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12.6.21. 선고 2011구합44495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44495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B

• 변론종결 / 2012.05.24.

• 판결선고 / 2012.06.21.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1.12.1.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징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을 의결함에 있어 사회자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징계부의안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인사위원들에게 설명한 후 원고로부터 미리 준비된 소명자료만을 받고 원고를 퇴장시켜 반론의 기회를 박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참가인 회사가 업무능력 향상이라는 명분 아래 원고에 대하여 해병대 교육을 내용으로 한 연수를 실시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연수를 빙자한 징벌적 성격의 교육에 해당하여 원고가 그 교육을 거부하고 퇴소한 것은 정당하다. 그럼에도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없거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하여 부당징계에 해당한다.

(3)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09.2.6. 참가인 회사의 미금역지점으로 발령받아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해 4.8.부터 수신계 책임자로, 2010.1.26.부터 섭외 및 전담감사로 각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참가인 회사는 2010.2.8. 개인적·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있거나 동기 부여 부족으로 정체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원 중 ‘새로운 모습으로 재기(Restart up)할 수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여 2주간의 Attitude 과정(합숙훈련)과 1주간의 Knowledge 과정(사이버연수) 및 3개월간의 현장평가로 구성된 ‘업무능력 향상과정’ 연수(이하 ‘이 사건 1차 연수’라고 한다)를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위 연수의 대상자로 포함되었다.

(3) 원고는 이 사건 1차 연수 중 2010.2.10. 10:00부터 11:30까지 무단이탈을 하였고 같은 달 16일 다시 무단이탈을 하여 교육진행자로부터 2회에 걸쳐 구두경고를 받았다. 그 후 원고는 근무자세 및 업무협조 미개선, 연수 중 무단이탈 등을 이유로 같은 해 10.4. 인력지원부장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4) 원고는 2010.5.경 월간 현장평가 결과 하위의 성적을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8.30. 인력지원부장으로부터 주의장을 받았고, 필수이수과목인 사이버연수를 수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같은 해 9.1. 인력지원부장으로부터 주의장을 받았다.

(5)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1차 연수와 관련하여 경고를 받은 원고를 포함하여 총 29명을 대상으로 2011.3.23.부터 2박 3일간의 Attitude 과정(해병대 훈련 프로그램)과 2개월간의 Knowledge 과정(금융연수원 사이버과정)으로 구성된 ‘업무능력 향상과정 보수과정’ 연수(이하 ‘이 사건 2차 연수’라고 한다)를 실시하였다.

(6) 원고는 2011.3.23. 이 사건 2차 연수에 참가하여 외부교수 강의를 수강한 후 16:20경 E대학교(해병대와 무관한 사설 훈련기관이다. 이하 ‘이 사건 훈련기관’이라고 한다)에 입소하여 약 20분 정도 훈련을 받고 쉬는 시간에 교육진행팀장과 교육대장에게 ‘교육을 받을 수 없고 집에 가겠다’고 말하며 훈련을 거부하였다. 이에 교육진행팀장과 교육대장이 만류하자 원고는 훈련을 받지 않은 채 숙소로 돌아가 쉬었고, 같은 날 18:30경 교육진행팀장으로부터 ‘참가인 회사의 인재개발부 차장과 통화한 결과 교육거부사유서를 제출하고 퇴소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얘기를 듣자 ‘이게 뭐하는 짓이냐 내가 아까 간다고 했을 때 보내주면 되지 않았냐, 만류했으면 보고를 하지 말든가 왜 만류하면서 잔류시키냐, 이게 뭐하는 집단이야’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사무실에서 교육대장으로부터 해명을 들은 후에도 ‘난 이해 못하겠다, 니들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교육대장을 밀치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으며, 이 사건 훈련기관의 청소 등을 돕는 70대의 실장과 마주치자 ‘뭐하는 집단이야 다 이 모양이야’라고 고함을 친 후 짐을 챙겨 숙소를 나갔다가 진행팀장의 거듭된 설득으로 22:30경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7) 원고는 2011.3.24. 오전에 교육진행팀장에게 즉각적인 퇴소 조치를 요구하였고 08:20경 인재개발부 차장으로부터 ‘무단이탈을 할 경우 연수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교육에 복귀하라’는 얘기를 들었으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을 한 채 이 사건 훈련기관에서 퇴소하였다.

(8) 참가인 회사는 2011.4.15. 원고에게 이 사건 2차 연수 거부 등을 이유로 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것임을 통지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22일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에 대해 의견을 진술하였다. 위 인사위원회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하여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28일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면서 아래의 징계장을 교부하였다. <아래 생략>

(9) 원고는 2011.5.27. 참가인 회사에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청원을 하였으나 같은 달 31일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가 1 내지 4호증, 을나 1, 2호증, 을나 3호증의 1, 2, 을나 4, 5호증, 을나 6호증의 1, 2, 을나 7 내지 12호증, 을나 1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

갑 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2011.4.22.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사회자가 인사위원들에게 원고의 징계사유를 자세히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간략히 기재될 수밖에 없는 징계부의안에 대한 보충적인 설명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당시 원고가 소명기회를 부여받고서 위 보충 설명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징계사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진술한 후(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퇴장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징계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징계사유의 존부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의 연수규정 제4조제1항은 ‘모든 직원은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의 습득을 위하여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할 뿐 아니라 보다 전문적 지식습득을 위한 자기계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제2항은 ‘연수대상자로 선정된 직원은 반드시 해당 연수에 참가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참가가 곤란한 경우에는 소속 부실팀점장의 확인을 거쳐 인재개발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직무수행 및 업무능력 등의 향상을 위한 연수를 실시하는 경우 그 대상자 선정 및 교육과정의 구성 등과 관련하여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고, 연수 대상자로 선정된 근로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유한 업무수행에 갈음하여 실시되는 연수에 성실히 임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연수의무(또는 노무제공의무)이행은 근로자의 인격이 내재된 신체활동에 해당하므로 사용자의 연수(또는 노무제공) 지시권은 금지법령에 따라 제한될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품위 내지 인격권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침해의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용자가 실시한 연수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목적 및 효과와 달리 연수 대상자의 업무능력 등의 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거나 다소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제공될 노무의 종류나 태양, 근로자의 경력이나 나이, 신체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연수 대상자의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인격권 등을 현저하게 침해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이러한 연수의 실시가 부당한 업무지시와 다름없어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성실의무 위반, 업무지시 위반 등의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을나 6호증의 2, 을나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2차 연수는 1차 연수 이후에도 업무능력이 향상되지 않은 일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다양한 체험과정을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찾고 업무지식을 함양하여 현업에서 평균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함’을 그 목표로 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2차 연수과정에 포함된 Attitude 과정 중 야외행동훈련으로 이 사건 훈련기관이 진행하는 ‘해병대 정신교육, 내무생활 교육, 타워레펠, 육상 IBS 훈련, 해병축구, 해상 IBS 훈련’ 등의 프로그램은 연수 대상자들에 대한 정신교육 및 신체단련을 주된 목적 및 효과로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런데 원고가 약 25년 동안 사무직에만 종사한 근로자로서 당시 만 52세이고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었으며 6급의 시각장애인인 사정에 비추어 이와 같은 훈련을 통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거나 업무능력의 향상을 이룰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④ 반면에 원고의 위와 같은 경력이나 신체조건에 비추어 타워레펠, 육상 및 해상 IBS 훈련 등은 훈련의 속성상 원고에게 과도한 신체활동이나 강한 인내력을 요구하고 나아가 이 사건 훈련기관의 조교들에 의한 강압적인 훈련독촉이 예상되는 점, ⑤ 따라서 위 야외행동훈련과정이 정신교육 및 신체단련에 일부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원고와 같은 경력과 나이 그리고 신체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있어서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인격권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2차 연수 중 야외행동훈련 참가지시는 근로계약에 의한 사용자의 노무지휘·감독권의 범위를 넘어서고 사회통념상으로도 허용될 수 있는 업무지시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고가 위 야외행동훈련에의 참가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가 소극적으로 위 야외행동훈련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연수규정 제4조제2항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교육진행팀장과 교육대장에게 일방적으로 귀가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하고 몸싸움을 벌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훈련기관을 무단으로 이탈하였는바, 이는 연수규정 제4조제2항, 취업규정 제3조, 제4조, 제11조를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연수거부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으나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원고가 위 야외행동훈련을 거부했다는 것이 가장 중한 비위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그 외 나머지 비위행위들은 모두 위 야외행동훈련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각 비위행위의 정도 및 내용 등을 우선 고려한다면 여기에 원고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등을 원고에게 불리한 다른 양정사유로 모두 참작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정직 6월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이강호 홍석현

 

※ 서울고등법원 2013.3.27. 선고 2012누19450 판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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