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3.2.9. 선고 2022가합10067 판결】
• 수원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2가합10067 해고무효확인
• 원 고 / A
• 피 고 / 주식회사 B
• 변론종결 / 2023.01.12.
• 판결선고 / 2023.02.09.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1.12.22.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1.12.23.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9,581,71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20.7.29. 피고에 입사하여 비즈니스실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기혼 남성이고, C(이하 ‘신고인’이라 한다)은 비즈니스실 산하 커머스 사업 1팀 팀장으로 근무하던 미혼 여성으로 직책상 원고의 하급자이다.
나. 원고는 2021.10.24. 신고인에게 ‘가급적 제 이벤트를 사후 뒤에 알기 전에 봤으면 좋겠네요’, ‘제 생애 마지막 1년은 가장 설레기도 했고, 가장 기쁘기도 했고, 가장 슬프기도 했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친한 동료 한 명, 사라지는 거예요. 잘 마무리 해주세요. 제 자리 다 버려주시고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한 후, 2021.10.25. 사전승인 없이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
다. 신고인은 2021.10.25. 피고 이사인 D에게 전화를 걸어 ‘원고가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고,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렸고, 2021.10.27. 피고에게 원고의 징계 등 인사조치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고충신고서를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21.10.28. 임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여 공식 조사절차 등을 진행하겠다는 점을 알렸고, 원고는 같은 날 비즈니스실 소속 리더 직책자 중 신고인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 진행과 관련된 이메일(을 제16호증, 이하 ‘2021.10.28.자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냈다.
마. 피고는 2021.12.13. 인사위원회를 거쳐 다음 날 원고를 2021.12.22.자로 징계 해고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하였고, 2021.12.15.경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처분 결과 통보서(이하 ‘이 사건 징계통보서’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아래 생략>
바. 피고는 제1-4 징계대상사실과 관련하여 원고가 2021.10.22. 저녁 신고인에게 ‘지금도 손을 잡고 싶은데 참는다’, ‘차라리 키스를 하고 뺨을 맞고 그만뒀어야 했는데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하였다는 것과 원고가 신고인이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날에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옷 말고 다른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하였다는 것 등을 구체적인 징계대상사실로 삼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내지 4, 15, 16, 19, 2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 다음 날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9,581,712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① 이 사건 각 징계대상사실의 일시에 이 사건 해고의 근거인 취업규칙이 존재하지 않았고, 설령 그 취업규칙이 존재하였더라도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14조를 위반하여 이를 게시 내지 비치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② 이 사건 각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는 존재하지 않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해고에는 징계양정의 하자가 있다.
3.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근거인 취업규칙의 존재 여부
1)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기재되어 있는 피고 취업규칙이 2021.10.1. 시행된 사실(이하 위 취업규칙을 ‘2021.10.1.자 취업규칙’이라 한다), 원고가 2021.11.16.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피고의 취업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은 사실 등은 갑 제1, 2호증, 을 제17,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위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2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징계대상사실의 일시에 이 사건 해고의 근거인 피고 취업규칙이 유효하게 존재하였고, 이를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2018.2.경 취업규칙을 제정하였고, 2020.4.23.경 이를 개정·시행하였다(이하 위 개정·시행된 취업규칙을 ‘2020.4.23.자 취업규칙’이라 한다). 2020.4.23.자 취업규칙은 ‘결근, 지각, 조퇴 등 근태가 불량한 경우’, ‘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 ‘허위사실 유포, 임직원 폭행 등의 경우’, ‘기타 기업질서를 위반하거나 위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직원에 대한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다.
원고는 2020.4.23.자 취업규칙이 시행된 이후인 2020.7.29. 피고에 입사하였으므로, 그 당시 원고에게는 위 취업규칙이 적용되었다. 2020.4.23.자 취업규칙 중 징계사유에 관한 위 규정은 일부 자구와 조문 번호가 수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징계통보서상 이 사건 해고의 근거로 적시되어 있는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1호, 제2호, 제12호, 제16호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다. 즉, 이 사건 각 징계대상사실의 일시에 위 각 규정은 이미 피고 취업규칙에 존재하고 있었다.
②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는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14호는 2021.10.1.자 취업규칙에 의하여 신설된 규정이다.
그런데 2020.4.23.자 취업규칙 제72조 내지 제80조는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와 그 징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었고,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기 전부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가 직장 내 성희롱을,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은 2020.4.23.자 취업규칙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징계사유인 ‘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에도 해당한다.
2021.10.1.자 취업규칙이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를 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와 별도의 징계사유로 명시하였으나, 이는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이 징계사유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또한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에 관하여 행정관청에의 신고의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자의 의견청취의무,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2.27. 선고 2001다28596 판결 등 참조). 즉, 피고가 취업규칙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지 않았다거나 게시 또는 비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취업규칙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1)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판단
가) 비위행위의 존재 여부
(1) 제1-1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가)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2021.2.1. 신고인에게 이성으로서 좋아한다고 고백하였고, 이에 신고인은 원고를 상사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원고는 2021.6.2.경 및 2021.9.17.경 다시 신고인에게 고백하였고, 신고인도 다시 원고의 고백을 받아 줄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② 원고와 신고인은 카카오톡이나 사내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하였다.
㉮ 원고는 2021.2.2. ‘마음 불편하게 해드린 거 같아서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신고인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했다면 제 잘못도 있는 것 같다’, ‘일할 때 더 노력하겠다. 이렇게 밖에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 원고는 2021.4.17.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 원고는 2021.4.26. 신고인에게 꽃바구니를 배달시켜 주었는데, 이에 신고인은 원고에게 ‘기분은 좋지만, 부담스러운 마음이 크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 신고인은 2021.6.2. ‘저는 정말 A님을 좋은 상사로 생각하고 존경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감정은 별개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A님은 좋은 상사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없어져 줄게요’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원고의 퇴사를 만류하며 ‘사람 감정이라는 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다. 그냥 열심히 하는 팀원으로 바라보실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 원고는 신고인에게 2021.6.6. ‘듣기 싫겠지만 보고 싶고 내일 봐요’라는 메시지를, 2021.7.16. ‘예뻐서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2021.9.3. ‘주말만이라도 푹 쉬라’는 신고인의 메시지에 대해 신고인에게 ‘좋아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 원고는 2021.9.20. ‘B 좋아해요. 많이. 근데 ○○님도 좋아하니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A님도 가정이 있으시잖아요’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똑같은 건 전 계속 ○○님을 좋아하는 거고, 계속 노력이란 걸 해보고 싶은 건데 ○○님이 할 수 없는 답을 자꾸 제가 바라는 거 같네요. 저한테는 아주 작은 여지라도 기대하는 건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신고인은 ‘좋은 동료로 지내는 건 어려울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신고인은 ‘A님께서 보여주신 마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비록 이성의 감정으로 A님의 마음을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좋은 동료로 리더로 존경하고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제 마음이 바뀌지 않을 건데 A님이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게 더 안 좋은 거 아닌가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 원고는 2021.10.7. ‘어떻게 다시 전처럼 잘해볼 헛된 명분이라도 찾으려고 이야기를 하면, 너무 확실하게 끊어버리시고’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 원고는 2021.10.24. 신고인에게 보낸 자살을 암시하는 이메일에서 ‘불편하겠지만, 듣기 싫겠지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나) 이에 따르면, 신고인은 원고의 고백에 대해 명시적으로 교제 거절 의사와 그 호감 표시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2021. 2경부터 2021.10.경까지 신고인에게 일방적인 구애 행위를 지속하였다고 봄이 옳다. 즉, 제1-1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제1-2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아래의 각 사실 내지 사정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제1-2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옳다.
(가) 신고인은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과정에서 ‘원고가 2021년 초 신고인에게 D 이사와 사귀는지 물었다’, ‘원고가 2021.9.경 내지 2021.10.경 신고인에게 D 이사가 신고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그 관계를 의심하는 말을 하였다’, ‘원고가 2021.9.경 E 대표이사와 만나고 있는지 물었다’, ‘원고가 2021.9.경 내지 2021.10.경 E 대표이사와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등 신고인의 이성관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위 징계조사과정에서의 신고인 진술은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그 진술 대부분이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등 객관적 물증에 부합한다. 또한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객관적 물증에 의하여 원고가 신고인의 이성 관계에 관해 물어본 사실이 확인되기도 하며, 신고인이 이 부분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위 (가)항의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신고인 진술 내용과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는 2021.10.15. 사내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신고인과 대화하던 중, E 대표이사를 언급하며 신고인에게 ‘맞나보네요. E님과의 사이요. 그것만 피해가시니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원고는 2021.10.24. 오전 ‘F님? G님? 신고인이 만나시는 분이 두 분 중 하나이신 거예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신고인이 ‘제가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도대체 뭐가 중요하죠’, ‘궁금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다시 원고는 ‘반대로 알면 더 안 좋다는 뜻으로 이해되네요. 알겠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그날 밤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을 보냈다.
(3) 제1-3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제1-3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옳다.
(가) 원고가 신고인에게 이성적 호감을 표시한 이후, 업무 처리 과정에서 원고와 신고인 사이의 갈등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와 신고인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① 신고인은 2021.6.2. ‘A님이 저한테 냉정하게 대하시면 저도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다른 팀원들한테 영향 주는 것도 싫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이번 주는 이제 이렇게 열심히 한 노력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했던 건가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원고는 ‘아주 정말 조금이라도 좋아해 주길 바래서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② 원고는 2021.6.30. ‘H님이랑 8시 미팅 끝나고 미팅 잡는 걸 들었다. 근데 ○○님은 저한테 이야기 안 해주셨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인은 ‘제가 미스 커뮤니케이션을 한 거 같다.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시 원고는 ‘개인적으로 서운해하고 티내는 건 안 되는데 맘처럼 안 되어서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 원고는 신고인으로부터 고백에 대한 거절 의사를 전달받은 다음, 감정적으로 지친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사업장 내에서 식사를 거른 적이 있고, 이에 신고인이 원고에게 식사를 챙기라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신고인에게 2021.9.23. ‘굶어 쓰러지던 중간에 그만두던 제 맘대로 할게요’, 2021.10.7. ‘걱정 안 해주면 내일도 밥 안 먹으려고 했는데’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4) 제1-4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가) 신고인이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과정에서 피고 측에 ‘원고가 2021.10.22. 저녁 신고인에게 “지금도 손을 잡고 싶은데 참는다”, “차라리 키스를 하고 뺨을 맞고 그만뒀어야 했는데,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을 때 신고인에게 “눈을 어디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옷 입어라”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사실은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신고인 진술은 신빙성이 있으므로, 원고가 2021.10.22. 신고인에게 ‘지금도 손을 잡고 싶은데 참는다’, ‘차라리 키스를 하고 뺨을 맞고 그만뒀어야 했는데,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 사실, 원고가 일자불상경 신고인의 복장에 관하여 신고인에게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옷 말고 다른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즉, 제1-4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한다고 봄이 옳다.
① 신고인이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과정에서 피고에 제출한 자료에는 원고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키스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지금 너랑 손잡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다”,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을 때 ⇒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옷 입어라”는 말을 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② 피고가 선임한 공인노무사 I 등은 2021.11.2. 위 자료를 기초로 신고인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신고인에게 위와 같은 원고 발언이 나온 경위에 관해 물었다. 이에 신고인은 ‘원고가 2021.10.22. 오전 신고인에게 대표님과 사귀는 사이인지 물었다. 이에 아니라고 답하였는데, 원고가 다시 신고인에게 그럼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묻기에 만나는 사람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답하였다. 이후 원고가 화가 나서 나갔고, 이대로는 안 될 거 같아서 저녁에 말을 하자고 했다. 7시 퇴근 이후 술집에 가서 신고인이 원고에게 그동안 감사했고, 나는 그런 생각이 없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원고가 신고인에게 “키스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지금 너랑 손잡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다”는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한 신고인의 진술은 그 내용이 자연스럽다. 원고가 2021.11.10. I과의 면담과정에서 ‘원고가 2021.10.22. 오전 신고인에게 대표님과 사귀는 사이인지 여부를 물었다’는 점을 인정한 점, 원고가 2021.10.24. 신고인에게 사귀는 사람이 ‘F님인지, G님인지’ 물으며 신고인에게 집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 이후 원고가 신고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을 보내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위 발언이 있었던 정황에 관한 신고인의 설명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③ 위 징계조사과정에서의 신고인 진술은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그 진술 대부분이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등 객관적 물증에 부합하고, 진술 내용에 별다른 모순이 없으며, 신고인이 허위의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5) 제1-5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제1-5 징계대상사실 기재와 같이 2021.10.24. 신고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을 보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원고 주장에 관하여
(1) 원고는 신고인이 먼저 원고에게 식사를 제안하거나, 퇴사하겠다는 원고를 만류한 사정 등에 비추어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고, 이에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런데 신고인이 이성으로의 원고는 거부하면서도 상사로서 원고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직장 내 상급자로부터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은 하급자가 보일 수 있는 전형적이고 통상적인 반응의 하나로 보일 뿐이다. 또한 원고는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신고인의 상급자로 영입된 사람이므로, 원고의 퇴사로 발생할 수 있는 피고의 피해를 걱정하여 퇴사하겠다는 원고를 만류하였다는 신고인의 진술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므로,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은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규정 등
(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9.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나) 또한 근로기준법 제76조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 먼저 원고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지위 내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신고인에게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지위 내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신고인이 피고 발행주식의 1.4%를 보유한 주주라는 사정만으로(갑 제12호증), 이를 달리 평가할 수 없다].
① 원고는 직책상 신고인의 상급자로서 신고인에 대한 인사평가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② 원고는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신고인의 상급자로 영입된 사람으로, 원고가 신고인에 대한 일방적인 구애 행위를 할 당시, 피고는 원고의 주도 아래 4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대규모 마케팅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고, 원고가 퇴사할 경우 그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예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는 신고인의 교제 거절 시 신고인에게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③ 원고는 신고인과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란다‘는 말을 하는 등 신고인에게 업무에 사적인 감정을 반영하였거나 사적인 감정을 반영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④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구애 행위의 상당수는 사내 업무용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나) 또한 위 (가)항의 인정사실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과 종합하여 보면,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가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 내지 근로기준법 제76조2가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구애 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를 전제로 신고인과의 이성 교제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지속적으로 신고인의 이성 관계를 확인하려 하였고, 신고인에게 손을 잡고 싶다거나 키스를 할 걸 그랬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는 기혼 남성이고, 신고인은 미혼 여성이다. 미혼자와 기혼자가 서로 이성적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도, 그 이성 교제는 쉽사리 이루어지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에서 신고인은 원고에게 충분히 명시적으로 교제 거절 의사와 그 호감 표시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원고는 장기적·지속적으로 집요한 태도로 구애 행위를 계속하였고, 이를 업무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신고인과 원고가 함께 피고에 재직하는 상태에서, 신고인이 원고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원고와의 교제를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이러한 언행은 객관적으로 신고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방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내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③ 신고인은 원고로부터 처음 고백을 받았을 무렵 원고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했다면 제 잘못도 있는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신고인은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과정에서 ‘처음에는 저 때문에 그런 줄 알고 원고의 퇴사를 만류했다’, ‘8개월 동안 가해자(원고)한테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원고가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거나 하면 몸을 뒤로 피하거나 움츠리는 식으로 반응하여 피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신고인이 느꼈을 성적 굴욕감에서 야기된 것으로 보이고, 신고인이 ‘2021.9.22. 추석 전에 원고와 밥을 먹었는데 원고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였고, 그 다음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저한테 해코지를 할까 봐 무서운 상황’, ‘정상적인 관계 회복은 불가능하고,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신고인은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상당한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 근무환경도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즉,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내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직장 내 성희롱 내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2020.4.23.자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인 ‘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 내지 2021.10.1.자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인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 ‘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2) 제2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2021.10.28. 비즈니스실 소속 리더 직책자 중 신고인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보낸 2021.10.28.자 이메일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을 제16호증). <아래 생략>
나) 먼저 피고는 원고가 2021.10.28.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7항,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 2021.10. 1자 취업규칙 제71조제2항, 제77조제5항이 정한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는 위 취업규칙 제64조제2호(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 제14호(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7항 본문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사람 또는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 본문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및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21.10.1.자 취업규칙 제77조제5항 본문은 ‘직장 내 괴롭힘의 조사자 등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취업규칙 제71조제2항은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해 이를 준용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은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 등이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직장 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직장 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직장 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는 위 각 규정이 정하고 있는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인 원고가 2021.10.28.자 이메일을 보낸 것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7항,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 2021.10.1.자 시행 취업규칙 제71조제2항, 제77조제5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피고는 비즈니스실 소속 리더 직책자들이 수신인에서 신고인이 제외된 것을 보고, 직장 내 성희롱 내지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신고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가 2021.10.28.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신고인에게 2차 피해를 가한 것이고, 이는 위 취업규칙 제64조제2호(회사 규정, 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 제14호(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1.10.28.자 이메일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만 명시하고 있을 뿐이고, 구체적 피해사실을 알 수 있는 내용이나 피해자가 신고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비즈니스실 소속 리더 직책자들이 신고인만이 위 이메일의 수신자에서 제외되어 있던 것을 보고, 신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등의 피해자라는 점을 추론할 수 있을지라도, 2021.10.28.자 이메일의 주된 내용은 원고가 피고 경영진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과 위 직책자들에게 회사 측에 편향된 얘기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위 이메일은 신고인을 비난하는 내용 등 신고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을 유발할 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그 수신자들도 리더 직책자들로 제한되어 있다. 또한 피고 스스로 2021.10.28. 임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여 공식 조사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점을 알리기도 하였다.
즉, 원고가 2021.10.28.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신고인에게 2차 피해를 가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따라서 제2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2호, 제14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제3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2021.10.25. 사전승인 없이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2021.10.1.자 취업규칙 제9조제1항이 ‘질병 그 밖의 사유로 결근하고자 할 때나 연차를 사용하고자 할 때, 근태/휴가신청서를 제출하여 회사를 허가를 받아야 하고, 긴급을 요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유선으로 신고한 후 근무상황부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에게 위 결근에 관하여 유선 신고를 하지 않았고, 근무상황부를 제출하지도 않은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나) 이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21.10.25. 피고의 사전승인 없이 결근하고, 유선신고 등을 하지 않은 것이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1호(결근, 지각, 조퇴 등 근태가 불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이사인 D가 원고에게 2021.10.25. 15:15경 “A님, 저 B회사 D입니다. 오늘 출근하지 못하신 거 같아서 걱정되어 연락남깁니다”, 같은 날 21:19경 “A님, 이번 주는 충분히 심신 안정 취하시고 복귀 시점 이야기 나눠보시지요. 제가 회사에는 적절하게 잘 얘기해서 조치할 테니 염려 마시고요”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 ② 이후 피고가 그 임직원들에게 ‘원고가 건강상 이유로 휴가를 사용한다’는 공지를 한 점, ③ 2021.10.1.자 취업규칙상 피고가 결근이나 연차사용에 관한 사후승인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신고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일을 보낸 다음 날이자 피고의 사업장에 결근한 날인 2021.10.25. 경찰을 통해 자택이 아닌 강원도 모처에 있던 원고의 신병이 확보되었던 점, ⑤ 이에 피고의 이사인 D가 2021.10.25. 21:19경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메시지를 보낼 당시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결근에 대한 유선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는지 분명하지 않은 점, ⑥ 이후 원고가 피고에게 근무상황부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원고의 결근을 휴가로 처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진행으로 원고의 출근이 제한되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단순히 무단으로 결근한 것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즉, 제3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제4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피고 임직원들에게 보낸 2021.10.28.자 이메일이 ‘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자발적 퇴사를 거절한 이유는 납득할 수 없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좋은 절차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회사 측에 편향될 수 있는 이야기들만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비즈실 직원이 각각이 공정하게 판단해주었으면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이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 이메일을 통해 편향된 조사가 진행될 것처럼 피고와 그 경영진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이는 2021.10.1.
자 취업규칙 제64조제12호(허위사실 유포, 구성원 폭행 등의 경우), 제16호(기타 기업질서를 위반하거나 이에 위반한 사유가 있는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2021.10.28.자 이메일의 전체적인 내용과 취지와 함께 피고가 2021.10.28. 임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여 공식 조사절차 등을 진행하겠다는 것을 알렸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위 이메일의 내용 중 ‘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자발적 퇴사를 거절한 이유는 납득할 수 없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좋은 절차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부분은 피고와 그 경영진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라기보다는 자신의 징계에 대한 단순한 의견표명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로 인해 피고나 그 경영진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회사 측에 편향될 수 있는 이야기들만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비즈실 직원이 각각이 공정하게 판단해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은 원고가 위 이메일의 수신자들에게 객관적인 진술을 부탁하는 내용으로 보일 뿐, 이를 두고 원고가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거나 피고나 그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즉, 제4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는 2021.10.1.자 취업규칙 제64조제12호, 제1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5)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대상사실 중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만이 2020.4.23.자 취업규칙 내지 2021.10.1.자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 징계양정의 하자 여부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처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구체적 판단
가) 위 기초사실과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신고인의 명시적인 거절 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신고인에 대한 일방적인 구애 행위를 장기간 반복해온 점, ② 원고가 신고인에 대한 사적인 감정을 업무와 연관 지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점, ③ 원고가 신고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을 보내고 사전승인 없이 피고에 출근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히 훼손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의 행위로 신고인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과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드러난 원고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해고되지 않고 피고에 계속 근무하는 것은 피해자인 신고인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나) 즉,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결국 이 사건 해고의 양정은 징계권자인 피고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옳다.
다) 이 사건 해고에 징계양정의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위 청구는 이유 없다.
4. 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효력 발생일부터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재판장) 서경민 조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