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요지>

[1] 이 사건 채취조항은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확보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함으로써, 범죄 수사 및 예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 이 사건 채취조항의 대상범죄인 형법 제284조의 특수협박죄는 그 행위 태양, 수법 등에서 다른 범죄에 비하여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한 점, 판사가 채취영장을 발부하는 단계에서 채취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판단하면서 재범의 위험성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채취대상자의 의견진술기회도 보장되는 점,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과정에서 채취대상자의 신체나 명예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나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채취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 이 사건 채취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신체의 자유의 정도가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 등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이 사건 채취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헌법재판소는 2014.8.28. 2011헌마28등 결정에서 이 사건 삭제조항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

[1] 이 사건 채취조항은 채취의 요건으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고 특정 범죄를 범하여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도 획일적으로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침해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비교적 죄질이 경미한 특수협박죄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아 채취대상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이 사건 채취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결코 작지 아니하므로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이 사건 채취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2] 이 사건 삭제조항은 일단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에 대하여는 법원의 무죄판결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형인등이 사망한 경우에야 이를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자가 재범하지 않고 상당 기간을 경과하는 경우에는 재범의 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할 것임에도 일률적으로 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보관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이며, 특히 소년범의 경우 가혹하다. 대상범죄 중에는 상대적으로 죄질이 경미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범죄도 포함되어 있고, 성폭력범죄자의 신상정보 등록의 경우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차등 적용하고, 최초등록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신상정보 등록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 볼 때도 현저히 균형을 상실한 것이다. 장기간 보관과정에서 정보의 유출, 오용 등의 위험이 현실화되는 경우 대상자가 실제 입는 불이익도 작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삭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헌법재판소 2020.5.27. 2017헌마1326 결정

 

사 건 / 2017헌마1326 결정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제2호의4 등 위헌확인]

청구인 / ○○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7.8.4. 특수협박죄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7고약5761)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청구인은 2017.12.4.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를 위해 출석해 달라는 통지를 받고,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디엔에이법이라 한다) 5조제1항제2호의4, 8조제1, 10조제1항제1호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7.1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디엔에이법(2016.1.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된 것) 5조제1항제2호의4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에게 직접 적용되는 부분은 디엔에이법 제5조제1항제2호의4 형법 제284조의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청구인은 디엔에이법(2010.1.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된 것) 8조제1항이 사안의 경중,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조항은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대상자가 시료채취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에 관할 지방법원 판사의 영장을 발부받아 시료를 채취하도록 하는 조항으로 헌법상 영장주의를 구체화한 조항에 불과하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위 디엔에이법 제5조제1항제2호의4 부분과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되므로 그에 의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피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조항은 별도로 심판대상으로 삼을 필요나 실익이 없어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청구인은 또한 구 디엔에이법(2010.1.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20.1.21. 법률 제168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0조제1항제1호가 채취대상자의 생체정보를 대상자 사망 시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채취된 디엔에이감시시료의 감식 및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데이터베이스 수록에 관한 업무처리 방식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위 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직접 침해되었다거나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4.8.28. 2011헌마28등 참조).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조항은 채취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수록, 관리할 수 있도록 정한 구 디엔에이법(2010.1.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20.1.21. 법률 제168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3조이고, 그 중 청구인의 주장과 직접 관련되는 부분은 제3항 중 수형인등에 관한 부분이라 할 것이므로 직권으로 심판대상을 변경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디엔에이법(2016.1.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된 것) 5조제1항제2호의4 형법 제284조의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채취조항이라 한다)과 구 디엔에이법(2010.1.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20.1.21. 법률 제168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3조제3항 중 수형인등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삭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6.1.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된 것)

5(수형인등으로부터의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검사(군검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 또는 이와 경합된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 형법59조의2에 따른 보호관찰명령, 치료감호법에 따른 치료감호선고, 소년법32조제1항제9호 또는 제10호에 해당하는 보호처분결정을 받아 확정된 사람(이하 수형인등이라 한다)으로부터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 다만, 6조에 따라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가 이미 수록되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24.형법2편 제30장 협박의 죄 중 제284, 285, 286(284, 285조의 미수범에 한정한다)의 죄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1.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20.1.21. 법률 제168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3(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삭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담당자는 수형인등 또는 구속피의자등이 사망한 경우에는 제5조 또는 제6조에 따라 채취되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직권 또는 친족의 신청에 의하여 삭제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12.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284(특수협박)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전조제1, 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 이 사건 채취조항은 대상범죄만 특정하고 있을 뿐 사안의 경중, 재범의 위험성 등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으며, 채취대상자가 벌금형을 선고받기만 해도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또한 이 사건 채취조항은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대상이 아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차별하므로 평등권도 침해한다.

 

. 이 사건 삭제조항은 수형인등이 사망해야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가 삭제되는 것으로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가 무기한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4. 이 사건 채취조항에 대한 판단

 

. 신체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 제12조제1항의 신체의 자유는, 신체의 안정성이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힘이나 정신적인 위험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아니할 자유와 신체활동을 임의적이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헌재 1992.12.24. 92헌가8; 헌재 2005.5.26. 99헌마513).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의 구체적인 방법은 구강점막 또는 모근을 포함한 모발을 채취하는 방법으로 하고, 위 방법들에 의한 채취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분비물, 체액을 채취하는 방법으로 한다(디엔에이법 시행령 제8조제1). 그러므로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행위는 신체의 안정성을 해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채취조항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헌재 2018.8.30. 2016헌마344).

(2) 이 사건 채취조항은 특정 범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으로부터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확보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함으로써, 기존 수사방식에 따른 범인 검거 및 사후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여 조속히 범인을 검거하고, 무고한 용의자를 수사선상에서 조기에 배제하며, 아울러 범죄예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또한 특정 범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들의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이들로부터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하는 것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3) 이 사건 채취조항의 대상범죄는 형법 제284조의 특수협박죄로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 제283조의 협박죄, 존속협박죄를 범한 경우에 성립한다. 특수협박죄는 그 행위 태양, 수법 등에서 다른 범죄에 비하여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특수협박죄를 저지른 자의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디엔에이법 제8조제1항은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때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영장 발부 요건으로서 재범의 위험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는 판사가 채취영장을 발부하는 단계에서 채취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판단하면서 실무상 충분히 고려할 수 있으며, 디엔에이법 제8조제4항 및 제5항은 그에 관한 채취대상자의 의견진술기회를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나아가 디엔에이법은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하는 경우 채취를 거부할 수 있음을 사전에 고지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고(8조제3),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때에는 대상자에게 채취 이유, 채취할 시료의 종류 및 방법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으며(8조제9), 디엔에이감식시료는 우선적으로 구강점막 또는 모근을 포함한 모발에서 채취하고 위의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 그 밖에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는 신체부분, 분비물, 체액의 채취를 하게 하는 등 채취대상자의 신체나 명예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9, 시행령 제8).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채취조항은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4) 이 사건 채취조항에 의하여 제한되는 신체의 자유의 정도는 일상생활 중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정도의 미약한 것으로서 외상이나 생리적 기능의 저하를 수반하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 등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채취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5) 결국 이 사건 채취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평등권 침해 여부

이 사건 채취조항의 대상범죄인 특수협박죄는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의 대상이 아닌 범죄에 비하여 범행의 방법 및 수단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가중처벌되는 범죄이고, 상해,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 장래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 등을 위하여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대상자군으로 삼은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채취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5. 이 사건 삭제조항에 대한 판단

 

. 제한되는 기본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는 개인 식별을 목적으로 디엔에이감식을 통하여 취득한 정보로서 일련의 숫자 또는 부호의 조합으로 표기된 것인데,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2조제1호에서 말하는 생존하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당해 정보만으로는 특정개인을 식별할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당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 개인정보이다. 이 사건 삭제조항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망할 때까지 개인정보인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수록,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

그 외 청구인이 이 사건 삭제조항에 의해 침해된다고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권, 행복추구권,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헌법적 근거로 거론되는 것들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위 기본권들의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함께 이루어지므로 그 침해 여부를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헌재 2014.8.28. 2011헌마28등 참조).

 

.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헌법재판소는 2014.8.28. 2011헌마28등 결정에서 이 사건 삭제조항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고, 2018.8.30. 2016헌마344등 결정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형인등이 사망할 때까지 관리하여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이 사건 삭제조항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디엔에이법 제3조제2항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되는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에 개인식별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외의 정보 또는 인적 사항이 포함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개인식별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정보만을 수록하도록 하고 있고, 그 외에도 디엔에이법 및 그 시행령에 디엔에이 관련 자료 및 정보의 삭제에 관한 규정과 데이터베이스의 운영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삭제조항이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형인등이 사망할 때까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하도록 규정하더라도,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삭제조항에 의하여 청구인의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평생토록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청구인이 현실적으로 입게 되는 불이익은 크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에,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장래의 범죄수사 등에 신원확인을 위하여 이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공익은 중요하고, 그로 인한 청구인의 불이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삭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 수록 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해야 할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삭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6.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7.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채취조항과 삭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각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견해를 밝힌다.

 

. 이 사건 채취조항

(1) 이 사건 채취조항은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수형인등과 관련된 부분이므로, 이 사건 채취조항과 관련된 디엔에이법의 주된 목적은 장래의 범죄수사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고, 채취대상자가 차후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대한 개별적인 근거가 존재해야 한다.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대상자에 대하여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한다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채취조항은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의 요건으로서 재범의 위험성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직 특정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채취조항의 대상범죄인 특수협박죄는 재범률이 일반 범죄의 그것에 비하여 그 차이가 크다고 보기 어렵고, 그 죄질이 다른 채취 대상범죄(흉기휴대 상해범, 강간등 상해범 등)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미하여 약식명령에 의한 벌금형의 부과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재범의 위험성도 높다고 보기 어렵다. 재범의 위험성은 대상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행위자별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특정 범죄전력만 가지고 도식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 사건 채취조항은 행위자의 재범의 위험성 요건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고 특정 범죄를 범하여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도 획일적으로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침해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헌재 2018.8.30. 2016헌마344등의 반대의견 참조).

(2) 이 사건 채취조항에 의한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과정에서 일상생활 중 경험할 수 있는 미약한 정도의 신체 제한만 가해진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 채취되는 시료는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는 모든 유전정보를 포함하는 신체구성 물질이다. 디엔에이법에서 유전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특정 염기서열 부분만을 검사·분석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취득하도록 하고 있기는 하지만(2조제3), 그 정보는 애초에 유전정보를 모두 포함하는 위 채취시료를 가공, 추출, 감식함에 따라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민감한 유전정보의 오남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채취조항은 비교적 죄질이 경미한 특수협박죄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재범의 위험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아 채취대상자가 입게 되는 위와 같은 불이익이 이 사건 채취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결코 작지 아니하므로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난다.

(3) 따라서 이 사건 채취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 이 사건 삭제조항

(1) 이 사건 삭제조항에 의하면 일단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에 대하여는 법원의 무죄판결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형인등이 사망한 경우에야 이를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대상범죄를 범한 수형인등에게는 생존하는 동안 재범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대상자가 재범하지 않고 상당 기간을 경과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재범의 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일정한 기한을 정하여 보관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삭제 여부를 심사하거나,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이를 일괄적으로 삭제하도록 하는 등의 적정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방안을 강구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수록, 관리하는 것은 장래의 범죄수사 및 범죄예방이라는 입법목적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 된다(헌재 2018.8.30. 2016헌마344등의 반대의견 참조). 특히 소년범의 경우, 아직 사리분별이 미숙한 상태에서 범한 죄로 인하여 평생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검색·조회되도록 하여 전과자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음으로써 그의 건전한 사회복귀 및 교화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가혹하다.

(2) 이 사건 삭제조항은 대상범죄들로 인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그 범죄의 경중과 재범의 위험성 등에 관한 아무런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적용된다. 그에 따라 협박,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죄질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재범 위험성이 크지 않은 범죄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의 경우에도 대상범죄를 범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사망 시까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보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그 대상자에게 가혹한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위에서 든 위 일부 범죄들 보다 더 죄질이 중하고 재범의 위험성 또한 별다른 차이가 없는 강간죄 등 성폭력범죄를 대상으로 재범 억제와 신속한 수사라는 동일한 목적 달성을 위해 성폭력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하면서도 등록기간을 선고된 형량에 따라 최고 30년부터 최저 10년까지로 차등 적용하고, 최초등록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등록대상자의 신청에 의해 신상정보 등록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규정 내용과 비교해 볼 때도 현저히 균형을 상실한 것이다.

(3)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는 그 정보내용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고, 유전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디엔에이의 특정 염기서열 부분만을 디엔에이감식 대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인종이나 성별, 가족관계 등을 판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으며, 향후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서는 위 특정 염기서열 부분 또는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만으로도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정보를 얻어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상자의 사망 시까지라는 불확정의 장기간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컴퓨터파일의 형태로 보관할 경우 그만큼 정보의 유출, 오용 및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그리고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대상범죄의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등 대상자가 실제적으로 입는 불이익은 결코 작지 아니하다(헌재 2018.8.30. 2016헌마344등의 반대의견 참조).

(4)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삭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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