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10.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 보조참가인들이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자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례.
【대법원 2021.10.28. 대법 2021두45114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21두4511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종합관리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피고보조참가인 1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1.6.17. 선고 2020누59323 판결
• 판결선고 / 2021.10.28.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
가. 원고는 공동주택 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1996.7.9.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 1은 2018.8.14., 피고보조참가인 2는 2015.1.10. 원고에 각 입사하여 용인시 소재 (아파트명 생략)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보조참가인 1은 원고와 사이에 2018.8.14. 계약기간을 2018.8.14. ~ 2018.9.13.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8.9.14. 계약기간을 2018.9.14. ~ 2018.12.31.로 하는 근로계약을 재체결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 2는 원고와 사이에 2015.1.10.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근로기간을 2개월 내지 6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을 11차례에 걸쳐 체결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 2는 원고와 사이에 2018.10.1. 계약기간을 2018.10.1. ~ 2018.12.31.로 하는 근로계약을 마지막으로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8.12.30. 피고보조참가인들에게 2018.12.31.자로 피고보조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각 통지하였다.
라.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원고에 입사할 당시 만 55세 이상이었고 원고와 계약기간을 2~6개월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제4호의 사용기간 예외가 인정되는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10.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하여 실시한 근무평가에 객관성 및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그와 같은 평가에 근거하여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하여 실시한 근무평가에 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는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10.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은 원고의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근로계약 만료 통지는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갱신의 거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정한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 제27조의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