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요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이라 함) 제22조의2에서는 수탁·위탁거래(상생협력법 제2조제4호에 따른 “수탁·위탁거래”를 말하며, 이하 같음)에 대한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납품대금의 조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함) 제5조제1항제1호에 따른 공기업·준정부기관(이하 “공기업·준정부기관”이라 함)이 중소기업과 수탁·위탁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상생협력법 제22조의2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려는 경우, 공기업·준정부기관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함) 제19조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에 규정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는지?
[질의배경]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위 질의요지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이견이 있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함.
<회 답>
이 사안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에 규정된 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유>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중소기업과 수탁·위탁거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상생협력법 제2조제5호에 따른 “위탁기업”으로서 같은 법이 적용되고,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제3항 및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2조제5항에서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에 관하여 국가계약법령을 준용하고 있어 같은 법도 적용되는데, 상생협력법 제22조의2는 납품대금의 지급 구조를 개선하여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수탁기업의 신청 등에 따른 계약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조정절차가 진행되는 반면, 국가계약법 제19조는 계약상대방이 계약이행을 포기하거나 그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여 공공계약의 목적 달성에 지장이 초래되거나 예산이 낭비되는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대법원 2017.12.21. 선고 2012다74076 판결례 참조)으로,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이 계약금액을 일정한 요건에 따라 직권으로 조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두 법령의 규정은 입법목적과 규율하는 내용이 달라 어느 한 규정이 다른 규정을 배제하고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함)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의 규정에서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또는 “기타 계약내용의 변경”이 있는 경우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상생협력법 제22조의2에서는 “납품대금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조정을 신청하거나 협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같은 법에 따라 납품대금의 조정을 하려는 경우 국가계약법 시행령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그 조정이 가능한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먼저 국가계약법령의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입법연혁을 살펴보면, 해당 규정을 신설할 당시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던 것(1977.4.1. 대통령령 제8524호로 개정된 「예산회계법시행령」 제95조의2, 제95조의3 및 1986.4.1. 대통령령 제11876호로 개정된 「예산회계법시행령」 제95조의4 참조)을 국가가 계약금액의 조정을 기피하는 사례를 방지하여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도모하려는 목적(1983.3.28. 대통령령 제11081호로 개정된 「예산회계법시행령」 제정·개정이유 참조)으로 현행과 같이 “계약금액을 조정한다”는 의무 부과의 형태로 개정(1983.3.28. 대통령령 제11081호로 개정된 「예산회계법시행령」 및 1987.4.1. 대통령령 제12123호로 개정된 「예산회계법시행령」 참조)하였는바, 국가계약법 제19조는 공공계약(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이나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을 말하며, 이하 같음)에 있어서 국가계약법령에 따른 요건에 해당하면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무를 국가나 공기업·준정부기관에 부과하는 의미로 보아야 할 뿐, 해당 규정이 계약상대자와의 합의에 기초한 계약금액의 조정과 같이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대법원 2017.12.21. 선고 2012다74076 판결례 참조)
또한 국가계약법 제5조제1항에서는 “계약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체결되어야 하며, 당사자는 계약의 내용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공공계약도 국가 또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하는 사법(私法)상의 계약으로서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법령에서 특별히 정한 것이 없는 이상 공공계약에서도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적용(법제처 2019.12.30. 회신 19-0642 해석례, 대법원 2020.5.14. 선고 2018다298409 판결례 및 대법원 2017.12.21. 선고 2012다74076 판결례 참조)된다고 할 것이고, 상생협력법 제22조의2에서 납품대금의 조정 제도를 둔 취지는 수탁기업인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위탁기업에 조정 또는 협의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의무 등은 부과하되, 실제 납품대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계약 당사자 간의 상호 자유로운 의사에 맡기려는 것으로 보이는바, 다른 위탁기업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우에도 수탁기업 등과 협의가 이루어진다면, 그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계약의 법리와 법령의 체계에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그리고 상생협력법 제22조의2제8항에 따르면 위탁기업 또는 수탁기업은 수탁기업 등이 납품대금의 조정 신청을 한 날부터 30일 안에 납품대금의 조정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지 아니한 경우 등에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데,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위탁기업인 경우 납품대금의 조정이 국가계약법 시행령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로만 결정된다고 본다면, 같은 영에 따라 위탁기업이 조정한 사항을 수탁기업은 수용해야만 하므로 상생협력법에 따른 합의가 무의미해지고, 설령 분쟁 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조정해줄 수 있는 사안은 국가계약법 시행령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분쟁 조정을 신청할 실익이 없게 되는바, 결과적으로 상생협력법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부여한 “분쟁 조정 권한”이 명문의 근거 없이 제한되므로 그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사안의 경우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부터 제66조까지에 규정된 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 법령정비 권고사항
상생협력법 제22조의2에 따른 납품대금의 조정 협의를 하는 경우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4조 등에 따른 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납품대금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제처 21-0340, 2021.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