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법 제309조제1항, 제2항에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2]명예훼손죄에 있어서 ‘사실의 적시’의 의미 및 그 판단 방법

[3]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의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고의’, ‘비방의 목적’ 및 ‘사실의 적시’의 의미

[4]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의 파기범위(=무죄 부분)

[5]제1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만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이 이미 유죄로 확정된 부분까지 다시 심리하여 확정되지 않은 죄와 경합범으로 하여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6.09.28 선고 2004도6371 판결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명예훼손]

♣ 피고인 / 피고인 1외 1인

♣ 상고인 /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창원지법 2004.9.8. 선고 2004노14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피고인 1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1) 형법 제309조제1항, 제2항 소정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고,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참작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12.26. 선고 2003도6036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는 월간잡지에 게재한 원심 판시 2003.5.1.자 글에서 자신과 상표권침해 등의 문제로 민형사상 분쟁의 상대방이 된 피고인 2와 그의 남편,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하여 인격적인 비난을 가하는 용어를 사용하여 주로 그들을 비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피고인 2, 공소외 1의 명예훼손 정도를 함께 참작하여 보면, 피고인 1이 위 글을 게재함에 있어 피고인 2와 공소외 1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비방의 목적과 관련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3.24. 선고 97도2956 판결 참조).

 

피고인 1의 판시 2003.5.1.자 글에는 비록 풍자, 비유 등의 표현방법이 사용되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표명인지 모호한 문장이 있기는 하나,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인 정황을 고려하여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 표현을 사용하였음이 분명하고, 이러한 사실적시는 피고인 2 및 공소외 1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1의 위 글에는 피고인 2, 공소외 1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침해하는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사실적시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3)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이 2003.6.1.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점에 관하여 항소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한 이상, 피고인 1의 변호인이 들고 있는 위 공소사실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의 사유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1996.10.11. 선고 96도1212 판결 참조).

 

나.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1)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의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고의’는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사실의 인식과 그 의사를 말하고, ‘비방의 목적’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며, ‘사실의 적시’는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로서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시간과 공간적으로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2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사실을 적시하여 피고인 1 및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명예를 훼손함에 있어 고의와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2)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9.26. 선고 2003도3000 판결 참조).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2가 판시 정보통신망에 게시한 글에는 상표권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한 피고인 1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행위의 목적이나 수단이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바, 피고인 2의 판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니 이에 관한 피고인 2의 정당행위 관련 상고이유 주장 또한 이유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피고인 1은 당초 2003.5.1.자 및 2003.6.1.자 출판물에 의한 각 명예훼손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죄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2003.5.1.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를 각 선고하였고,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 1은 항소하지 않고,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해서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원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2003.5.1.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유죄로 인정한 후 이 죄와 나머지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이에 대하여 단일한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 피고인 1에 대하여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같은 법 제38조제1항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 하나의 형으로 처벌하여야 함은 물론이지만 위 규정은 이를 동시에 심판하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다. 그런데 경합범으로 동시에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일부 유죄, 일부 무죄의 선고를 하거나 일부의 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다른 죄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는 등 판결주문이 수개일 때에는 그 1개의 주문에 포함된 부분을 다른 부분과 분리하여 일부 상소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당사자 쌍방이 상소하지 아니한 부분은 분리 확정된다고 볼 것이므로,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한 경우 피고인 1과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한 유죄판결 부분은 항소기간이 지남으로써 확정되어 항소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판결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라 할 것이고, 그에 따라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에는 무죄 부분만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2.1.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2000.2.11. 선고 99도484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제1심판결의 유죄 부분인 2003.6.1.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및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죄에 대해서 피고인 1은 항소하지 아니하고 무죄 부분인 2003.5.1.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한 검사의 항소만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유죄 부분은 확정되고 무죄 부분만이 원심에 계속되게 되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무죄 부분만을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부분까지 다시 심리하여 확정되지 않은 죄와 경합범으로 하여 형을 선고하였으니, 이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은 이 점에서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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