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10.22. 선고 2024구단54105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4구단54105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인사혁신처장
• 변론종결 / 2025.05.21.
• 판결선고 / 2025.10.22.
<주 문>
1. 피고가 2023.3.20. 원고에게 한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19**.*.*.생)는 19**.*.**. B 공채를 통해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다음 [표 1] 기재와 같이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해 왔다. <표 생략>
나. 원고는 2021.*.**.경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가 [표 1] 순번 1, 4번 기재 기간(합계 약 2년 2개월, 이하 ‘피고 인정 기간’이라 한다)에만 화재 진압·구조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로부터 약 22년이 지난 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점에 비추어 공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3.3.20. 원고에게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42호증, 을 제1, 4, 5,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 소방본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나.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년부터 현재까지 29년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개인보호장구를 충분히 보급 받지 못한 상태에서 화재현장 출동 업무를 수행하여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원고는 피고 인정 기간 외의 기간에도 화재진압·경방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장(또는 담당자), 당직근무 책임자(당직상황책임관), 소방서장으로 근무하며 화재현장을 지휘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선 소방대원들과 마찬가지로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상병과 관련 있는 질환으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가족력·유전력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관련 법리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요양급여의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은 공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질병을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질병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무원이 공무집행과 관련하여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됨으로 인하여 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공무원으로 채용될 당시의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그 근무장소에 발병원인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 물질이 있는 근무장소에서의 근무시간, 그 질병이 직무수행 환경 등의 공무상 원인이 아닌 다른 사유로 유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공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9.21. 선고 2017두47878 판결 등 참조).
라. 인정사실
갑 제18 내지 21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 소방본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1) C 소방본부는 화재조사보고서, 긴급구조표준시스템, 국가화재통계시스템 등에 근거하여 원고의 화재현장 출동건수를 다음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047건[= 출동대원으로 출동한 188건(전체 출동건수를 팀 수로 나눈 건수) + 출동부서장으로 출동한 370건(주간 화재건수 전체) + 당직책임관으로 출동한 420건(야간, 주말 화재건수를 당직책임관 수로 나눈 건수) + 소방서장으로 출동한 69건(실제 출동한 건수)]으로 산출하였고, 여기에 재산적 피해가 경미하여 화재조사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화재의 출동건수의 10%인 384건을 더하여 원고의 화재현장 출동건수를 총 1,431건으로 산정하였다. <표 생략>
2) 원고와 함께 근무한 동료 소방공무원들은 다음과 같은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다음 생략>
3) 원고가 근무한 기간 중 다음 표 ‘근무기간’ 기재 기간에 시행되던 경상남도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이하 ‘경남 조례 시행규칙’이라 한다)은 다음 표 ‘규정 내용’란 기재와 같이 원고가 속해 있던 부서의 장이 업무를 분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표 생략>
4) 20**.**.*. 변경된 L소방서 사무분장표, 20**.*.*. 변경된 N소방서 사무분장표, 20**.*.**. 변경된 O소방서 사무분장표에는 원고의 분장사무가 다음 표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표 생략>
마.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처분의 경위와 위 인정사실, 갑 제35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원인이 되는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게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공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1) 이 사건 상병은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액의 유전적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노화, 방사선 피폭, 벤젠 또는 포름알데히드 노출, 흡연, 항암 치료 등이 유전적 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석유화학제품이 연소되면 벤젠이 방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방공무원이 화재현장에서 방출된 벤젠에 노출될 경우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수 있다.
2) 그런데 아래에서 보듯 원고가 19**.*.**.부터 이 사건 상병 진단일(2021.*.**.경)까지 2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적어도 수백 건에 이르는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구조 등의 활동을 함으로써 벤젠 등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가) C 소방본부가 산정한 원고의 화재 현장 출동건수 중 1,047건(출동대원, 출동 부서장, 당직책임관, 소방서장으로 출동한 건수) 부분은 화재조사보고서, 긴급구조표준시스템, 국가화재통계시스템과 같은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산정된 것일 뿐더러, 당시 시행되던 경남 조례 시행규칙 및 소방서 사무분장의 내용, 원고와 함께 근무한 소방공무원들의 진술에 부합하여 신빙성이 높으므로,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나) 먼저 출동대원으로 출동한 188건의 경우, 원고가 해당 기간에 출동대원으로 출동하여 직접 화재진압업무 등에 투입되었음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고, 출동건수 산정방법(전체 출동건수를 팀 수로 나누어 산정)도 합리적이다.
다) 다음으로 출동부서장으로 출동한 370건의 경우, C 소방본부는 원고가 J소방서에서 방호계장으로, K소방서에서 구조계장으로, L소방서에서 구조구급담당으로, M소방서에서 구조구급과장으로, N소방서에서 대응구조과장으로, O소방서에서 예방대응과장으로 근무한 기간(이하 ‘출동부서장 근무기간’이라 한다)에 출동부서장으로서 화재현장에 출동하였다고 보았다. 그런데 다음 표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가 출동부서장 근무기간에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활동·구조활동을 수행하였다는 것은 해당 기간에 시행되던 경남 조례 시행규칙, 사무분장표, 동료 소방공무원의 진술에 부합한다. 또한, 이처럼 원고가 화재진압활동 등을 담당하여 수행한 이상 해당 기간의 주간 화재건수를 원고의 출동건수로 산정한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표 생략>
이에 대하여 피고는 C 소방본부가 제출한 자료(을 제5호증)에 피고 인정 기간만 ‘외근부서’로 기재되어 있고 출동부서장 근무기간은 모두 ‘행정부서’로 기재되어 있는 점,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방호요원, 구조·구급요원을 행정요원으로 분류한 점, 소방서(본서)가 출동할 때 방호·구조·구급 담당 부서의 장과 담당계장 등까지 모두 화재현장에 출동한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출동부서장 근무기간에도 행정업무만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자료(을 제5호증)에서 외근부서와 행정부서를 구분한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점, 위에서 본 대로 경남 조례 시행규칙·사무분장표가 원고가 속한 부서가 화재 진압, 구조·구급대 운영, 수난 구호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었고 동료 소방공무원들도 원고가 현장에 출동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명확하게 진술한 점, C 소방본부도 ‘출동부서장은 모든 화재에 출동해야 한다.’고 회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출동부서장 근무기간에 현장출동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당직책임관으로 출동한 420건의 경우, 원고가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일어난 화재에 관하여 당직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관계 규정(소방공무원 당직 및 비상업무 규칙 등) 및 동료 소방공무원들의 진술(원고가 야간과 휴일에 당직상황책임관으로서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현장지휘를 하였다)에 부합하고, C 소방본부가 야간·주말의 화재건수를 당직책임관의 수로 나누는 방법으로 원고가 당직책임관으로서 화재현장에 출동한 건수를 산정한 것 역시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당직 근무 중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상시 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선 출동부서와 본서 현장지휘대가 출동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서에서 소방서장의 직무를 대리하는 당직책임자가 직접 현장에 출동하여 지휘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 소방본부가 ‘당직책임관은 모든 화재에 출동하여 현장을 지휘해야 한다. 119안전센터와 구조대가 출동하더라도 이는 병렬 구조의 출동대일 뿐이다.’라고 회신한 점에 비추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소방서장으로 출동한 69건의 경우에도, ① 원고가 소방서장으로 근무한 소방서에 자신이 직접 출동한 건수를 문의하여 회신을 받았는데, C 소방본부도 해당 회신자료를 취합하여 출동건수를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는 점, ② 피고는 대형화재를 제외하면 소방서장이 직접 현장에 출동해 현장지휘를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이유로 위 출동건수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C 소방본부가 산출한 출동건수를 살펴보면 원고가 출동부서장으로 근무한 기간의 출동건수에 비해 소방서장으로 근무한 기간의 출동건수가 훨씬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실제로 출동한 대형화재의 건수만을 취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위 출동건수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
바) 또한, 원고가 제출한 사진 및 영상 자료(갑 제36, 37, 38호증)를 살펴보면 현장지휘관이 일선 대원들과 마찬가지로 화재현장의 중심부와 매우 인접한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 동료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지휘관은 통신기기로 현장지휘를 하고 상부기관에 보고를 하여야 하여 호흡기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 없어, 화재현장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현장지휘를 하면서 상당한 양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 그 외에 피고는 ‘C 소방본부가 선착대가 도착하기 전에 자체소화되었거나 본서 도착 전에 진화된 화재와 같이 소방서(본서)가 출동하지 않은 건수도 포함하여 원고의 출동건수를 산정하였고, C 소방본부가 제출한 화재조사보고서에 원고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원고의 출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 소방본부가 ‘화재조사보고서, 국가화재정보시스템, 긴급구조표준시스템 등에 기록된 화재 중 해당 소방서 본서에서 직접 출동한 화재만을 기준으로 원고의 출동건수를 산정하였다(선착대 도착 전에 자체소화되거나 본서에서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진화된 경우에도 현장책임자인 현장지휘관은 출동하여 화재 현장을 최종 확인).’고 회신한 점, 화재조사보고서에 모든 출동인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데다 원고의 근무기간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나 자료 확보가 어려워 원고가 실제로 출동한 건수를 정확하게 산정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C 소방본부가 전체 화재건수·사무분담 관련 법령·사무분장표에 기초하여 추산하는 방법으로 원고의 출동건수를 산출한 것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C 소방본부가 산정한 원고의 출동건수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볼 수 없다.
아) 나아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출동부서장 근무기간에 원고와 같은 간부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행정업무만을 담당하였고, 원고가 규모가 크거나 커질 우려가 있는 화재현장에만 출동하였다는 주장 등)을 모두 고려하여 원고의 실제 출동건수가 1,047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적어도 수백 건의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업무 등을 수행하였음은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3) 원고가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기 전에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질병을 앓았다거나, 가족력·유전력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4)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도 ‘원고가 약 29년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화재진압업무에 종사하였다면 공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