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22.11.9. 선고 2021나26803 판결】

 

•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1나26803 임금

• 원고, 피항소인 / A

• 피고, 항소인 / B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21.10.21. 선고 2019가합210271 판결

• 변론종결 / 2022.10.12.

• 판결선고 / 2022.11.09.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0,915,56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7면 제7행 [인정근거]에 을 제36, 37호증을 추가하고,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부제소합의 위반 주장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협정 제10조제1항은 ‘노조와 근로자는 택시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임금협정서상의 임금이 합법임을 인정하고, 협정 이전이나 향후 최저임금, 퇴직금 등 노동관계법상의 금품과 관련하여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후 임금협정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부제소특약으로 이를 위반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판단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 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되고(대법원 1999.3.26. 선고 98다63988 판결 참조), 자치적 법규범의 제정에 있어서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여서는 아니되며 또한 그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되는 등의 제한이 따르는 터이므로 그 제한에 위반된 자치적 법규범의 규정은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2.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참조).

이 사건 임금협정에 피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규정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강행규정인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운송비용을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을 위반함으로써 지급받지 못한 임금 상당액에 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하는 것으로 위 강행규정에 반하고, 또한 택시운수종사자의 임금의 지급을 둘러싸고 생기게 될 법률상에 쟁송에 관하여 재판받을 권리를 구체적 분쟁이 생기기 전에 미리 일률적으로 박탈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고가 유류비의 실질 부담자라는 주장

1) 피고의 주장

① 이 사건 유류비 부담약정에 따라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가 LPG충전소에 지급하는 현금은 택시요금으로 받은 운송수익금으로 이는 회사의 소유인 점, ② 이 사건 임금협정의 주된 내용은 사납금을 ‘정액 83,000원 + 당일 LPG 사용분 상당액’으로 정한 것으로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이 충전소에 지급한 것은 위 약정한 당일 LPG 사용분 상당액에 해당하는 사납금으로 유류비를 부담한 것이 아닌 점, ③ 피고가 LPG충전소에 피고 법인카드로 유류비를 결제한 점, ④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에 의하더라도 운송비용 상승분에 따른 1일 운송수입금을 인상하는 것은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실질적으로 유류비를 부담하였으므로 이 사건 유류비 부담 약정은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을 위반하지 않는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유류비 부담 약정은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에서 금지사항으로 정한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유류비를 부담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는 운전기사가 모든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회사가 이를 관리하며 임금을 운전기사에게 지급하는 것이 기본방침이라 정하고 있으나(제2조), 그 밖의 규정들은 기준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운수종사자들이 보유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실제로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왔다. 따라서 운송수입금 모두가 피고 소유라는 주장 부분은 위 임금협정의 구체적 내용 및 실제 임금지급 현황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다.

②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이 회사에 납입하기로 한 ‘당일 LPG 사용분 상당액’이 사납금(기준운송수익금)에 해당한다는 피고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임금협정 제8조에서 당일 사용한 LPG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미리 회사에 지급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준운송수입금 조항인 제5조와 구별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고, 제5조에서도 위 LPG비용 상당액을 제한 후에 83,000원을 회사에 납입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정액으로 정해둔 협정의 체계와 내용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협정은 기준운송수입금과 별도로 당일 사용한 유류비 그 자체를 회사에 지급하여야 함을 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유류비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납금(기준운송수입금)으로 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없다(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사용 유류비에 따라 실질적인 운송수입금을 달리 정한 것이라 하더라도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은 택시운수종사자로 하여금 유류비를 직접 부담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류비에 따라 실질적인 기준 운송수입금을 상이하게 함으로써 유류비가 택시운수종사자의 수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지시키는 데도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여전히 위 조항에 위배된다).

③ 2001.6.15.자 임금협정에는 ‘유대는 승무자 본인이 자부담’하는 것으로 정하였고, 2008.12.1.자 임금협정부터는 이 사건 임금협정 제8조와 같은 운송비 부담 규정을 만들어 유류비를 택시운수종사자가 부담하고 있었는데, 위 규정은 택시발전법 제12조제1항이 시행된 이후에도 변경되지 않았고, 택시운수종사자가 충전소에 LPG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도 시행 전후에 걸쳐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④ 피고가 통보받은 국토교통부의 「운송비용 전가금지 시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운송비용 전가금지 위반의 사례에는 ‘사업자가 1일 납부수입금에서 유류비를 추가하여 징수·정산하는 행위’를 두고 있고 이 사건 임금협정의 체계는 위 금지행위와 형식이 같아 피고도 이 사건 임금협정이 위 위반 사례에 해당함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위 규정에 부합하도록 합의사항을 수정·변경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가 LPG 충전소로부터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가 지급한 현금을 받고 연료구매카드로 유류비를 결제한 것은 연료구매카드로 구매한 후 유가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한 것으로, 피고가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이후 유류비 관련 정산을 해주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택시운수종사자가 실제 사용한 LPG 대금을 납부한 것이라 보아야 한다. 피고는 결제의 편의상 기사가 현금으로 우선결제하고 운행종료 후 운송사업자가 이를 변제한 경우는 유류비 전가가 아니라는 국토교통부의 질의·회신사례의 내용(을 제37, 38호증)을 들어 유류비를 전가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나 위 질의 회신 사례의 내용에 따르더라도 연료비를 현금으로 우선 결제하고 ‘추후 운송사업자가 이를 정산하여 운수종사자에게 정산하여 주는 경우’에는 연료비 전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⑥ 택시발전법 시행 전후 피고는 지급받은 유가보조금을 택시운수종사자에게 계속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는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 사이에 유류비의 실질적 부담자는 피고 소속 택시운송종사자라는 것에 대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 예비적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1일 운송수입금 중 납부하지 않은 유류비 상당액에 대한 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는 주장을 한다. 피고의 주장은 유류비 상당 금원이 기준운송수입금에 포함됨을 전제로 하는데 유류비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납금(기준운송수입금)으로 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없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홍은아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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