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2017.6.8. 선고 2016249557 판결 참조).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견본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이 사건 토지를 임차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 이후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면서 임대차보증금과 이미 지급한 차임의 반환을 청구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사정변경을 이유로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안임.

 



대법원 2020.12.10. 선고 2020254846 판결

 

대법원 제3부 판결

사 건 / 2020254846 보증금반환

원고, 피상고인 / 원고

피고, 상고인 / 피고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0.7.7. 선고 201887538 판결

판결선고 / 2020.12.10.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답변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2017.6.8. 선고 2016249557 판결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6.2.17.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임차보증금 1억 원, 연차임 3,000만 원, 기간 3년으로 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임대차보증금을 누가 지급하였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원고는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로서 임대차 종료 후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7.2.17.경 원고의 해지통보로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피고는 원고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한 견본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도 특약사항으로 위 목적이 명시되었는데, 이는 임대차계약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던 ○○마을 지주공동사업 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으로서 이 사건 사업의 진행 내용 등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으므로, 견본주택이 건축되지 않을 경우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임대차계약 당시부터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 원고는 2016.4.21. 용인시장으로부터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통보를 받고 2016.8.8. 주택사업계획승인신청 반려통보를 받음으로써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게 되었고, 피고도 그 무렵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임대인은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적당한 상태를 갖추어 임차인에게 인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계약존속 중에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623). 이 사건 토지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부터 현재까지 소외인이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새시 제조를 위한 임시가설물 설치, 각종 자재 보관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4) 견본주택 건축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다.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어 원고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인도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계약당사자,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해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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