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서울행정법원 2018.5.25. 선고 2017구합72386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7구합72386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의 소

• 원 고 / A 공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1. A공사노동조합, 2. B

• 변론종결 / 2018.03.30.

• 판결선고 / 2018.05.25.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6.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2017부해250/부 노33, 37(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2조에 의해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3,700명을 고용하여 공간정보체계 구축 지원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 A공사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원고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C조합총연맹 D 연맹이다.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약 3,200명이다.

3)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참가인 B’이라 하고, 참가인 노동조합과 참가인 B을 통틀어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1989.8.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 B은 2015.10.1. 참가인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나. 참가인 B에 대한 해고와 노동위원회 판정

1) 원고는 2016.7.18.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계획’을 수립한 후, 같은 달 29. 소속 근로자들에게 합계 약 221억 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을 5개 등급(S등급, A 등급, B등급, C등급, D등급)으로 나누어 지급하였다.

2) 원고는 2016.9.30.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참가인 노동조합 주도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기준시행세칙 제44조제3호에 근거하여 2016.10.12.부터 2016.11.14.까지 감사실을 통해 참가인 노동조합의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 개입 여부에 관한 특정감사(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 를 실시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감사를 마친 후 2016.12.1. 참가인 B에게 같은 달 7.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4) 2016.12.7. 개최된 인사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복무규정 제2조, 임직원행동강령 제7조, 제8조, 감사기준시행세칙 제29조, 인사규정 제50조제1호, 제3호, 제4호에 근거하여 참가인 B을 파면에 처한다고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12. 이를 참가인 B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 원고는 경영평가 성과급을 부당 수령하는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도록 시달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 B은 참가인 노동조합 주관 ‘운영위원 및 지역노조 본부장 연석회의’에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균등 재분배를 모의하고 이를 주도하여 재분배를 추진키로 의결하였고, 이로 인해 일부 지역본부에서 성과급 균등 재분배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급기야 내부 신고까지 발생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분별없이 강행하였으며, 더 나아가 성과급을 균등 재분배할 수 있도록 분배금액을 계산한 내역서를 각 지역본부 노동조합에 배포하였다(이하 ‘제1 징계사유’라 한다).
○ 또한 참가인 B은 이 사건 감사가 정당한 내부감사에 해당함에도 본인과는 무관한 지역 노동조합본부 본부장들에 대한 감사 문답서 작성시 서명날인을 거부하도록 사전에 지시하였고, 감사기준시행세칙 제29조에 따른 특정감사실시 통보에 대해 위원장 명의로 ‘부당한 감사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과 법적 대응하겠다’며 특정감사실시 중지 요청 문서 시행 및 사 내 인트라넷과 참가인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 사건 감사활동을 협박·방해하였고, 본인과 협의가 있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를 거부하였다(이하 ‘제2 징계사유’라 한다).

5) 참가인들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제1호, 제4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12.23. 전북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전북 지방노동위원회는 2017.2.20. ‘제1, 2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원고는 이를 내세워 참가인 B을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이자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다만,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할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해고를 하였음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노동조합법 제81조제4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신청 중 부당해고와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 부당노동행위 관련 부분만을 인용하였다[전북2016부해287/부노36(병합)].

6) 원고는 2017.3.17., 참가인들은 2017.3.23.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6.9.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중앙2017부해250/부노33, 37(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16, 22, 24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제1, 2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와 참가인들의 주장

가) 부당해고 관련

(1)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금지하는 법령이나 원고의 내부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에게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금지하는 명령을 한 적도 없다. 참가인 B은 근로자들이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하는 데에 관여한 적이 없다. 근로자들이 자발적 의사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재산권 행사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여기에 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무엇보다 원고 스스로 참가인 노동조합에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와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교부하면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참가인 B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하였을 뿐이고 원고의 이 사건 감사활동을 방해한 적이 없다. 참가인 B이 원고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정당한 방어권의 행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도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가 10년 이상 근로자들의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던 점, 참가인 B이 2회에 걸쳐 사장표창을 받았기 때문에 징계규칙 제8조제6항제1호에 의해 징계감경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4)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 부당노동행위 관련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6.9.28.부터 같은 달 29.까지 파업을 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 노동조합에 지속적으로 보복을 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 역시 이와 같은 보복의 일환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계 법령과 원고의 규정

별지 관계 법령 등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징계사유 인정 여부

가) 제1 징계사유

(1) 인정사실

(가) 기획재정부장관은 2011.8.29. 원고에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금지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향후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다.

(나) 원고는 2011.9.9.부터 2014.7.18.까지 매년 참가인 노동조합에 경영 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금지한다고 통보하였고, 2012년경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금지한다는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의 이사회는 2005년경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기로 의결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노동조합은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도입 이전인 1994.7.1.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전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노동조합은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도입 이후인 2015.7.7.에도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전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이하 ‘2015.7.7.자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여기에 더하여 같은 날 ‘위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2015.7.7.자 추가합의’라 한다)도 하였다.

(라)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5.7.7.자 단체협약과 추가합의에 근거하여 원고에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와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 제공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16.7.29.경 참가인 노동조합에 근로자들의 성과등급, 지급률, 성과급 지급액 등이 기재되어 있는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와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제공하였다.

(마)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6.8.경 각 지역노동조합본부에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와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제공하면서 참가인 노동조합이 산정한 근로자별 성과급 재분배 결정금액까지도 알려주었다. 각 지역 노동조합본부는 이에 근거하여 상위등급을 받은 조합원들로부터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일부를 반환 받아 하위등급을 받은 조합원들에게 재분배하였다.

(바) 원고는 이 사건 감사의 일환으로 2016.10.12.부터 같은 달 28.까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고, 근로자 436명 중 369명이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가 이루어졌음을 시인하였다.

(사) 원고는 2016.11.1.과 같은 달 2. 지역노동조합본부 본부장 11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위 각 본부장들은 조사과정에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각 지역노동조합본부가 개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참가인 B이 참석한 상태에서 개최된 참가인 노동조합 대의원대회 의결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그런데 위 각 본부장들은 위 진술이 기재된 문답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였다.

(아) 원고는 2016.11.7.과 같은 달 8. 위 각 본부장들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였다. 위 각 본부장들 중 8명은 이전의 진술을 번복하여 ‘대의원대회가 아닌 2016.6.말경 또는 2016.7.초순경 개최된 운영위원 및 본부장 연석회의에서 참가인 B의 주도하에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위 각 본부장들은 위 진술이 기재된 문답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였다.

(자) 참가인 B은 2016.11.28. 인트라넷 게시판에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제가 지시한 사항이기 때문에 지역노동조합본부 본부장과 조합원은 책임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였다.

(차) 익명의 근로자는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하지 않고 원고가 지급한 대로 받기를 원한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내지 11, 15, 25, 26, 32호증, 을나 제1, 2, 4, 17,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인사규정 제50조제1호는 ‘직원이 정관 및 규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징계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3조, 제15조와 정관 제22조, 제33조에 의해 원고의 이사회는 원고의 경영과 관련된 주요사항을 의결할 권한을 부여받았고, 원고의 사장은 원고를 대표하여 원고의 사무를 총괄하며 이사회에서 의결한 사항을 집행할 권한을 부여받았으므로, 원고의 사장이 이사회에서 의결한 사항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한 직무상 명령은 인사규정 제50조제1호에 규정되어 있는 정관에 따른 명령에 해당한다.

성과급 지급방법 결정은 경영판단의 영역에 속한 사항으로서 이를 결정할 권한은 근로자 개개인이나 노동조합이 아닌 원고의 이사회에 부여되어 있다. 원고의 이사회는 2005년경 국민의 원고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고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업무효율화를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기존의 연공서열중심 급여체계를 개선하여 업무성과가 우수한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기로 의결하였다. 원고의 사장이 위 이사회의 의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한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준수명령은 정관에 따른 명령에 해당하므로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인사규정 제50조제1호 위반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원고의 사장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준수명령을 하였으나 2015년과 2016년에는 위와 같은 명령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고의 사장이 경영 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허용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상 단순히 2015년과 2016년에 위와 같은 명시적 명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루어진 기존 명령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지역노동조합본부 본부장 대부분이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각 지역노동조합본부가 개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운영위원 및 본부장 연석회의에서 참가인 B의 주도 하에 결정되었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는 점, ② 참가인 B이 위원장으로 있는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주도하지 않았다면 굳이 참가인 노동조합이 나서서 지역노동조합본부에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할 이유가 없었을 것인데, 참가인 노동조합은 지역노동 조합본부에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참가인 노동조합이 산정한 근로자별 성과급 재분배 결정금액까지도 알려주었던 점, ③ 참가인 B 스스로 2016.11.28. 인트라넷 게시판에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제가 지시하였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점 등을 종합하면,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참가인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참가인 B의 주도 하에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 B은 정관에 따른 명령인 원고의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준수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B은, 근로자들이 자발적 의사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재산권 행사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참가인 B의 주장과 같이 상위등급을 받은 근로자가 하위등급을 받은 근로자에게 자신이 받은 성과급 중 일부를 증여하는 것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이를 징계대상으로 삼는 것이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제1 징계사유에서 문제 삼고 있는 비위행위는 근로자 개인 간의 사적 금전거래행위가 아니라 참가인 B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참가인 노동조합의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 권유 내지 지시행위이다. 참가인 B 주도 하에 참가인 노동조합이 소속 조합원들에게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할 것을 권유 내지 지시한 행위는 사적 영역을 벗어나 원고가 시행하고 있는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무력화하는 조직적 위법행위로서 원고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이를 징계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재산권 침해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참가인 B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또한 참가인 B은, 원고가 2015.7.7.자 단체협약과 추가합의에 따라 참가인 노동조합에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와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제공하면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협조하여 놓고 뒤늦게 태도를 바꿔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5.7.7.자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의 단체협약은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도입 이전인 1994.7.1. 이미 체결되어 있었는바, 원고가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 도입 이전부터 존재하던 단체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참가인 노동조합에 2015년도 월별 임금지급 내역서를 제공한 것을 두고 원고가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협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또한 갑 제3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듯이, 2015.7.7.자 추가합의는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산정기준’을 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합의이지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를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아니므로, 원고가 2015.7.7.자 추가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참가인 노동조합에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세부내역서를 제공한 것을 두고 원고가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에 협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을나 제18호증의 기재와 같이, 2015.6.3. 임금 및 단체교섭 위원회 회의 당시 참가인 노동조합 측이 원고의 E에게 경영평가 성과급 관련 자료를 요구하자 E이 “저희가 드릴께요. 자료는 우리가 드리고.”라고 발언한 것 역시 경영평가 성과급 ‘산정기준’을 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지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 B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마) 결국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 제2 징계사유

(1) 인정사실

(가) 참가인 B은 2016.10.25.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지금과 같은 감사 행태는 인권탄압이며 양심의 자유와 사생활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나) 지역노동조합본부 본부장 11명은 2016.11.1.과 같은 달 2., 같은 달 7., 같은 달 8. 원고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문답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였다. 위 각 본부장들 중 일부는 위 조사 과정에서 ‘참가인 B로부터 문답서에 절대로 서명·날인하지 마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서명·날인을 거부한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원고는 2016.11.10. 참가인 B에게 2016.11.14. 감사실에 출석할 것을 명하였다. 참가인 B은 2016.11.11. 원고에 이 사건 감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같은 날 ‘이 사건 감사는 참가인 노동조합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자 탄압행위이므로 지금 당장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법적·물리적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라) 참가인 B은 2016.11.14. 감사실에 출석하지 않았다. 원고는 같은 날 다시 한번 참가인 B에게 출석을 명하였으나, 참가인 B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17 내지 21, 25, 32호증, 을가 제5호증 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제1항제1호는 ‘감사기구의 장은 자체감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소속 직원에 대하여 출석·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제1항 각 호에 따른 조치를 요구받은 소속 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며, 제41조제1항은 ‘자체감사를 받는 사람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를 거부한 사람과 정당한 사유 없이 자체감사활동을 방해한 사람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감사기준시행세칙 제12조제3호, 제29조제2항은 ‘감사는 소속 직원에게 출석과 답변을 요구할 수 있고, 소속 직원은 그 기한까지 출석하여 조사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복무규정 제2조제1호는 ‘직원은 업무운영상 기본이 되는 법규, 정관 및 제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이 공공기관 소속 직원에게 자체감사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자체감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체감사활동을 방해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공공기관의 내부통제제도를 내실화하고 그 운영의 적정성, 공정성,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데에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형식 및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공공기관 소속 근로자는 공공기관의 자체감사활동에 협조할 직무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를 거부하고 자체감사활동을 방해한 행위는 복무규정 제2조제1호 위반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시·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의 감사거부행위에 관한 대법원 2015.9.10. 선고 2013추517 판결 등 참조).

또한 복무규정 제2조제1호는 ‘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말과 행동 등으로 조직의 기강을 해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활동을 방해한 행위는 조직 기강을 해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참가인 B은 지역노동조합본부 본부장들에게 문답서에 절대로 서명·날인하지 말라고 지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6.11.11. 원고에 이 사건 감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물리적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에 나서겠다는 협박을 가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모두 이 사건 감사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참가인 B은 2016.11.14. 별다른 이유 없이 감사실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 감사를 거부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다) 참가인 B은,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파업에 보복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감사를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는 애초부터 징계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참가인 B이 이 사건 감사를 방해하거나 거부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참가인 노동조합 주도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기준시행세칙 제44조제3호에 근거하여 의무적으로 이 사건 감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파업에 보복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감사를 실시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가인 B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참가인 노동조합의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 권유 내지 지시행위는 인사규정 제50조제1호 위반행위로서 징계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 B이 이 사건 감사를 방해하고 거부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 B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결국 제2 징계사유도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4.25. 선고 94누13053 판결, 대법원 2017.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갑 제28, 29호증의 각 기재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B에게 유리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의 이사회는 국민의 원고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고 직원들에 대한 동기 부여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업무효율화를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기존의 연공서열중심 급여체계를 개선하여 업무성과가 우수한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기로 의결하였고, 원고의 사장은 참가인 노동조합과 소속 근로자들에게 위 제도를 준수하라고 명령하였다. 위 명령은 정관에 따른 정당한 명령에 해당하므로 근로자는 이를 준수할 직무상 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참가인 B은 이를 위반하여 참가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에게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할 것을 권유 내지 지시하였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2015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함으로써 원고의 정당한 경영권 행사가 심각하게 침해되었다. 또한 참가인 B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감사를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 사건 감사를 방해하여 공공기관 감사제도의 근간을 본질적으로 훼손시켰다. 참가인 B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로 원고의 직장질서가 심각하게 파괴되었음에도 참가인 B은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바, 위와 같은 비위행위에 대해 엄중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고의 위계질서와 근무기강이 붕괴될 것임이 명백하다.

(2) 무엇보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통해 참가인 B에게 참가인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경영평가 성과급 재분배 권유 내지 지시행위가 징계대상에 해당함을 명시적으로 고지하였음에도 참가인 B의 주도 하에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7년에도 또 다시 조합원들에게 2016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선동을 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

(3) 징계규칙 제8조제1항 본문, [별표 1] 제3호는 ‘정당한 지시를 불이행한 자나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를 거부한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 B의 비위행위로 원고의 직장질서가 심각하게 파괴되었으므로 그 비위의 도가 중하다고 보아야 하고 참가인 B에게 고의도 있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 B에게 파면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위 징계양정 기준에 부합한다.

(4) 징계규칙 제8조제6항제1호는 ‘징계의결 요구된 자가 사장 표창을 받은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임의적 감경사유에 불과한바, 자신의 비위행위로 원고의 직장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였음에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2017년에도 또 다시 조합원들에게 2016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는 참가인 B에게 감경의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해고가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적법한 징계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이상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하여 그 사유만으로 징계해고가 징계권 남용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참가인 B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한 이상 원고가 평소 참가인 B과 참가인 노동조합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하여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노동조합법 제81조제1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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