(2)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여 쟁의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노동조합법 제24조제5항, 제92조제1호는 단체협약에 대한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 사건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시정명령 중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와 관련된 부분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을 적용한 전임자 등 처우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과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을 적용한 시설・편의제공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이다.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중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을 위반하였다는 점은 이 사건 시정명령 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은 이 사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전임자 등 처우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에 관하여는 이를 취소하여 청구인이 승소한 당해 사건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위 시정명령에 적용된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더라도 당해 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헌재 2009.4.30. 2006헌바29 참조).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소결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 제81조제4호 중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및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제92조제1호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모두 부적법하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중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이하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만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부당노동행위 제도와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내용
(1) 부당노동행위 제도
헌법 제33조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하여 근로3권을 보장한다. 자유권적 성격과 사회권적 성격을 함께 갖는 근로3권은 국가가 근로자의 단결권을 존중하고 부당한 침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보장되는 자유권적 측면인 국가로부터의 자유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권리행사의 실질적 조건을 형성하고 유지해야 할 국가의 적극적인 활동, 즉 적정한 입법조치를 필요로 한다. 부당노동행위 제도는 노사 간의 세력균형을 이루고 근로자의 근로3권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취한 적극적인 입법조치의 대표적인 예로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근로3권을 실현하는 활동에 대하여 사용자가 행하는 침해 내지 간섭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헌재 2009.2.26. 2007헌바27 참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동조합법 제81조는 사용자를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 규정하면서, 노동조합 가입 등을 이유로 해고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제1호), 노동조합 불가입・탈퇴 또는 특정노동조합 가입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제2호), 단체교섭의 거부 또는 해태(제3호), 근로자의 노동조합 조직・운영을 지배・개입하는 행위,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제4호), 단체행위 참가, 부당노동행위 신고 등을 이유로 해고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제5호)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노동조합법 제82조 내지 제86조)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노동조합법 제90조).
(2)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입법연혁과 입법취지
(가) 구 노동조합법(1963.4.17. 법률 제1329호로 전부개정되고, 1996.12.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9조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이하 ‘운영비 원조 행위’라 한다)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사용자와 협의 또는 교섭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며, 또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의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규정하였다.
1997.3.13. 법률 제5310호로 제정된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이하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라 한다)를 부당노동행위로 명시한 것 외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39조제4호와 동일한 규정을 두었다. 다만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를 금지하는 부분은 계속 시행이 유예되다가, 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동조합법이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도입하면서 2010.7.1. 시행되기 시작하였다[구 노동조합법 부칙(1997.3.13. 제5310호) 제6조제1항(2010.1.1. 법률 제9930호로 최종적으로 삭제되기 전의 것) 참조].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부분은 구 노동조합법 제39조제4호부터 현재까지 내용의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나) 헌법 제33조제1항이 근로자에게 근로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뜻은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사 간 실질적 자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헌재 2012.3.29. 2011헌바53; 헌재 2015.5.28. 2013헌마671등 참조).
그런데 사용자가 대항적 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에 그 운영비를 원조하는 경우 노동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3) 운영비 원조 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 변화
대법원은 구 노동조합법 제39조제4호에 관하여 ‘운영비 원조 금지의 입법목적이 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으므로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으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게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특히 그 급여 지급이 조합의 적극적인 요구 내지는 투쟁 결과로 얻어진 것이라면 그 급여 지급으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될 위험은 거의 없으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취하였다(대법원 1991.5.28. 선고 90누6392 판결 참조).
그런데 노동조합법이 2010.1.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후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통상적으로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정한 경우에 포함되는 행위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행위를 벗어나는 운영비 원조 행위는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제81조제4호 본문에서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해석되고, 비록 그 운영비 원조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요구 내지 투쟁으로 얻어진 결과라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가지고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6.1.28. 선고 2012두1245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이유에서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사용자로부터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와 함께 통상 비치되어야 할 책상, 의자, 전기시설 등의 비품과 시설을 제공받는 것은 허용되지만, 통신비, 전기・수도요금 등 사무실유지비, 사무용품 등을 지급받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6.1.28. 선고 2012두15821 판결, 대법원 2016.4.29. 선고 2014두15092 판결, 대법원 2017.1.12. 선고 2011두13392 판결 등 참조).
나.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위헌 여부
(1) 쟁점
근로3권의 헌법적 의의는 근로자단체라는 사용자에 반대되는 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어 근로조건에 관한 협상에 있어 노사 간의 실질적 자치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헌재 1998.2.27. 94헌바13등; 헌재 2008.7.31. 2004헌바9 참조). 근로3권은 다른 기본권과 달리 자기 목적적이지 않고 내재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본권으로, 이러한 집단적 자치영역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침해를 배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헌재 2009.10.29. 2007헌마1359 참조).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운영비 원조는 특정 근로자의 개인적 근로조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조합원들의 이해와 관련된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으로, 근로3권의 행사목적인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그런데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운영비 원조에 관하여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한다(헌재 2014.5.29. 2010헌마606 참조).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헌법 제37조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단체교섭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사용자가 운영비 원조 행위를 통해 노동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사용자로부터의 자주성을 확보하여 궁극적으로 근로3권의 실질적인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나) 수단의 적합성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더라도 그 목적과 경위, 원조된 운영비의 내용, 금액, 원조 방법,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 방법 및 사용처 등에 따라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도 존재하고, 이러한 경우에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면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위 두 가지 예외에 해당하지 않지만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이 없는 경우까지도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침해의 최소성
1)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스스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국가와 사용자에 대항하여 자주적으로 단결한 조직으로서, 노동조합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또한 근로3권은 궁극적으로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 간의 실질적 자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집단적 노사관계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운영비 원조에 관한 사항도 대등한 지위에 있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하여 정하는 것이 근로3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 나목은 사용자로부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원조받는 경우를 노동조합의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92조제2호 마목은 단체협약의 내용 중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을 위반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는데, 이 역시 운영비 원조 행위가 언제나 노동조합의 자주성 저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자주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허용하는 취지이다.
이처럼 운영비 원조 행위는 그 자체로는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이에 대한 제한을 가하는 이유는 사용자가 운영비 원조 행위를 통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제한은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었거나 저해될 위험이 현저한 경우에 한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2)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위 예외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노동조합이 사용자로부터 통신비, 전기・수도요금 등 사무실유지비, 사무용품을 지급받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6.1.28. 선고 2012두15821 판결, 대법원 2016.4.29. 선고 2014두15092 판결, 대법원 2017.1.12. 선고 2011두1339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은 정도의 운영비 원조 행위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경우나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대행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루어진 경우 등에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운영비 원조 행위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현저한 위험이 있는지 여부는 그 목적과 경위, 원조된 운영비의 내용, 금액, 원조 방법,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 방법 및 사용처 등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위험이 현저하지 않은 경우까지도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서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3)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을 야기하지 않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 확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서 불필요한 제한일뿐만 아니라,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 줌으로써 집단적 노사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운영비 원조 행위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위험이 현저한 경우가 아닌 한 노동조합이 근로3권을 실현하는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기업별 노동조합은 그 활동을 위해서 필요한 시설을 기업 내에 마련할 수밖에 없으므로 사용자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노동조합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조합은 그 운영을 위한 경제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정도의 지원을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이와 같은 운영비 원조 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은 오히려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켜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대항할 수 있는 근로자단체를 창출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 대등한 지위에서 운영비 원조를 협의하는 것은 근로3권이 추구하는 집단적 노사자치의 이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 노사자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노사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에 맡길 사항까지 국가가 지나치게 개입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의 성과를 감소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 노사자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근로3권의 취지에도 반한다.
4) 복수 노동조합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선호하는 특정 노동조합에만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는 차별받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운영비를 원조하여 다른 노동조합을 차별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 따라 금지된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모든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교섭대표단을 구성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게 되므로(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4항), 이 경우에도 사용자가 특정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운영비를 원조하는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만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운영비를 원조하여 다른 노동조합을 차별하는 경우 차별받은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고(제29조의4 제2항), 그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등에 관하여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절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제29조의4 제3항, 제4항). 또한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특정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운영비를 원조함으로써 다른 노동조합을 간섭・방해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행위를 반드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포섭하여 규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복수 노동조합의 존재를 고려하더라도, 운영비 원조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5)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는 운영비 원조 행위와 함께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서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노동조합법 제24조제4항의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적용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노동조합법은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면서(제24조제2항),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도 금지, 처벌하고 있다(제24조제5항, 제92조제1호).
헌법재판소는 2014.5.29. 2010헌마606 결정에서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 제5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단체교섭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는 운영비 원조 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나, 노동조합법은 전임자 수의 증가와 이를 둘러싼 노사갈등의 심화, 노동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전임자의 급여를 사용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서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는 외에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원받는 것 자체를 금지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근로자가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유급으로 일정한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도 함께 도입하였다.
이러한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는 달리 운영비 원조 행위에 대해서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하고 있을 뿐,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운영비 원조를 받는 것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고, 운영비 원조 행위와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는 그 금지의 취지와 규정의 내용, 예외의 인정 범위 등이 다르므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운영비 원조 행위를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6) 참고로 다른 나라의 입법례와 그 해석과 적용 사례를 보았을 때도,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은 사용자가 노동단체에 재정적 또는 기타 지원을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전국노동관계법(National Labor Relations Act) 제8조 (a)(2)(29 U.S.C §158)], 위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려면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실제적인 지배, 즉 일정한 수준의 통제나 영향력 행사가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하고, 단순히 사용자가 근로자 단체와 협력하였거나 통제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노동조합법 제7조제3호에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과 매우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예외 사유를 엄격히 해석하지 아니하고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동조합과의 협의에 따라 시설 이용 허락 등 일정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7)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운영비 원조 행위만을 금지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근로3권의 실질적인 행사를 보장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제외한 운영비 원조 행위를 일률적으로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여 금지하는 것은 규제의 목적과 취지에서 벗어나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라) 법익의 균형성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함으로써 실질적인 근로3권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위험이 현저하지 않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는 것은 이러한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다. 반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은 사용자로부터 운영비를 원조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인 운영비 원조에 관하여 사용자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없어 궁극적으로 노사자치의 원칙을 실현할 수 없게 되므로, 이러한 청구인의 불이익이 위 공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
(마) 소결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다.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명령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위와 같이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운영비원조금지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조항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9.12.31.까지는 이와 같은 결정의 취지에 맞추어 개선입법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2020.1.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6. 결 론
그렇다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19.12.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7.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우리는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2010.1.1. 노동조합법 개정과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해석
(1) 2010.1.1. 법률 제9930호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여 지급이 금지되고, 다만 법령이 정한 한도 내에서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유급 처리가 가능하도록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도입되었다(제24조제2항, 5항). 이러한 사항의 결정을 노사자율에 맡기지 않고 법에서 규율하게 된 이유는, 과거 기업별 노동조합이 주를 이루던 노동환경에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제공해 온 편의제공이 오히려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산업별․직종별 노동조합의 증가, 복수노조의 허용 등 노동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에 기업별 단일 노동조합 형태에서 이루어져 온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관행이 오히려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헌재 2014.5.29. 2010헌마606 참조).
(2)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는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를 사용자의 노동조합 지배․개입 행위 및 운영비 원조 행위와 함께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는데, 2010.1.1. 개정으로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에 관한 부분은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활용 범위 내에서만 예외가 허용되는 것으로 내용이 변경되었다. 반면 같은 조항 중 운영비 원조 행위에 관한 부분은 구 노동조합법 제39조제4호부터 현재까지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운영비원조 행위에 관한 부분도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에 관한 부분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를 불문하고, 같은 조항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행위를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수의견은 운영비 원조 행위와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가 모두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부당노동행위로 금지되고 있으나, 그 금지의 취지와 규정의 내용, 예외의 인정 범위, 별도로 명시적인 금지나 제한 규정이 있는지 여부 등이 다르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전임자급여 지원 금지 부분과 달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저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추가로 고려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한다.
그러나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도 사용자의 대표적인 노동조합 운영 지원 행위의 하나에 해당하므로, 복수노조 허용으로 인한 노사환경의 변화 등 앞서 본 2010.1.1. 노동조합법 개정 배경 및 그 취지는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의 해석에 있어서도 그대로 고려되어야 하고, 이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에서 양자를 병렬적으로 나열하여 같은 조항 단서에서 예외로 인정한 범위를 제외하고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규율하는 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로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대법원도 2010.1.1. 법률 제9930호로 노동조합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 행위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통상적으로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정한 경우에 포함되는 행위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행위를 벗어나는 운영비 원조 행위는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제81조제4호 본문에서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해석되고, 비록 그 운영비 원조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요구 내지 투쟁으로 얻어진 결과라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가지고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함으로써(대법원 2016.1.28. 선고 2012두12457 판결; 대법원 2016.3.10. 2013두3160 판결; 대법원 2017.1.12. 선고 2011두13392 판결 등 참조),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도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추가적으로 고려함이 없이,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제외한 일체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본다.
(2) 헌법 제33조제1항이 근로자에게 근로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의미는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노사 간 실질적 자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헌재 2012.3.29. 2011헌바53; 헌재 2015.5.28. 2013헌마671등 참조).
노동조합이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노동조합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나, 단체교섭의 장에서 대립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이 사용자로부터 경비원조를 받는 것은 대립단체로서의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퇴색시켜 근로3권의 실질적 행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사용자의 지배・개입 행위 및 전임자급여 지원 행위와 함께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특정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의 물적 지원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높아졌고, 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절차에서의 불공정성 내지 차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차단하거나 신속한 구제방법의 마련이 요청된다. 그런데 부당노동행위 제도는 사용자의 반조합적 행위를 배제하고 그 재발을 방지하는 원상회복적 행정 구제를 그 특질로 하므로(노동조합법 제82조∼제86조 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사용자에게 차별 금지 의무를 부과하거나(노동조합법 제29조의4), 단체협약의 내용 중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을 위반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것만으로는(노동조합법 제92조제2호 마목) 부당노동행위로 규율하는 경우와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기에 충분치 않다.
(3) 노동조합법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면서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조합이 자주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입법자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마련한 범위로 보인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단에 있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저해 우려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면, 개별 사건에서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영비 원조 범위를 법에서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의 지원 요구의 당부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판단의 당부를 둘러싸고 노사 간뿐만 아니라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이 초래될 우려도 크다.
(4) 따라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고려함이 없이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노동조합의 자주성 확보나 교섭절차에서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운영비원조금지조항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청구인의 단체교섭권 행사가 제한되는 정도는 불분명하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5) 그러므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결 론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진성(재판장) 김이수 안창호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