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체협약이 실효되었음에도 해고사유와 해고절차에 관한 새로운 단체협약 등이 체결·작성되거나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의 법률관계
[2]징계절차상의 하자가 재심 과정에서 보완된 경우 그 하자가 치유되는지 여부(적극)
◆ 대법원 2009.02.12. 선고 2008다70336 판결[해고무효확인등]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외 3인
♣ 피고, 상고인 / 피고 학교법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8.8.22. 선고 2007나11676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은, 피고가 전국대학노동조합 ○○대학교지부(이하 ‘ ○○지부’라고 한다)와 사이에 체결한 2004년도 단체협약(이하 ‘구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중 제111조의 “쟁의기간 중에는 조합원에 대하여 어떠한 사유에 의해서도 징계, 부서이동 등 제반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라는 규정은 쟁의기간 중에 쟁의행위에 참가한 조합원에 대한 징계 등 인사조치 등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쟁의행위가 그 목적에 있어 정당하고, 절차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제반 규정을 준수함으로써 정당하게 개시된 경우라면, 비록 그 쟁의 과정에서 징계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쟁의가 계속되고 있는 한 그러한 사유를 들어 쟁의기간 중에 징계위원회의 개최 등 조합원에 대한 징계절차의 진행을 포함한 일체의 징계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본 다음, 피고가 정당하게 개시된 ○○지부의 전면파업 또는 부분파업 기간 중인 2006.10.10.과 2006.12.7. 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파업에 참여한 원고들에 대하여 파업기간 중의 행위를 이유로 파면을 결의한 것은 구 단체협약 제111조에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에 따른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이는 위 결의에 따른 징계처분의 효력발생시기를 쟁의기간 이후로 정하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단체협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고, 단체협약 중 해고사유 및 해고의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이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인바(대법원 2000.6.9. 선고 98다13747 판결, 대법원 2007.12.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구 단체협약 제111조는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이므로 구 단체협약이 ○○대학교 측의 단체협약 해지통보 및 소정 기간의 경과로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2007년도 단체협약(이하 ‘신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이 체결되기까지는 여전히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단체협약의 실효와 관련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은, 비록 ○○지부가 원고들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시 지부장이 추천하기로 되어 있는 징계위원의 선정을 거부하고, 노동조합 측의 징계위원들이 그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도 아니하였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쟁의기간 중에 원고들을 징계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구 단체협약 제111조에 위반된다는 정당한 주장을 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지부 측이 징계위원회 의결 당시 징계에 반대하면서 징계위원을 선정하여 징계위원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징계에 있어서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지부 측이 징계위원회 구성권한을 남용하였거나 포기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징계위원회 구성권한이나 동의권의 남용·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원심은, 비록 원고들의 요구에 의하여 개최된 2007.2.28.자 징계재심위원회에서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는 재심결의가 이루어진 바 있으나, 원고들에 대한 당초의 징계위원회는 구 단체협약 제111조 위반과 노동조합 측 징계위원의 불참으로 인한 의사정족수 미달이라는 중대한 하자가 있었고, 징계재심위원회에서도 노동조합 측 징계재심위원의 참여 없이 단 1회의 재심절차에서 징계해고가 확정되었으므로, 위 징계재심위원회의 의결만으로는 당초 징계위원회의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 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 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래의 징계 과정에 절차 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 과정에서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 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3.10.26. 선고 93다29358 판결, 대법원 2005.11.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요구에 의하여 징계재심위원회가 개최될 당시에는 쟁의행위가 실질적으로 종료된 상태였다는 것이므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재심위원회의 개최에 구 단체협약 제111조 위반과 같은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고, 한편 위 징계재심위원회가 노동조합 측 위원의 불참으로 대학 측 위원 5인만이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되었기는 하나, 2007.1.1.부터 효력이 발생한 신 단체협약에 의하면 징계재심위원회는 총장이 임명하는 대학 측 5인과 노동조합 측 4인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에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하게 되어 있었기에 노동조합 측 재심위원이 불참하였다고 하여 위 징계재심위원회의 개최나 진행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지적한 사정만으로는 위 징계재심위원회의 개최와 재심결의에 의하여 원래의 징계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관한 원심의 앞서 본 판단에는 징계절차상의 하자의 치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원심은, 피고와 ○○지부 사이에 2007.1.22. 체결된 단체협약 중 부속서 형식의 기타 합의사항에 학교는 파업사태와 관련하여 추가로 징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면책합의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만일 징계재심위원회에서의 징계해고 확정을 원고들에 대한 새로운 징계로 본다 하더라도 이는 신 단체협약상의 면책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표현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결국 위 면책합의 이후 원고들에 대하여는 파업사태와 관련하여 더 이상 징계할 수 없고 이는 징계재심위원회의 재심결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경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이에 반하여 이루어진 원고들에 대한 징계재심위원회의 재심결의는 무효라는 취지임이 명백한데,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신 단체협약에 이르게 된 과정, 위 면책합의의 문언 및 기타 각 합의사항의 내용, 신 단체협약 체결 이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면책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원심의 앞서 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5. 따라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양승태(주심) 박시환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