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타당한 근거 없이 과다하게 책정된 급여를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사용자의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 행위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고, 단체협약 등 노사 간 합의에 의한 경우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는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지 아니하고 일반 근로자로 근로하였다면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혹은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 또는 유사 직급・호봉의 일반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과 비교하여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하지 않은 한 근로시간 면제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제공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의 대가로서, 그 성질상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근로시간 면제자의 퇴직금과 관련한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시간 면제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지급받는 급여를 기준으로 하되, 다만 과다하게 책정되어 임금으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초과 급여 부분은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3] 피고 회사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4조제4항이 정한 근로시간 면제자인 원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급여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원심은 노조전임자의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기존 판례 법리(대법원 97다54727 판결 등, 노조전임자가 지급받는 급여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노조전임자와 동일 직급 및 호봉의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함)가 근로시간 면제자인 원고에 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기로 정한 급여액 중 설령 과다하게 책정된 초과 급여 부분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급여액은 여전히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액이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으로서는 이를 기초로 하여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을 계산하였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파기환송한 사례.
◆ 대법원 제1부 2018.04.26. 선고 2012다8239 판결 [임금등]
♣ 원고, 상고인 겸 부대피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겸 부대상고인 / ○○여객자동차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전주지방법원 2011.12.16. 선고 2011나332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퇴직금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의 부대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24조제2항, 제4항에 의하면,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노조전임자’라고 한다)는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되지만, 근로시간 면제 대상으로 지정된 근로자(이하 ‘근로시간 면제자’라고 한다)는 고시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의 일정한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위 규정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막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를 금지하는 대신,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대행하는 노조전임자 제도의 순기능도 고려하여 일정한 한도 내에서 근로시간 면제 방식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4.5.29. 선고 2010헌마606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하는 노동조합법 제81조는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여 제4호 본문에서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되, 그 단서에서 ‘근로시간 면제자가 근로시간 중에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유지・관리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타당한 근거 없이 과다하게 책정된 급여를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사용자의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단서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나 노동조합운영비 원조 행위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고, 단체협약 등 노사 간 합의에 의한 경우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4.2. 선고 2014두1113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규정 내용, 취지, 관련 규정 등을 고려하면,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급여는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지 아니하고 일반 근로자로 근로하였다면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혹은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 또는 유사 직급・호봉의 일반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과 비교하여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하지 않은 한 근로시간 면제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제공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의 대가로서, 그 성질상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근로시간 면제자의 퇴직금과 관련한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시간면제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지급받는 급여를 기준으로 하되, 다만 과다하게 책정되어 임금으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초과 급여 부분은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이 속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전북지역자동차노동조합(이하‘전북자동차노조’라고 한다)과 피고 회사가 속한 전라북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2010년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전북자동차노조와 피고 회사가 2010년 체결한 이 사건 임금협정(이하 양자를 통칭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등’이라고 한다)은, 피고 회사 노동조합 지부장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제24조제4항에 근거하여 근로시간을 면제하되, 근로시간면제자의 임금을 월 3,200,000원으로 정하며, 근속년수에 따른 1년당 월 9,000원의 수당을 더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였다.
2) 피고 회사 노동조합 지부장인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한 유급의 근로시간 면제자로서 2010.7.부터 퇴직할 때까지 피고 회사와의 협의나 교섭, 고충처리 등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기로 정한 급여액 중 설령 과다하게 책정된 초과 급여 부분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급여액은 여전히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액이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심으로서는 이를 기초로 하여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을 계산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등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자인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단정한 후, 동일 직급 및 호봉의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노동조합법 제24조제4항에서 정한 근로시간 면제자가 수령하는 급여의 성격 및 평균임금 산정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부대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상계항변, 즉 노조전임자인 원고가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에 따라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인 피고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되므로, 피고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급여는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피고는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를 한다는 항변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사정 등에 근거하여 원고가 노조전임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법 제24조제4항이 정한 피고 회사의 근로시간 면제자 지위에 있으므로 2010.7.부터 퇴직할 때까지 피고에 대하여 급여청구권을 가진다고 보아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법 제24조제2항, 제4항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퇴직금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부대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상옥 이기택(주심) 박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