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문서변조죄에서 ‘변조’는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의 내용에 권한 없는 자가 문서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변경을 가하여 새로운 증명력을 작출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와 같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변조된 부분은 진정하게 성립된 부분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문서의 내용 중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미 변조된 부분을 다시 권한 없이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문서변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9.27. 선고 2010도15206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20.6.4. 선고 2020도3809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20도3809 가. 위조공문서행사
나. 사문서변조 다. 변조사문서 행사 라. 명예훼손
• 피고인 / A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2.14. 선고 2019노3600 판결
• 판결선고 / 2020.06.04.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 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직권으로 판단한다.
1.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7.8.28.자 사문서변조죄 및 변조사문서행사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02.6.경 E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F에 발행한 2002.4.10.자 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자 란에 기재된 “상호 (주)F, 성명 G” 부분 중 “G” 부분을 지우고 그 자리에 “H”(피고인의 개명 전 이름)을 기재한 다음 이를 사본하는 방법으로 E 주식회사 명의의 세금계산서 1장을 변조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7.8.28.경 제1심 공동피고인 I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변조한 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자 란에 기재된 “H” 부분을 지우고 이를 사본하는 방법으로 E 주식회사 명의의 세금계산서 1장을 변조한 다음, 그 무렵 I이 그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담당판사에게 제출함으로써 변조된 사문서를 행사하였다.
2. 제1심과 원심은, 변조된 사문서에서 이미 변조된 부분을 다시 변경하는 행위가 사문서변조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사문서변조죄에서 ‘변조’는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의 내용에 권한 없는 자가 문서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변경을 가하여 새로운 증명력을 작출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와 같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변조된 부분은 진정하게 성립된 부분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문서의 내용 중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미 변조된 부분을 다시 권한 없이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문서변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9.27. 선고 2010도15206 판결 등 참조).
4.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이 2002.6.경 권한 없이 E 주식회사 명의의 세금계산서 중 “G” 부분을 지우고 “H”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이를 변조하였으므로, 위와 같이 변조된 “H” 부분은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H” 부분을 임의로 삭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문서변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문서변조죄에서 변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
5. 따라서 원심판결 중 2017.8.28.자 사문서변조죄 및 변조사문서행사죄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판결 중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