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0.9.10. 선고 2018가합56124 판결】

 

• 창원지방법원 제4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8가합56124 고용의사표시 등

• 원 고 / 별지 1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별표 1 생략>

• 피 고 / A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20.07.02.

• 판결선고 / 2020.09.10.

 

<주 문>

1. 피고는 원고 B, C,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 원고 B, C, D의 청구와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B, C,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는 위 원고들이, 1/2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 C,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청구금액’란 기재 각 청구금액 및 각 이에 대한 2018.11.29.부터 2020.5.14.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구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2005.1.27. 법률 제7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민간투자법’이라고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및 E고속도로(이하 ‘이 사건 고속도로’라고 한다) 민자유치시설사업기본계획에 따라 E고속도로민간투자시설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주식회사 H,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 등 9개 민간기업의 출자로 1999.12.8. 설립된 법인이다(현재 피고의 주주는 국민연금공단, K회사이다).

2) 원고들은 피고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아래 다. 3)항 기재 업체들로서, 이하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라고 한다)에 별지 3 ‘원고별 근로현황’표 기재 근로기간 동안 고용되어 이 사건 고속도로의 영업소(L, M, N, O, P, Q, R, 이하 ‘피고 영업소’라고 한다)와 무정차 영업소(S, T)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거나 담당하였던 사람들이다{원고들의 대부분은 수납원(사원)이나, 소장, 대리, 파트장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나. 대한민국과 피고 간 실시협약의 체결 등

1) 대한민국(국토해양부)은 2000.12.14.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고속도로 및 그 유지, 보수, 관리, 운영을 위한 시설과 부속시설의 설계 및 건설을 수행하고 이 사건 고속도로 및 그 부속시설(이 사건 고속도로 운영에 필요한 휴게소, 주유소, 영업소 및 도로관리소 등의 건축시설과 조경, 전기, 터널설비 및 광통신관로 등 이 사건 고속도로의 운영 및 기능 발휘에 관련되는 보조기능시설)의 소유권은 관리운영권 설정과 동시에 정부에 귀속되도록 하되, 그 대가로 피고가 사업부지, 이 사건 고속도로 및 부속시설의 무상사용,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이 사건 고속도로 및 부속시설의 유지관리 및 운영과 통행료의 부과 및 징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실시협약(이하 ‘이 사건 실시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실시협약은 2006년부터 2036년까지의 추정교통량, 추정통행료수입, 추정운영비용 등을 토대로 피고의 세후 실질수익률을 8.65%로 책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2001.2.12.부터 2006.2.11.까지 이 사건 고속도로 및 그 부속시설을 건설한 후 이를 대한민국에 기부 채납하였다. 사회기반시설관리운영권 등록부에 등록된 피고의 관리운영권의 존속기간은 2006.2.12.부터 2036.2.11.까지 30년이다.

2)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위와 같은 실시협약 체결에 따라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피고는 주무관청이 인정한 사업외의 다른 사업을 행할 수 없고(제13조제3항, 제14조제4항), 이 사건 고속도로 및 그 부속시설의 적절한 유지·관리에 관하여 책임을 진다(제26조제3항). 한편 이 사건 실시협약에 의하면 피고가 유지보수 및 관리를 제3자(운영전문사)에게 위탁 또는 대행시키고자 승인을 요청하는 경우 주무관청은 현행과 동등한 수준으로 유지보수 및 관리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이상 합리적인 이유 없이 승인을 거절할 수 없다(제34조제5항).

 

다. 피고의 조직 및 업무 위탁

1) 피고의 영업업무매뉴얼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조직은 2016.7.1. 기준으로 경영기획팀(기획, 대관, 예산, 법무, 계약위기관리), 영업팀(영업운영, 통행료수납, 심사, 정산, 통행량증대), 고객혁신팀(인사, 구매, 서무, 윤리, 재무, 세무회계, 홍보), 안전도로 팀(일상유지, 구조물, 장비, 안전, 교통, 상황), 시스템운영팀(TCS, FTMS, 전산), 시설운영팀(건축, 설비, 전기, 조경, 휴게소, 민원)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피고 영업소는 본선 2개소, 지선 7개소 합계 9개소가 있었다. 이후 2016.11.경 원톨링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피고 영업소 2개소의 운영이 종료되었다. 피고의 조직관리규정(2019.3.29. 개정된 것)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은 29명이고, 피고의 직원들은 현재 5개 팀(기획팀, 관리팀, 영업전산팀, ITS시설팀, 안전도로팀)으로 나뉘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피고의 조직 내에 2개의 지사(O지사, S지사)가 있었고, 각 지사의 지사장은 관할 영업소(O지사장은 P영업소, S지사장은 L영업소)에서 근무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실시협약 제34조제5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고속도로의 개통시부터 이 사건 고속도로의 통행료 수납업무, 교통안전업무, 일상유지관리업무, 터널유지관리업무, 장비관리업무, ITS유지관리업무 등을 모두 제3자에게 포괄적으로 위탁하여 운영해 왔다.

3) 피고의 업무 중 통행료 수납업무는 이 사건 고속도로 입·출구의 요금소(톨게이트)에 설치된 피고 영업소 단위에서 수행되고 있는데, 피고는 2006.2.경 이 사건 고속도로를 개통하면서 U 주식회사(변경된 상호는 ‘V 주식회사’이고, 이하 ‘U’라고 한다)와 사이에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위 업무를 위탁하였고, 2009.7.1. U와의 계약을 해지한 후 T영업소장으로 근무하던 W을 대표이사로 하여 설립된 주식회사 X(이하 ‘X’라고 한다)와 2009.5.11.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그 후 약 9년간 X가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피고는 X와의 용역계약을 해지한 후 2018.4.30. Y 주식회사(이하 ‘Y’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새로이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현재까지 Y이 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이하 개별업체와 체결한 용역계약을 지칭할 때에는 ‘~와(과)의 용역계약’이라고 하고,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 위와 같은 외주사업체 변경 과정에서 종전 외주사업체 직원들의 고용은 모두 승계되었다.

4) 통행료 수납업무는 원고들과 같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소속된 직원들이 전적으로 수행하였고 피고의 직원 가운데 통행료 수납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직원은 없다.

 

라.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절차, 내용 및 기성금 청구 방법 등

1) 외주사업체의 선정

피고가 2016.8.경 발간한 영업업무매뉴얼 중 영업규정(제36, 37조) 및 영업운영 업무기준(제53조)에 의하면, 피고는 통행료 수납업무의 외주화 대상 피고 영업소를 선정한 후 통행료 수납업무의 전문성과 투명성 확보를 고려하여 통행료 수납업무 등에 종사하였거나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정한 기준을 정하여 해당 피고 영업소의 운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입찰 결과 예정가격 이하의 입찰자 중 적격자를 낙찰자로 결정하여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2) 예정가격의 결정

피고의 영업업무매뉴얼 중 영업운영 업무기준에 의하면, 피고의 총괄부서의 장은 설계기준 등에 의거하여 영업소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위한 설계서 및 설계예산서를 작성하고 사장이 별도로 정한 방침에 따라 입찰을 위한 예정가격을 사전에 작성해야 한다(제51조).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의 예정가격은 순용역원가(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순용역원가의 5%), 이윤(순용역원가 및 일반관리비의 10%) 및 부가가치세를 기재하여 작성한 설계예산서를 기초로 결정한다.

3) 용역계약의 내용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서에는 용역계약 일반조건, 용역계약 특수조건, 과업지시서 등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통행료수납업무 등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를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용역업무’라고 한다). <아래 생략>

4) 기성금 청구

가) 이 사건 용역계약 일반조건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및 보험료(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등), 영업소운영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고려하여 작성된 산출내역서는 계약문서에 포함되어 기성부분에 대한 대가(이하 ‘기성대가’라고 한다) 지급 시 적용할 기준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제4조제1항). 또한 피고는 과업지시서에 정한 인력, 장비가 투입되지 아니하면 과업지시서에서 정한 감액정산 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을 익월 기성대가에서 감액하여 지급하고(제18조제1항), 용역검사 후 검사된 내용에 따라 기성대가를 확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되,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용역비 청구서 기재사항이 검사된 내용과 일치하지 아니할 때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게 그 시정을 요구하여야 하고, 기성대가는 계약단가에 의하여 산정·지급하며(제26조제2, 3, 4항),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용역대금 청구내용이 부당함을 발견한 때에는 그 사유를 명시하여 당해 청구서를 반송할 수 있다(제27조제4항). 또한 이 사건 용역계약 특수조건에 의하면, 과업인원 미충원, 영업소 비상주, 과업 미수행 시 피고는 해당 기성대가를 감액조치 할 수 있고(제10조제4항제2호),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산출내역서를 기준으로 노무비를 지출하여야 한다(부칙 제2조제1항).

나) 한편 X와의 용역계약에 의하면, X는 매월 1일 당월분 용역비를 청구하고 익월 1일 청구 시 전월자금집행실적을 제출하여야 하고, 피고는 용역검사 후 검사된 내용에 따라 기성대가를 확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며, 기성대가는 계약단가에 의하여 산정·지급한다. Y과의 용역계약에 의하면, Y은 매월 기성대가를 익월 5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기성대가 청구 시 전월자금집행실적(노무비, 보험료, 기타경비 등)을 제출하여야 하며, 피고는 용역검사 후 검사된 내용에 따라 기성대가를 확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는데, 이때 기성대가는 전월자금집행실적을 기준으로 실비 정산(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 포함)한다.

5) 변경계약 체결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후 계약기간 중 무정차 통행료시스템 도입 등 영업시스템 환경변화 등에 따라 필요한 근무인원이 줄어드는 경우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과업인원을 조정하여 그만큼 용역대금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원고들의 근로계약 체결

1) 원고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사이에서 별지 3 ‘원고별 근로현황’표의 ‘근로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하였다(원고 Z, AA, AB는 이 사건 변론 종결일 기준으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퇴사한 상태이다).

2) 이 사건 외주사업체 중 가장 오랜 기간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X의 취업규칙(2009.10.20. 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3) 원고들은 피고 영업소의 운영주체가 변경되는 경우에도 변경된 외주사업체와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피고 영업소에서 근무하면서 그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바. 원고들의 근무방식

1) 피고 영업소의 인적 구성 및 근무방법

가) X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피고 영업소의 근무자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인 소장, 팀장, 주임, 영업사원, 조리사(청소원)로 구성되었으나(소장과 팀장은 각 A, B로 분류하여 급여를 달리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2014.11.경 및 2018.4.경 작성된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피고 영업소의 근무자는 소장, 대리, 파트장, 사원(수납원)으로 구성된다. 과거 존재했던 지사장 외에는 피고 영업소에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직원들만 근무하고 피고의 직원은 근무하지 아니한다.

나) 피고의 도로영업규정(2006.1.25. 제정된 것)에 의하면, 영업소장은 통상근무를 하고, 팀장 이하 영업 사원은 3교대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통상 근무자는 조기 출퇴근제를, 3교대는 시차근무제 또는 연장근무를 할 수 있다. 팀장 이하 영업사원은 초번(06:00 ~15:00), 중번(14:00 ~ 23:00), 말번(22:00 ~ 07:00)으로 3교대제 근무를 하고 그 근무시간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진다(제27조).

다) 위 도로영업규정에 의하면, 영업소 근무자는 근무 중 피고가 지정한 복장을 착용하고 용모를 단정하게 할 의무를 비롯하여 피고의 지시사항에 대한 준수의무를 부담하고 출근과 동시에 본인의 사유금을 따로 보관하여야 하며 근무시간 중 사유금을 소지할 수 없다(제9조). 위 도로영업규정 이행을 위한 세부사항을 정한 도로영업업무지침(2006.1.25. 제정된 것)에서도 영업소 근무자의 근무방법 및 근무자별 임무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바, 근무자별 임무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2) 원고들의 수행업무와 작업방식

가) 피고 영업소의 요금소 근무자들은 위와 같이 통행권 발행·회수와 통행료 수납업무, 하이패스 관련 업무, 제한차량 관련 업무, 미납차량 적발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사무실 근무자들은 요금소의 위 업무를 지원하고 각종 행정 및 민원업무 등을 수행하였다(이하 요금소 근무자들과 사무실 근무자들을 통칭하여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이라고 한다).

나)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근무 중 피고의 로고가 들어간 명찰, 과적단속 안전조끼 등을 착용하였고, 피고의 로고가 들어간 근무자(관리자)카드를 교부받아 소지하였다. 피고 영업소에는 피고 명의로 작성된 업무강령, 사훈, 근무배치판이 비치되어 있었다.

다) 피고는 아래와 같이 업무와 관련한 매뉴얼, 업무지침 등을 마련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배포하였고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이러한 매뉴얼, 규정, 업무지침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① 영업업무매뉴얼에는 영업소 운영업무의 현황과 특징부터 TCS시스템, 하이패스시스템, 통합료수납시스템 등의 사용방법 등이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영업업무매뉴얼 중 영업운영 업무기준에 의하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매일 입·출구 근무확인서, 사무실처리명세서, 미납차량명세서, 부정차량명세서, 부적격차량명세서 등을 작성하고 일별 업무일지, 감독 및 심사일지, 업무현황 등 각종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하며, 피고 영업소 관리자(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중 소장, 팀장 내지 대리, 주임 내지 파트장 등을 의미하며, 이하 같다)는 근무확인서를 기초로 작성된 수납집계보고서를 피고의 직원인 ‘총괄부서의 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한 피고 영업소 관리자는 통행료수납관리시스템에서 출력한 근무확인서와 근무실적요약표(통행료 및 선불하이패스카드 충정대금 등 수납금 내역, 특별처리 내역, 통행료감면차량 내역, 교대자 및 교대근무시간, 기타 특이사항 등 기재)를 비교 심사하고 특이사항 및 이상 발생 시 피고의 총괄부서의 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일별 감독 및 심사일지, 업무현황 등에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의 파트장, 대리 또는 소장의 결재란 외에 피고 소속의 지사장의 확인 또는 결재란이 있었다(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현재는 피고의 조직에 지사는 없다).

② 하이패스 실무 매뉴얼에는 하이패스 시스템 도입에 따른 요금소 근무요령과 사무실에서의 후속처리, 시스템 운영 방법 등이, 하이패스 심사 매뉴얼에는 하이패스 위반코드별 처리 및 심사기법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③ 대설재난 대응 행동매뉴얼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고속도로에 겨울철 강설로 인한 폭설(결빙)이 발생할 경우의 원활한 교통소통 유지 및 이용객의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서, 대설로 인한 재난 상황 발생 시 재난 단계별로 피고의 직원들과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인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임무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④ 그밖에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경영정보 시스템(MIS) 운행제한차량 사용방법 매뉴얼, 풍수해재난대비 실무매뉴얼(2012년), 고속도로 터널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2012년), 하이패스 운영 매뉴얼(2010년), 요금수납시스템(TCS) 사용자 매뉴얼, TCS 영업소 관리자 SW 운영교육 자료(2005년), 영업규정, 도로영업 업무지침, 운행제한차량 처리지침 등 피고가 마련한 매뉴얼, 규정, 업무지침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피고는 명절이나 계절적 요인으로 인하여 교통량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특별영업대책을 수립하였다. 그밖에 피고는 문서 또는 이메일을 통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피고 영업소의 운영계획을 통보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이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하였으며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이러한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마)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가 시행하는 특별영업대책일(설, 추석) 고객 이벤트 행사, 교통량 증대 홍보 행사, 호국보훈의 달 홍보 행사 등 각종 홍보 행사, 제한차량 합동단속, 설문조사, 체육대회, 교통안전캠페인, 자원봉사(국토대청결운동, 사회복지단체 자원봉사) 등에 참여하였다. 피고 영업소의 일부 소장들은 피고가 2016년 개최한 통행량증대 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석하여 통행량 증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하였다.

바) 한편 이 사건 외주사업체 중 X는 연간 업무추진계획, 교통량증대방안, 민원처리계획, 추석연휴 특별영업대책 등을 수립하였고, 2018.4.경부터 이 사건 용역업무를 수행한 Y은 AC 고속도로 업무처리매뉴얼, 고객서비스 향상방안, 고객응대 매뉴얼, 원톨링 운영 매뉴얼, 영업소 보안, 방범 및 순찰활동 시나리오, 민원응대매뉴얼 등을 수립하였다. 또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연간 업무 추진 계획서 등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문서를 작성하였고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사. 그 밖의 사정들

1) 피고는 2017.11.10. X에 영업소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하여 피고 영업소별 과업인원을 변경하는 인력조정안을 통보하면서 영업소별 인력조정 조치결과를 2017.11.15.까지 통보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정기적으로 피고 영업소에 대한 영업심사 내지 운영평가를 실시하여 피고 영업소의 운영실태 또는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근무상태 등을 점검한 다음,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그 결과를 통보하였다.

2)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월 단위로 근무편성표를 작성한 후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3) 피고는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서비스(CS) 교육 실시를 위한 연간, 월별 계획을 수립하여 그 계획을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통보하였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에 대한 정기교육을 실시한 후 그 내역을 보고하였다.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피고에 의하여 실시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유관기관 합동훈련, 전술훈련 등의 훈련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4) 피고는 친절(우수)사원 등의 명목으로 영업소 근무자들에 대한 포상이나 표창을 하였다. 피고가 수여한 상패에는 해당 친절(우수)사원의 소속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아닌 ‘영업소’로만 표기되어 있고, “귀하는…확고한 애사심으로 맡은바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여 회사 발전에 기여한 공이 타의 모범이 되므로….”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 6 내지 21, 25, 26, 28, 30, 33 내지 60, 62 내지 65, 69 내지 74, 76 내지 88, 90, 94 내지 98, 100, 103 내지 111, 113, 114, 123, 127 내지 139, 143, 146, 154, 157, 159호증, 을 1 내지 4, 11, 14, 17 내지 22, 25, 26,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A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고용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12, 13, 17 내지 23, 31, 32, 33, 34, 37, 38, 40, 42, 71 내지 74, 93, 99, 122, 135, 136, 139, 143, 146호증, 을 제28, 3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원고들을 수납원 등으로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하여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파견법 제2조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이러한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한 파견법상 ‘파견근로자’, 피고는 ‘사용사업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피고가 상당한 정도의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1) 이 사건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의 고속도로가 하나의 망으로 연결되어 있어 피고는 9개 지역에 산재해 있는 피고 영업소를 다른 고속도로의 영업소들과 통일적으로 운영·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점,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수행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은 피고의 주된 업무 중 하나로서 통행량 변동, 사고 발생 등 유동적인 상황 변화에 대처하여 영업소 근무자들이 배정받은 업무를 일사분란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의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과 피고 직원은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피고의 지휘·명령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위와 같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의 영업규정, 영업운영 업무기준, 업무 관련 매뉴얼 등은 피고 영업소근무자들의 근무방법이나 업무처리방법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로서는 위와 같은 피고의 지침을 위반하거나 임의로 변경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통행료 수납업무 등은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속하여 그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지휘나 작업지시는 필요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위와 같은 피고의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하여 피고로부터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의 각종 규정과 매뉴얼 등의 내용의 범위와 깊이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를 통하여 단순히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수행할 용역업무범위만을 지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각종 규정과 매뉴얼 등을 통해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피고가 제출한 을 제17 내지 22호증의 매뉴얼은 모두 Y 명의로 작성된 것인데, 후술하는 바와 같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 발생일은 모두 Y과의 계약시점인 2018.4.30. 이전이고, 그 이전에 3년간 이 사건 용역업무를 수행한 U, 약 9년간 이 사건 용역업무를 수행한 X가 피고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마련하여 영업소 근무자들로 하여금 그 매뉴얼대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Y과의 용역계약의 내용이 X와의 용역계약과 크게 다르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외주사업체만 변경되었을 뿐 그 이전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Y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의 수납원들이 파견법 위반을 이유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Y 명의로 매뉴얼이 작성되었더라도 그것이 종전에 피고가 마련한 매뉴얼, 업무지침 등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마련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독자적으로 마련한 매뉴얼에 의해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과거 피고 영업소 상위 조직으로 2개의 지사가 있었고 각 지사의 지사장이 피고 영업소에 상주하였으나 현재 피고 영업소에 피고의 직원들이 상주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는 업무 전반에 대한 운영실태 점검을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영업심사(운영계획수립, 권미소지차량 관리, 면제 및 할인차량 관리, 고객서비스 실태점검, 과출금 및 부족금관리, 미납 및 환불관리 등), 야간점검(보안 및 방범관리, 고객서비스점검 등)을 시행하였고, 연간 운영평가를 실시하여 피고 영업소의 운영실태를 확인한 후 그 결과를 각 영업소에 통보하였으며, 피고의 대표이사가 직접 영업소를 순회점검하기도 하였는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관리·감독한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소속 근무자들에게 행한 업무지시는 대부분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하거나 기존의 업무방침을 반복·강조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계약문서에서 별도 규정한 사항을 제외한 영업소의 운영 및 업무처리에 관하여 피고의 업무처리 방법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용역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정한 점(제6절 5항), X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영업소 근무자들은 ‘피고의 제 규정’을 준수하여야 하고, 업무규정 등을 준수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감독기관인 피고가 징계, 해고 등의 제재를 권고할 경우 징계, 해고 등을 받아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이 사건 용역업무 수행에 있어서 피고가 결정한 업무방침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5)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요금소 개폐 여부를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주장하며 이를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정하는 징표의 하나로 들고 있다. 그러나 ① 도로영업규정에 의하면 ‘요금소는 교통량·근무인원 등을 감안하여 개방하되, 교통 지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제28조제1항), 도로영업 규정에 요금소 개방 여부 결정의 주체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은 점, ② 영업운영 업무기준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일별 차로개방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는 점, ③ 피고 영업소의 차로 개폐 여부는 피고의 통행료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고 민원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인바, 위탁용역업체에 불과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단독재량 하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게 추석 연휴 특별영업대책으로 요금소를 최대 개방할 것을 지시하면서 구체적인 입·출구 차로 수까지 명시하였고, 설연휴기간 동안의 업무처리 방법에 대하여 지시하면서 영업소 차로 미개방에 따른 차량지, 정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점, ⑤ 이 사건 외주사업체 측에서도 피고에게 영업소별 ‘상시개방 차로’와 ‘운영차로’에 관하여 보고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인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이 요금소에 상주하면서 평상시에 요금소 내지 차로 개폐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요금소 내지 차로 개폐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한은 피고에게 있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어디까지나 피고의 관여 하에 요금소 내지 차로 개폐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①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도로영업규정에 의해 근무 중 피고가 지정한 복장을 착용할 의무가 있는데, 실제 피고의 로고가 새겨진 안전조끼와 명찰을 착용하고 피고 명의로 발행된 근무자 카드를 소지한 채 피고 영업소에서 피고가 제시한 각종 규정 등을 준수하며 작업을 수행한 점, ②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과 피고의 직원들이 비록 장소적으로는 분리되어 근무하였으나 기능적으로는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통행료 수납업무, 체납차량 단속업무, 운행제한차량 단속업무 등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예건대,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이 업무처리에 필요한 기초정보를 경영정보시스템에 입력하면 피고의 직원들이 이를 토대로 후속업무를 진행하였다), ③ 피고는 2016년 통행량 증대를 위한 아이디어 발굴 및 추진계획 수립, 통행량 현황 분석 등을 위해 피고 대표이사를 위원장, 피고의 상무이사를 부위원장, 피고 직원들 및 피고 영업소의 소장들(AE, AF)을 위원으로 한 통행량증대 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의를 개최하기도 한 점, ④ 원고들은 피고 소속 직원들과 공동으로 교통안전캠페인 등 각종 홍보 업무를 수행하였고, 함께 모의 훈련과 직무교육을 받았던 점, ⑤ 전국의 고속도로들과 연계하여 이 사건 고속도로를 관리·유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근무자들 간의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협조가 중요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과 피고의 직원들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근로조건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

(1)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반조건, 특수조건, 과업지시서, 영업규정 등을 통하여 과업인원을 비롯하여 나이, 경력 등 채용자격, 근무형태, 근무방법, 근무시간,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교체 여부 등을 미리 정해 두었던 점, ② 피고는 산출내역서에서 계약인원을 정하여 노무비를 구체적으로 산정한 다음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위와 같은 설계 대비 적정임금을 지급하였는지’ 심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영업소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영업소별 과업인원을 조정하기도 하였던 점, ④ 피고는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계획을 직접 수립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이행에 투입될 근로자의 수, 근로자의 고용 또는 교체, 근무 또는 휴게시간, 임금의 수준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이에 반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피고가 결정한 투입 근로자의 수와 직책별 과업인원에 따라 근무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외의 근로조건과 관련해서도 독자적인 결정권한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피고와 별도로 취업규칙 및 포상과 징계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인사위원회를 두고 있고, 근무편성표를 작성하며, 출퇴근, 연차사용 등을 관리한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과업지시서에는 ‘운영자는 과업인원 부족시 본사에 그 사유를 통보하고 수일 내에 충원하여야 하며 경조사 등으로 일시적 결원 발생시는 직무수행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근을 실시할 수 있다.’, ‘운영자는 교통량 및 과업수행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과업인원의 탄력적 근무, 시차근무, 대체 휴무제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본사와 사전협의하여야 한다’, ‘근무편성표상 편성된 인원은 임의대로 감 운영 할 수 없으며 직원의 근태, 대근 등 각종 근태사유는 별도의 외주사 내규에 의거 서면으로 기록 관리하여야 한다’, ‘운영자 및 사무장의 휴무일 변경시 운영부서장과 협의하여야 하며 사유 및 변경일자를 기록 관리하여야 한다’, ‘운영부서장 및 총괄부서장은 과업인원이 업무 수행에 부적합하거나, 과업 수행 능력이 현격히 저조할 경우에는 과업인원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특정행사일(명절등, 행락인파 폭증일)에는 운영부서장 및 총괄부서장의 승인 후 임시수납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소속 근무자들의 근무편성표 등을 제출받았던 점, ③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피고에 의해 정해진 과업인원수를 유지하여야 하므로 원고들의 출·퇴근이나 휴가사용 여부 등에 관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재량은 제한적이었던 점(갑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P영업소 소장 AG은 2017.7.24. 피고의 직원 AH에게 ‘AI 과장이 영업소 관리자 휴무변경신청 내역을 유선으로 보고 요청하였다’고 하면서 피고 영업소 소장과 대리의 휴무변경에 관한 신청서를 이메일로 송부하기도 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소속 근무자들에 대한 근무태도 점검, 휴가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업무에 특정성·전문성이 있는지 및 용역계약이 독립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

(1) 이 사건 용역계약은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인 이 사건 고속도로 입·출구에 설치된 피고 영업소의 운영 업무를 주된 목적 또는 대상으로 하면서(피고의 영업소 운영과 관련한 거의 모든 업무가 그 대상이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이행하여야 할 과업내용에 ‘기타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를 포함시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피고의 지시에 의해 구체적으로 특정되거나 확장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이 사건 용역계약 특수조건에 의하면 원고들의 업무로 ‘기타 피고가 영업소 운영과 관련하여 지시하는 업무’(제9조제4항)가 포함되어 있고, 과업지시서에는 ‘회사가 과업목적 달성을 위하여 지시하는 사항’ 내지 ‘기타 피고가 사회정의 실현, 고속도로 이용객의 편의증진 등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업무’ 등이 열거되어 있다}. 실제로 피고는 각종 매뉴얼, 규정, 업무지침, 공문 등을 통하여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통행료 수납 업무 등 피고의 영업소 운영과 관련한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기본업무 외에도 각종 홍보행사 참여 등 비전형적인 특별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피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 특수조건과 과업지시서에서 피고의 포괄적인 지시 내지 관여에 관한 권한을 다수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한편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중 수납원들이 수행한 통행료 수납 업무는 전문적이거나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반복적인 것이고, 사무실 근무자들이 수행한 행정 업무 또한 마찬가지로 보인다. 또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과 달리 피고 소유인 피고 영업소 시설에서 상시적으로 원고들의 노무가 제공되었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한 용역대금 역시 일반 도급계약과 달리 전체 작업 또는 작업단계를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고, 일정한 임률과 원고들의 근로시간 또는 투입된 근로자 수에 기초하여 정해지는 임률도급방식에 따라 정해졌다. 이 사건 용역계약상 계약문서의 일부인 산출내역서는 기본적으로 근무자들의 노무비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이고,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기성검사원을 제출하면 인력투입의 적정성 등을 검사한 후 과업인원이 실제 투입되지 않는 경우 해당 인원의 노무비에 연동하여 기성대가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기성금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피고가 사전에 정해놓은 인원 수 만큼의 근무자를 업무에 투입하고 피고의 산정기준에 부합하도록 일정한 금액 범위 내의 임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기성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기성금은 일의 완성 보다는 노동력의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은 그 계약의 목적이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 그 자체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마)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독립적인 기업조직·설비를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

① 이 사건 외주사업체 중 U는 피고의 설립 당시 최대 지분(29%)을 보유하고 있던 F 주식회사의 계열사로서 1992.1.15. 설립되어 위생, 경비, 세탁, 유지보수, 주차장관리 용역업, 건물 종합관리업(빌딩, 주택, 학교, 병원, 호텔, 공장 및 공공시설)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05.11.18.경 도로 및 관련시설 운영업, 2006.3.13. 근로자 파견업을 정관상 목적 업무로 추가하였으며 이 사건 고속도로가 개통된 2006.2.경부터 약 3년간 이 사건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하여 어떠한 전문적 기술·경험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② U에 이어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용역업무를 위탁받은 X는 2009.5.11. T영업소장이었던 W을 대표이사로 하여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업, 도로순찰업무, 인력관리 및 유지보수관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적어도 피고가 2018.4.경 계약을 해지하기 전까지는 이 사건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가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위한 사무공간을 마련하였고 필요한 집기도 제공하였으며,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이행에 직접 필요한 주요 장비도 무상으로 공급하였던 점, ④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피고 영업소 운영을 위하여 고유한 기술이나 특별한 자본을 투자하지 않으며, 피고가 사전에 정해놓은 인원수만큼의 근무자를 업무에 투입하고 일정한 금액 범위 내의 임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사실상 일정한 이윤을 보장받게 되므로, 특별한 사업경영상의 위험을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⑤ 특히 X의 경우 W은 X 설립 이후에도 T영업소의 소장으로 근무하였는바 실질적으로 피고와 독립된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밖에 단순·반복적인 성격의 통행료 수납업무의 특성, 이 사건 용역대금의 산출방법,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피고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을 위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에 상당히 의존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대한민국과의 실시협약 체결 경위 및 그 내용, 민자도로 운영사로서 30년간 한시 운영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피고의 특수성, 직접 수행하던 업무를 외주화한 한국도로공사의 경우와 달리 피고는 처음부터 총괄관리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외주화한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용역계약을 근로자파견계약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위에서 살펴본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바,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피고가 피고 영업소와 관련한 업무를 외주화할 동기 내지 필요성에 관한 사정일 뿐 근로관계의 실질을 판단하는 징표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둘러싼 근로관계의 실질은 앞서 본 여러 징표들에 따라 근로자파견관계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원고들의 직급별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를 달리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고들 중 피고 영업소 소장들은 현장대리인의 위임을 받아 그 직책을 대신하는 자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총괄 관리하면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해당 영업소 소속 대리, 파트장, 사원 등에 대한 감독업무를 직접 수행할 뿐 피고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으며, 사무직원(대리, 파트장)의 경우 피고가 아닌 소장 내지 부소장(팀장)의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 영업소의 사무실은 피고의 사무실과 물리적으로 명확히 분리되어 피고 영업소의 사무실 직원들과 피고의 사무실 직원들이 혼재근무를 한 사실도 없으므로, 위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소장과 사무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도 피고의 영업소 업무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인바, 피고로서는 피고가 직접 고용하든 외주화를 하든 피고의 영업소 운영을 위해서는 소장과 사무직원들의 업무를 하는 인원을 필요로 하는 점, ②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수납원들 외에도 소장과 사무직원들까지 고용한 것은 피고가 소장과 사무직원들의 업무를 포함하여 피고의 영업소 운영 업무 전체를 외주화하면서 이 사건 위주사업체가 고용해야 하는 직책별 과업인원을 특정하였기 때문이지 용역계약의 목적 달성이나 일의 완성을 위해 이러한 인원이 필요하다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닌 점, ③ 수납원들을 둘러싼 근로관계를 근로자파견관계로 보는 이상 수납원들의 업무와 함께 외주화된 소장과 사무직원들의 업무를 분리하여 그 성질을 용역계약의 목적 달성이나 일의 완성을 위한 업무라고 보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점(피고는 위 ①에서 본 것처럼 소장과 사무직원들의 업무를 하는 인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납원들과 함께 이들을 파견받은 것이다), ④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소장과 사무직원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고, 소장과 사무직원들도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⑤ 피고에 의한 근로조건의 결정이나 피고의 업무상 지시 등 앞서 본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을 위한 징표들은 대부분 소장과 사무직원들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들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수납원인 원고들뿐만 아니라 소장, 대리, 파트장인 원고들에 대하여도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근로자지위 및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여부

1) 파견법의 관련 내용 등

1998.2.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파견법(이하 ‘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파견법(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제1항제4호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2012.2.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파견법(이하 ‘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의2 제1항제5호에서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제정 파견법 하에서 사용사업주가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고, 구·개정 파견법 하에서 해당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

한편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하여 해당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대상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파견기간 중 파견사업주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11.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원고 B, C,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사이에서 별지 3 ‘원고별 근로현황’표의 ‘근로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일부 원고들의 경우 근로기간 동안 해당 외주사업체가 변경되었으나, 앞서 본 파견법의 관련 내용 등에 따르면 2년의 기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동일한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그 기간이 지나면 동일한 사용사업주와의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거나 동일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기간 동안 파견사업주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나 직접고용의무의 발생에는 지장이 없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 중 ① 개정 파견법 시행일인 2012.8.2. 이전에 이미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를 제공한 원고들의 경우에는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4호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부터 2년이 지난날에(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2년이 경과한 후 퇴사하였다가 재입사한 원고들의 경우 최초 입사일을 파견근로 개시일로 보고,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2년이 지나기 전에 퇴사하였다가 재입사한 원고들의 경우 재입사일을 파견근로 개시일로 본다), ② 2012.8.2. 이전부터 파견근로를 제공하였으나 2012.8.2. 당시 파견근로 기간이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원고들의 경우에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5호에 따라 그 시행일인 2012.8.2.에, ③ 2012.8.2. 이후에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원고들의 경우에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5호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에 각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동일한 업체에 근무를 한 사실이 인정되나 근무기간 중 퇴사 및 재입사를 반복한 경우에는 최초 입사일을 파견근로 개시일로 본다), 피고에게는 별지 4 ‘고용의사표시 청구 원고별 고용의무발생일’표의 ‘고용의무발생일’란 기재 일자에 위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이하 위 원고들을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이라고 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3.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피고는 구·개정 파견법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럼에도 피고가 위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파견근로자인 위 원고들은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11.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나) 따라서 피고는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에게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15.11.경부터 2018.12.까지의 기간 동안 위 ‘원고들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에서 위 원고들이 같은 기간 동안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액의 범위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은 피고의 취업규칙 중 고졸 사원에게 적용되는 직급인 ‘5급(갑)’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당초부터 경력직 팀장으로 입사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 초대졸(전문대졸, 이하 ‘초대졸’이라고 한다) 사원에게 적용되는 직급인 ‘4급(을)’ 직급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 소속 직원들과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의 비교 대상 근로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9 내지 11,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의 인사규정에서는 ‘직위’를 1인의 직원에게 부여할 수 있는 직무와 책임, ‘직급’을 직무의 종류, 곤란성과 책임도가 유사한 직위의 군으로 규정하고 있고, 2014.6.19.부터 시행된 피고의 조직관리규정에서는 직급별 정원을 명시하고 있다. 피고의 인사규정, 연봉표 등에 의하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피고 소속 직원들의 직급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4, 5급 직원은 모두 ‘사원’에 해당한다). 피고 소속 직원들의 급여는 직급, 호봉이 높아질수록 단계적으로 상승한다. <표 생략>

(2)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다)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의 존재 여부

(1) 관련법리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고(제1호),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으면 당해 파견 근로자의 기존의 근로조건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제2호)라고 규정하고 있다.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기간제근로자에 관한 대법원 2012.10.25. 선고 2011두704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을 제10, 4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직급이 ‘4급(을)’ 내지 ‘5급(갑)’인 피고 직원이 수행하는 주된 업무의 내용이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어 이들이 원고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들은 2020.8.10.자 참고서면에서 직급이 5급(갑)에 해당하는 피고 직원은 비교적 단순한 행정보조 업무를 수행하므로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비교해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의 범위나 권한에 있어서 특별한 차이가 없다고 주장할 뿐, 직급이 4급(을) 내지 5급(갑)인 피고 직원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에서 원고들의 업무와 주된 내용이 본질적으로 같거나 유사한지에 대해서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

② 원고들과 같이 ‘현장에서 상시적·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정한 피고의 취업규칙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③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과 피고의 4급(을) 내지 5급(갑) 직원은 학력, 경력 등 채용조건, 채용절차, 업무내용 및 범위, 권한과 책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 과업지시서에서는 과업인원의 자격요건에 관하여 ‘각 영업소 운영인원은 소정 경력을 보유하고 결격사유가 없는 자’라고만 정하였다가 2014.11.경에는 직급별 자격기준에 경력, 나이 등 요건을 추가한 점{소장/대리/파트장: 도로영업경력 7년/5년/3년, 수납원: 20세 이상 57세 미만(통행료 징수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 X 취업규칙(2009.10.20. 제정)에 의하면 소장, 팀장의 경우 사장이 필요에 의하여 별도로 임명한다고만 규정하고 있고, 주임의 경우 유료도로 관련기관의 직원으로 1년 이상 경력소유자일 것과 영업사원(수납원, 조리사, 청소원 포함)의 경우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소지자일 것을 요구하는 것 외에 직원 채용에 학력 제한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원고들은 모두 고졸 이상의 학력소지자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 중 수납원의 경우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입사하는 데 나이, 중졸 이상의 학력 외에 다른 특별한 자격은 요하지 않았고, 원고들 중 경력직 팀장 직급으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입사한 경우 일정한 경력 요건이 충족되면 학력 등 다른 특별한 자격 요건 없이 채용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원고들 중에는 대졸, 초대졸인 원고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채용함에 있어서 고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그 담당 업무의 특성, 난이도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학력소지자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는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4급(을) 직원은 초대졸, 5급(갑) 직원은 고졸 학력소지자일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현행 인사 규정에 의하면 4급 직원은 대졸(4년제) 또는 동등 이상의 학력소지자이거나 기타 피고가 4급 이상으로 채용함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일 것을 요한다}.

㉯ X 취업규칙에 의하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치도록 하고 있으나,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중 수납원 AJ, AK은 국민연금관리공단 감사에 따른 직원 면담 질의 내용에 대하여 “O시청 홈페이지 구인광고를 보고 입사하였고, 사전 채용자 선정 후 채용 면담한 경우는 없음”이라고 답하였는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의 채용 시 면접심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채용 시 제출할 서류는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채용신체검사서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다. 반면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채용절차는 채용예정 직무에 관련된 소정의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시험 또는 전형에 의해 채용하도록 하였고, 채용절차에서 제출할 서류로 자필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외에 최종학교 전학년 성적증명서(대학원 졸업자는 학부증명서 포함), 졸업증명서, 경력증명서(경력자의 경우), 면허, 자격증 원본(해당자에 한함), 경력확인원, 건설기술자경력(변경)신고서 등 X 취업규칙에 비해 다양한 서류를 열거하고 있으며, ‘채용확정’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어 직원으로 채용되는 자의 직위 및 급여를 ‘기능, 경력, 학력’ 등을 고려하여 산정하고 연봉규정에 따른 연봉계약서에 날인한 후 실 근무 발령일부터 채용이 확정되도록 하였고, 경력, 학력조회 기타 객관적 증거에 의하여 허위 사실이 발견될 경우 채용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X의 취업규칙에는 ‘수습기간 중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업무수행 능력이 부족할 때’에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피고의 인사규정에는 그 외에 ‘본 규정 및 기타 회사의 규정이 정하는 채용결격사유, 면직사유,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자’, ‘입사시 제출서류(입사지원서,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기타 각종 증명서)의 주요 사항을 허위기재하거나 누락 또는 제출을 해태한 자’, ‘신체적, 정신적 조건이 직무수행상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자’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수습기간 중에 채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피고의 직원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인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 채용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와 내용, 성질에 비추어 필요한 자질을 갖춘 인원을 채용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다.

㉱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중 통행료 수납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요금소 근무자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제시한 매뉴얼, 규정, 업무지침 등에서 구체적으로 지시된 바에 따라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한다고 할 것이고, X 취업규칙에서 수납원(영업사원)의 자격기준을 조리사, 청소원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 또한 업무가 단순·반복적인 점에서 서로 유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는 2012.12.3.에 ‘비서’ 업무를 담당할 경영기획팀 직원으로 대졸자인 ‘5급’ 사원을 채용하였고 2015.11.1.에 ‘비서’ 업무 등을 담당할 고객혁신윤리팀 직원으로 계약직 ‘5급(갑)’ 사원을 채용하였는바, 피고의 5급(갑 또는 을) 직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요금소 근무자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은 피고의 하부 조직인 피고 영업소 중 각 근무자의 소속 영업소에 관련된 제한적인 업무만 담당하고 있고, 전산상 오류나 누락, 안전사고 등 이 사건 용역업무 수행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중 소장, 대리, 파트장 등 관리자들이 이를 피고에게 보고하였으며,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의 직원이 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의 직원들은 예산, 법무 등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기획팀’, 영업운영, 통행료수납, 심사 및 정산, 전산 등 업무를 담당하는 ‘영업전산팀’, 인사, 구매, 홍보 등 업무를 담당하는 ‘고객혁신팀’, 일상유지, 구조물, 장비, 안전, 교통 등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도로팀’, 건축, 설비, 전기, 조경, 휴게소 등 업무를 담당하는 ‘시설운영팀’에 소속되어 이 사건 외주사업체를 비롯하여 피고가 업무를 위탁한 여러 협력업체들을 지시·감독하면서 대한민국과의 실시협약에 따른 이 사건 고속도로의 유지·관리 등 업무를 총괄관리하고 있다. 또한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들은 피고의 결정에 따라 현재 보직된 직무 이외에 다른 직무를 겸직 또는 대행하게 될 수 있다.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한 피고의 영업전산팀 직원들의 경우 그 업무 수행에 있어 요금수납시스템(TCS) 등 업무에 사용되는 필수적인 시스템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이고, 시설운영팀 등 다른 팀에 소속된 직원들의 경우에도 해당 업무에 관한 관리 업무 수행을 위하여 담당 업무에 따른 지식과 기술을 요한다고 볼 수 있다(모든 직원이 필수적으로 어떠한 기술이나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피고의 직원들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지도·감독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음을 감안하면 적어도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숙련도를 요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의 인사규정에서는 ‘특수한 기능을 소지한 자’의 경우 5급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과 피고 직원들의 업무의 권한, 내용 및 범위가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

(1) 앞서 본 바와 같이 직급이 4급(을) 내지 5급(갑)인 피고의 직원이 원고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의 직원들 중 그러한 근로자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제2호에 따라 원고들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는 범위에서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을 뿐인데,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들이 받았을 임금과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받은 임금과의 차액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2) 이에 대해서 원고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더라도 피고의 취업규칙이 원고들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취업규칙에서 정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이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처음부터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 전원을 파견받는 방법으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를 두지 않은 피고의 탈법행위를 용인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두었던 제정 파견법이 적용되는 경우와 달리 직접고용의무 규정을 두고 있는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이 적용될 경우 파견근로자는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임금 지급 청구를 할 수 없고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받았을 임금과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임금과의 차액 상당에 대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인데,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해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할 경우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4급(을)이나 5급(갑)의 직급을 적용할 것이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피고는 대한민국과 체결한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2036년까지만 이 사건 고속도로에 대한 관리운영권을 행사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고속도로에 대한 관리, 운영을 개시한 때부터 총괄관리 업무만을 직접 수행할 것을 전제로 약 30명의 직원만 고용해 오고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은 피고가 직접 고용할 인원의 범위가 그와 같이 한정된 상태를 예정하고서 제정된 것이다. 사용자는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취업규칙만을 작성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영업소 근무자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에 기존의 취업규칙을 그대로 두고 이를 원고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제2호도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져서는 아니 된다고만 규정할 뿐 기존의 취업규칙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할 때 원고들에게 적용할 근로조건이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는다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만약 원고들에게 기존의 취업규칙이 적용됨을 전제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를 인정하게 되면,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 중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고 그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있을 경우 그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적용받을 수밖에 없었음에도 피고의 직원 중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그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없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받게 되어 부당하다.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면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려는 파견법의 입법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가 없는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까지 파견근로자들에게 그와 같은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 주려는 것이라거나 사용사업주에게 통상의 손해배상을 넘어서는 제재를 부과하려는 취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정년 도래 원고들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변론 종결 전 정년이 도래한 원고 B, C, D의 경우에도 정년 도래일 이전에는 고용의무발생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기간 중 정년도래일 전의 기간에 대해 임금 상당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고용의무발생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 소속의 5급(갑) 직원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원고 D의 경우 1956.5.6.생으로서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2014.5.6. 만 58세가 되었고 2014.5.31.자로 위 인사규정에 따른 정년(만 58세가 되는 날이 속한 달의 말일)이 도래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손해배상을 구하는 기간 전에 이미 정년이 도래하였으므로, 위 원고의 청구는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B, C, D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우영(재판장) 전보경 이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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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파견법에 따라 고용간주된 파견근로자가 근로자지위확인, 차별금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 [대법 2021다229588]  (0) 2023.05.24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대법 2021다229601]  (0) 2023.05.24
직접고용의무 발생여부(적극) 및 원고에게 반드시 피고의 4급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적용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서울고법 2021나2015497]  (0) 2023.05.03
고용의무발생일로부터 오랜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고용의사표시를 구할 권리가 소멸하였다 볼 수 없다 [부산고법 (창원)2020나13611]  (0) 2023.05.03
전자제품의 수리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서비스업무계약이 실질에 있어 도급계약이 아니라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서울고법 2017나8816·8830·882]  (0) 2023.04.18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민자고속도로 영업소에서 통행료수납업무 등을 수행한 것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대법 2021다310484]  (0) 2023.04.18
시설관리위탁계약에 기해 근로자들로 하여금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고법 2020나2011962·2011979]  (0)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