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업무추진역으로의 전직발령 등 근로자들에 대한 후선보임의 근거가 된 합병은행의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이, 합병 전 은행들의 규정들보다 더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내용에서 다소 상이하지만 합병 전 은행들이 각자 시행하던 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어서,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2]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에 관한 사용자의 재량 범위 및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3]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별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한 전직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행사되었다고 한 사례
[4]사용자가 근로자들에 대하여 당연면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후선보임의 인사발령을 하였으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당연면직된 근로자가 1명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인사발령으로 그 대상자들에게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시키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정리해고의 법리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고 한 사례
[5]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후선보임의 인사발령에 있어 그 대상자 선정기준이 고연령자에 대한 차별을 내용으로 한 것이거나 기타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9.03.26. 선고 2007다54498, 2007다54504 판결[업무추진역발령무효확인등]
♣ 원고, 상고인 / 원고 1외 27인
♣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K은행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7.6.15. 선고 2006나79768, 7977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 및 참고자료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원고 전창국 및 각 소송대리인들이 제출한 상고이유서 중 공통된 부분은 함께)한다.
1. 원고 장동구가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후선보임 대상자인지에 관하여
원심이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면,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후선보임 해당자는 종합평가점수가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기준점수와 상관없이 종합평가점수가 -5점 이하인 사람 및 인적자원조사 D등급 중 3.0(하위 2.2%) 이하인 사람 전원이 그 해당자인 사실, 위 원고는 종합평가점수가 기준점수를 초과하였으나 인적자원조사 D등급 중 3.0 이하인 자로서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후선보임 해당자로 선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비록 원심이 그 이유에서 위 원고에 대한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후선보임 해당자 선정사유를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나, 위 원고를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후선보임 해당자로 인정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사실인정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이유모순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2.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합병 전 한국J은행의 인사규정 및 합병 전 K은행의 직제에 업무추진역·대기역 등에 대한 규정이 있고, 합병 전 K은행의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에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무미부여 또는 대기발령할 수 있고, 계속해서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후선배치하도록 하며, 업무추진역·상담역으로 후선배치된 직원 중 실적부진의 사유로 대기역으로 인사발령된 직원 등에 대하여 제한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사실, 피고가 합병 전 한국J은행과 K은행의 각 노조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2002.11.1.자 인사규정을 제정하고 같은 날 위 인사규정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운영에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인사운영지침을 제정한 사실, 피고가 위 2002.11.1.자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을 근거로 원고들에 대한 2005.2.1.자 직무미부여 처분, 2005.2.14.자 업무추진역 전직발령, 2005.12.16.자 상담역 전직발령(이하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2002.11.1.자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 등에 따른 후선보임 제도는 합병 전 한국J은행과 K은행에 존재하였던 제도들에 관하여 요건을 세분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2002.11.1.자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합병 전 한국J은행 및 K은행의 규정들과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근거가 된 위 2002.11.1.자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의 내용은 모두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직원을 대상으로 직무를 부여하지 않거나 직무를 전환함으로써 조직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로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이는 점, 후선보임 제도에 관하여 합병 전 한국J은행과 K은행의 각 노조위원장의 동의를 받아 2002.11.1.자 인사규정이 제정된 점, 인사운영지침은 위 인사규정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위 2002.11.1.자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이 합병 전의 규정들보다 더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내용에서 다소 상이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병 전 한국J은행과 K은행이 각자 시행하고 있던 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를 가지고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3. 2004.4.1.자 전직발령 및 이 사건 각 인사발령에 관하여
가. 구 근로기준법 제30조제1항의 ‘감봉 기타 징벌’ 해당 여부
원심이 비록 2004.4.1.자 전직발령 및 이 사건 각 인사발령에 따라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나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은 사용자가 업무상 필요하여 노동력을 재배치하는 등 그의 인사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30조제1항에서 정하는 ‘감봉 기타 징벌’에 해당하지 않으며, 그 적법 또는 유효 여부는 권리남용 해당 여부 등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한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가 주장하는 법 제30조제1항, 제98조 등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나. 2004.4.1.자 전직발령 및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무효 여부
(1) 전직발령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앞서 본 법 제30조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1.7.12. 선고 91다12752 판결, 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2004.4.1.자 전직발령에 관하여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는 2002.2.13.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은행의 핵심업무에의 경영자원 집중,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성 제고 및 경영합리화 도모 차원에서 비사무계 직무를 아웃소싱하되,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별정직원에 대하여 직무연수를 실시한 후 일반 은행업무로 전환배치하기로 합의한 사실, 그에 따라 피고는 2002.12.20. 정규직 별정직원에 대하여 직무연수 실시 후 일반 은행업무로 전환배치하는 내용의 인사운영 방침을 통지하고, 2003년 3월경부터 같은 해 5월경까지 직무전환 직원에 대한 연수를 실시한 후 사무계 직무를 부여한 사실, 그런데 2003년 9월경 노동조합에서 동일한 직무를 담당하면서도 신분을 달리하는 것은 인권침해적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전환배치된 별정직에 대하여 일반직과 동일한 인사운영을 해 줄 것을 요구한 사실, 이에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별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져, 2004.4.16. 원고들을 포함한 별정직원들을 2004.4.1.자로 소급하여 보수 등 근로조건은 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일반직으로 전직발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별정직인 원고들에 대한 2004.4.1.자 일반직으로의 전직발령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의사를 대변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반영하여 이루어졌고, 별정직원이 일반직원이 됨으로써 보수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 없으며, 불이익처분인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일반직·별정직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원고들이 별정직에서 일반직이 됨으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04.(원심판결의 ‘2005.’는 오기임이 분명하다) 4.1.자 전직발령은 재량권을 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2004.4.1.자 전직발령이 위 전직발령의 법리에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 판결의 이유를 위 전직발령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04.4.1.자 전직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행사되었고, 법 위반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전직발령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3)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무효 여부
(가) 정리해고의 법리 적용 여부
회사가 근로자들에 대하여 전직발령을 하였을 뿐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시키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없을 때에는 이를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5.31. 선고 95다33238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인사운영지침에 따라 후선보임된 근로자는 ‘현직↔업무추진역↔상담역↔대기→명령휴직→당연면직’과 같은 후선보임 경로에 따라 당연면직이 될 수도 있지만, 피고는 이 사건 후선보임 이후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후선역으로 배치된 직원들을 현직으로 복귀시키기 위하여 그 기준을 완화하였고, 2005.12.16. 현재 원고들과 함께 업무추진역으로 전직된 팀원급 직원 162명 중 22명이 직위향상, 4명이 업무추진역의 지위 유지, 135명이 상담역으로 직위하향되었으며(1명은 정년퇴직), 이 사건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당연면직된 직원이 1명도 없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피고가 이 사건 각 인사발령으로 그 대상자들에 대하여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시키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인사명령에 대해서는 정리해고의 법리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정리해고의 요건인 ‘인사상의 불이익한 조치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는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독립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단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여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없다.
(나)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정당성 여부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의 영업수익성과 조직효율성의 제고를 위해 인사관리의 측면에서 잉여인력을 재배치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조직분위기의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인사관리방안을 강구할 업무상 및 경영상 필요가 있었고, 이 사건 각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이 삭감되고 근무환경이 변화하는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기는 하나 그 불이익이 피고의 업무상 및 경영상 필요성을 초과한다고 볼 수 없으며, 팀원급 후선보임 제도의 시행, 후선보임 대상자 선정 및 운영기준, 평가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는 등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정당성 판정 기준의 하나로 대상자 선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명령의 기준에 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피고는 이 사건 팀원급 후선보임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항목별 평가방법과 종합평가방법의 두 가지 평가방식을 적용하여 양 평가방법에 중복하여 후선보임 해당자가 된 직원만을 후선보임 대상자로 선정하였는데, 위 방식은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보다 엄격한 방식으로 합리성·공정성에서 낫고, 비록 위 방식에 따를 경우 동일 직급의 고연령자는 항목별 평가방법상 고연령자, 장기승격누락자에 해당되고, 종합평가방식에 있어서도 직급별 연령기준에 따른 기준점수가 높아 동일 직급의 저연령자보다 평가에 있어 불리하게 되는 면은 있으나, 후선보임 발령의 목적이 인적자원 최적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인 점을 감안하면,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로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 고연령자와 장기승격누락자 중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직원을 후선보임 대상자로 선정하는 위 기준이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항목별 평가방법과 종합평가방법의 중복적용에 의한 후선보임 대상자 선정방식에 관하여 합의한 점, 양 평가방법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직원은 1,900명인데 두 가지 평가방법을 중복하여 적용한 결과 해당자가 1,392명으로 감소한 점, 고연령에 해당하지만 인사평가우수자여서 항목별 평가방법에 의한 해당자에서 제외된 자가 74명이고, 항목별 평가방법의 고연령 해당자들 중 51명이 종합평가방법에 의한 해당자에서 제외된 점, 이 사건 후선보임 대상자 중 항목별 평가방법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경우는 고연령이나 장기승격누락자가 아니라 인사평가불량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후선보임 대상자 선정기준이 고연령자에 대한 차별을 내용으로 한 것이거나, 기타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행사된 것으로 적법하다는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 제5조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유탈,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