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고인이 출근을 위해 운전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하여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여 사망한 사건에서, 사고와 그로 인한 고인의 사망이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출근을 위한 운전 과정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범위 내에 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


【서울행정법원 2024.6.27. 선고 2023구합86478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23구합86478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4.04.04.

• 판결선고 / 2024.06.27.

 

<주 문>

1. 피고가 2023.3.8.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C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2021.**.*. 07:40경 출근을 위해 자가용 차량을 운전하여 춘천시에 있는 D 쉼터 옆 *번 국도를 **방면에서 **방면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망인 차량이 황색실선의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때마침 반대편 차로에서 진행하던 덤프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나. 망인은 같은 날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하였고, 망인의 처인 원고가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23.3.8. ‘검토 결과 망인의 운전 중 단독과실 및 중앙선 침범이라는 법령위반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 원인이므로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가 위 결정에 대한 심사 및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이 사건 사고는 출근 중 재해로서 망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에 기해 발생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위 청구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 10, 11호증의 각 기재

 

2.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별지 생략>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이라 함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중앙선 침범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5.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등 참조).

 

나.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6 내지 8,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와 그로 인한 망인의 사망이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는 오히려 망인의 출근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취지를 같이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출근을 위해 자가용 차량을 운전하여 집에서 출발하였고, 직장으로 가는 경로 상에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며, 그 출발 시각 역시 통상적으로 근무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는 정도의 정상적인 시간대였으므로 이는 출근중 사고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의 중앙선 침범 사고이나 그 침범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망인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고, 경찰 교통사고보고(실황조사서)에 의하더라도 사고유발 원인과 관련 운전자 요인은 ‘불명’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외 망인이 무리해서 운전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사고를 일으켰을 만한 사정 역시 발견되지 않는다.

3) 망인은 사고 당일 ** 소재 자택에서 **까지 출근하던 중이었는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기에 출근시간 및 사고 시각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른 시간에 기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영상 및 사고조사결과 등에 의할 때, 당시 사고 장소인 도로는 망인 측 기준 편도 1차로의 중앙분리대 없는 도로로서 망인 진행방향에서 계속 우측으로 굽은 도로였기에 반대차선 진행 차량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아 보인다. 거기에 겨울 철 이른 시간이어서 영상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주변이 어두운 점도 사고 발생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4) 망인은 운전면허 취득 이래 경미한 법규위반 몇 차례 외에 중대한 위반 전력이 없으며, 이 사건 사고 역시 우측으로 굽은 도로에서 갑자기 순간적으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나옴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그 사고 형태에 비추어 운전자의 극단적 행동에 따른 현저한 일탈에 기한 사고 양상이라기보다 겨울 철 어두운 이른 시간대에 구조적으로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국도에서의 주행 중 단순 부주의 내지 실수로 인한 순간적인 중앙선 침범 사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의 고의·자해행위로 인한 것이라 볼 근거가 없고, 중앙선 침범 사고이기는 하나 고의에 준할 만큼의 현저히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단순히 중앙선 침범 사고라는 이유만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하는 예외사유인 범죄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기 어렵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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