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2024.8.29. 선고 2022가합60393 판결】
• 인천지방법원 제1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2가합60393 임금 및 퇴직금 청구의 소
• 원 고 / 김○○ 외 4인
• 피 고 / ○○광역시의료원
• 변론종결 / 2024.04.18.
• 판결선고 / 2024.08.29.
<주 문>
1.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1.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표의 ‘청구금액(원)’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하여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표의 ‘합계금(원)’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천 동구 ○○로 ○○○ 소재에서 지방의료원의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의료법 및 ○○광역시의료원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역주민의 진료와 질병 등에 대한 임상연구, 의료요원의 훈련을 통하여 주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하고 지역의료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에 소속되어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로, 원고 김○○은 1988.5.17.부터 2021.6.30.까지, 원고 홍○○은 1985.7.1.부터 2021.6.30.까지, 원고 김□□, 유○○은 각 1985.7.1.부터 2020.6.30.까지, 원고 장○○는 1994.2.8.부터 2019.12.31.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다.
다. 피고는 2010.12.16. 전국보건의료노조 ○○광역시의료원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이하 ‘2010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순차로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였다. <아래 생략>
라. 인천광역시장은 2015.10.5. 피고에게,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따라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피고는 2016년 임금피크제 도입 기관에 해당하여 임금피크제 시행 대상기관임을 통보하는 내용의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보냈다.
마. 피고는 2015.12.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잠정합의를 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12.31. 전 조합원 간담회 개최를 공고한 후, 2016.1.5., 2016.1.6., 2016.1.7., 2016.1.11. 4차례에 걸쳐 위 잠정합의안에 대한 설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였으며, 2016.1.18.부터 2018.1.20.까지 위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342명 중 257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200명이 찬성하였다.
바. 이에 따라 피고는 2016.1.26.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2016.1.29.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협약의 합의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하였다.
사. 피고는 2016.4.20.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2016.1.1.부터 단체협약의 합의내용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제정하였다.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아. 피고는 2018.1.12.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이하 ‘2017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로연수제도를 도입하였다. <아래 생략>
자.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지 않던 중 2018.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이유로 행정지도를 받았고, 2018.4.30. 내지 2018.5.3. 원고들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다(이하 원고들의 근로계약서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라 한다). <아래 생략>
차. 원고들은 재직기간 중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여, 원고 김○○, 홍○○, 김□□, 장○○는 2004.6.30.경 각 해당 입사시기부터 2004.6.30.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고, 원고 유○○은 2000.11.30.경 그 입사시기부터 2000.11.30.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다(이하 ‘1차 중간정산’이라 한다).
카. 그 후 원고들은 피고와 취업규칙 제32조에 따라 1차 중간정산 기간 이후부터 각 해당 퇴직일의 1년 전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3차례에 걸쳐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였고(이하 ‘2차 중간정산’이라 한다), 이에 따라 피고는 2차 중간정산 퇴직금을 포함한 퇴직금으로 2021.7.13. 원고 김○○에게 93,187,070원을, 2021.7.13. 원고 홍○○에게 96,461,720원을, 2020.7.13. 원고 김□□에게 79,900,880원을, 2020.7.13. 원고 유○○에게 106,251,170원을, 2020.1.14. 원고 장○○에게 52,606,200원을 각 지급하였다.
타.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보수규정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주위적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공제한 별지1 표의 ‘청구금액(원)’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위 표의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원고들이 피고와 작성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는 그 제8조 임금에 관한 규정으로 보수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이는 취업규칙 제29조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근로계약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우선하는 보수규정에 따른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그 도입 목적이 분명하지 않고, 임금 삭감조치에 대한 대상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신규채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임금만 삭감하는 것이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그 효력이 없다.
나. 예비적으로,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여 원고들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여 2차 중간정산한 퇴직금(이하 중간정산은 2차 중간정산을 의미한다)을 보수규정 제32조제1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9조제1항에 따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중간정산일로 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지연하여 원고들의 퇴직 이후 퇴직금 지급 시 함께 지급하였으므로,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하여 위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인 별지2 표의 ‘합계금(원)’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개별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별개의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2조에 따르면, 원고들은 피고와 이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미 존재하는 근로계약을 그대로 인정하며 그 내용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로 서면화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새로운 내용을 정하고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8조에 따르면 원고들의 임금은 보수규정에 따르도록 정하였으나, 제11조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취업규칙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었다.
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이전의 근로계약 관계에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규정된 취업규칙을 적용받아 왔는데,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별도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나 그에 관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정하지 않았다.
라) 이 사건 노동조합이 4차례의 조합원 간담회와 조합원 상당수가 참여한 찬반투표를 통해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경위를 고려할 때, 원고들은 근로조건 중 임금에 대한 부분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연동되어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이며,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유무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제1항, 제4조의7제1항, 제23조의3제2항, 제24조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 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 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5.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를 살펴본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과 도입 목적의 타당성
앞서 든 증거와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에 따른 임금체계의 개편으로서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게 도입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러한 임금피크제의 유형에는,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자의 정년퇴직 이후 계약직 등의 형식으로 고용하는 대신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년보장형’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유지하면서 보장하는 내용의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2) 행정자치부는 2015.9.경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통해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로 보장됨에 따라 청년 고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응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성과 기존 급여체계는 연공서열에 기반하고 있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반영되어 있지 않아 성과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모든 지방 출자·출연기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권고하였으며, 그 도입 대상기관에는 피 고도 포함되어 있었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5.12.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잠정합의를 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342명 중 257명이 참여하고 200명이 찬성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1.26.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는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신설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원고들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상여금, 명절휴가비, 각종보조비의 지급뿐 아니라 복리후생제도를 다른 근로자와 차이가 없이 적용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의 유형 중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다른 유형들에 비해 임금의 감축 등 근로조건의 불이익의 정도가 큰 것은 사실인데,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2010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년을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을 동결하기로 정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감액률을 1차년도 5%, 2차년도 10%, 3차년도 15%로 정하면서도 종전과 달리 매년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과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인상을 인정하기로 정한 점, ③ 실제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기간에 원고 김○○, 유○○, 장○○는 호봉 상승이 있어왔고, 원고들은 모두 임금이 동결되지 않고 적어도 기본급의 상승이 이루어져 왔는데, 이러한 호봉과 기본급 상승에 따른 임금 증가분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감액률에 따른 불이익은 실제 그 감액률보다 불이익의 정도가 더 적다고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불이익이 과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삭감에 대한 적정한 대상조치가 도입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2010년 단체협약으로 근로자의 정년을 2015년부터 60세로 연장하고 57세 이후는 임금을 동결하기로 하였던 내용과 달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임금피크제 시행지침을 신설하면서 임금을 동결하지 않고 매년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과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는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입게 된 임금 감액의 불이익을 완화하는 대상조치라고 할 수 있다.
(2) 퇴직급여법 제8조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금지하면서 제2항으로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위 법 시행령 제3조제6호는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를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가 최종 퇴직시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발생하는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하여 취업규칙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 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시행하고자 명시적으로 제도화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2017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공로연수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년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 이후의 재취업 활동이나 노후설계 등을 위하여 최장 6개월 기간 동안 출·퇴근 및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제하여 주는 일종의 공로휴가 방식의 특별휴가를 제공하였고, 실제 원고 김○○, 홍○○은 공로연수제도를 통하여 6개월의 특별휴가를 사용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발생하는 불이익을 완화하는 대상조치로서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절감한 재원으로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별도정원 인력채용 계획을 토대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2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은 받아들 일 수 없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통하여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제32조제1항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의 시기와 방식을 ‘정년 60세 퇴직예정기준 3년 전에 중간정산 하고 이후 연 단위로 중간정산’하기로 정하였고, 제2항에서는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 시기 등을 노사협의를 통하여 결정’하기로 정한 점, ② 그 후 이 사건 노동조합이나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시기를 협의하였다거나 별도로 정하였다고 보이지 않으며, 원고들이 피고에게 개별적으로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거나 이를 지급하고 있지 않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원고들의 ‘퇴직금 지급신청서’라는 제목의 문서(갑 제5호증)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중간 정산 퇴직금의 계산내역을 보여준 서류에 불과할 뿐이어서, 실제 원고들이 이를 가지고 피고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이나 원고들이 피고와 중간정산 퇴직금의 지급시기를 별도로 협의하여 정하지 않았고, 퇴직급여법 제9조제1항, 근로기준법 제36조, 보수규정 제32조제1항은 그 문언과 취지상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을 중간정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중간정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중간정산 퇴직금을 포함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따라서 원고들의 예비적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희(재판장) 김연수 이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