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노동조합 전임자인 공무원이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한 경우에도 국가공무원법에 정한 성실의무, 복종의무, 직장이탈금지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소극)

[2]면책합의한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다른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에서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공무원은 누구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7조의 복종의무, 제58조의 직장이탈금지의무가 있고, 공무원이 노동조합 전임자가 되어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에 그 의미가 있으므로, 노동조합 전임자인 공무원이라 하여도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까지 국가공무원법에 정한 위 의무들이 전적으로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2]근로자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하는 면책합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그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일 뿐, 그 밖의 다른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근로자를 징계하면서 면책합의된 비위행위가 있었던 점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는 것까지 금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8.10.09. 선고 2006두13626 판결[파면처분등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1외 33인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21외 12인

♣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건설교통부장관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6.6.15. 선고 2005누14440 판결

 

<주 문>

상고를 각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1 내지 20, 22, 24, 25, 27 내지 29, 34, 37 내지 41, 46, 47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이 사건 파업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10.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정부의 철도 공사화와 관련한 철도구조개혁에 관한 입법절차를 저지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철도의 공사화는 정부의 산업정책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이러한 정책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은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파업절차와 관련하여 보더라도, 민영화철회 및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총파업결의에 대하여 2003.4.20. 철도노사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인준절차가 끝난 이상, 그 합의 위반을 이유로 구조개혁 법안 국회통과 반대를 요구하며 새로운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조합원들의 찬반투표에 의한 쟁의행위결정, 쟁의발생 통보, 조정전치 등의 절차를 실시하지 않고 한 이 사건 파업은 그 절차에 있어서도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 내지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노조전임자인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 당부

 

공무원은 누구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7조의 복종의무, 제58조의 직장이탈금지의무가 있고, 공무원이 노동조합 전임자가 되어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에 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 전임자인 공무원이라 하여도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까지 국가공무원법에 정한 위 의무들이 전적으로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 1 내지 21이 노동조합의 전임자로서 이 사건 파업을 주동하고, 위 파업에 스스로 참가하였으며 다른 조합원의 파업 참가를 선동한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벗어난 것이어서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8조제1항의 직장이탈 금지의무에 위반되고, 위 원고들이 철도청장이 내린 직장 복귀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시한까지 노조사무실 등 지정된 장소에 복귀하지 아니한 것은 국가공무원법 제57조에 정한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노동조합 전임자인 공무원의 법적 지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1) 면책합의한 비위행위를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하는 면책합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그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일 뿐 그 밖의 다른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 면책합의된 비위행위가 있었던 점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는 것까지 금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9.5. 선고 94다52294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당초 징계요구 사항에 포함되어 있다가 징계의결시 징계사유에서 제외된 2003.4.30. 이전에 있었던 위 원고들의 비위행위는 징계사유 자체는 아니나 징계양정의 적정성 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참작사유가 된다고 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징계사유 또는 징계재량권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그 밖의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일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7.4.13. 선고 2006두1699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위 원고들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7조의 복종의무, 제58조의 직장이탈금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위 원고들이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음은 물론, 정당성도 결여된 이 사건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것은 그 법령위반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위 원고들 중 상당수가 철도노조 활동과 관련하여 2002.2.25. 불법파업에 참가함으로써 업무방해 등 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또 다시 이 사건 불법파업에 참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파업을 선동하고 여러 집회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한 점, 이 사건 파업의 태양과 규모, 위 원고들의 철도노조에서의 지위, 피고의 이 사건 파업 관련자에 대한 징계 상황을 비롯한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원고들의 포상 경력 등을 비롯한 그들 주장사유를 모두 참작하더라도, 위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관계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 내지 징계양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원고 21, 23, 26, 30 내지 33, 35, 36, 42 내지 45에 대하여 인정되는 각 징계사유들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7조의 복종의무, 제58조의 직장이탈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기는 하나, 위 원고들 대부분에 대한 징계사유는 이 사건 파업에 참가하고 철도청장의 복귀명령에 불응하였다는 것이고, 위 원고들은 이 사건 파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거나 선동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며, 다른 조합원들을 그 의사에 반하여 파업에 참가하도록 강요하거나 파업 후 정상적인 업무복귀를 방해하지는 아니하여 위법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 원고 21의 경우 위 징계사유 외에 이 사건 파업 전일에 총파업 출정식을 주도하기는 하였으나 그 위법성 정도가 단순 파업참가자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 43의 경우 수차례 훈장과 표창을 받은 점,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하여 단순 참가자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파면이나 해임의 중한 징계처분이 내려진 점을 비롯한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파면 또는 해임으로 위 원고들을 징계하는 것은 그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1.의 다. (2)에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원심판결에는 이에 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징계양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각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고현철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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