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제18조제1항은 금융위원회법의 위임에 따라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서 금융위원회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4.10. 선고 2007두484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신협 직원으로 근무한 후 퇴직하였다가 약 6개월 만에 신협 임원(이사장)으로 선출된 상황에서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행한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을 사유로 피고가 신협에 대하여 임원 개선 요구(해임 및 신임 선출 요구)를 한 사안에서,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에 따라 신협에 대하여 개선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아울러 원고가 행한 대출이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을 위반한 대출에 해당하며, 임원 개선 요구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
◆ 대법원 제3부 2019.05.30. 선고 2018두52204 판결 [제재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금융위원회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8.7.20. 선고 2017누8035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에 따른 조치 요구의 적용 요건(상고이유 제1점)
가. 관련 법령과 고시의 내용
(1) 신용협동조합법 제83조는 신용협동조합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감독 등을 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용협동조합과 중앙회의 업무를 감독하고 감독상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으며(제1항), 금융감독원장은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신용협동조합 또는 중앙회의 업무와 재산에 관하여 검사를 하게 할 수 있다(제2항).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은 신용협동조합의 임직원이 법 또는 법에 따른 명령·정관·규정에서 정한 절차·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이하 ‘위법행위’라 한다)에는 금융위원회는 신용협동조합으로 하여금 관련 임원에 대해서는 개선(改選, 위법행위를 한 임원을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는 것을 뜻한다), 직무의 정지 또는 견책(제1호), 관련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면직, 정직, 감봉 또는 견책(제2호) 등의 조치를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이하 ‘조치 요구’라 한다).
신용협동조합법 제42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의4 제1항은 신용협동조합이 동일인에 대하여 직전 사업연도말 자기자본의 100분의 20과 자산총액의 100분의 1 중 큰 금액을 초과하는 대출을 할 수 없고, 이 경우 본인의 계산으로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하는 대출은 본인의 대출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신용협동조합법 제99조제2항제2호는 신용협동조합의 임직원이 제42조를 위반하여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2)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위원회법’이라 한다)은 ‘금융기관의 감독 및 검사·제재(制裁)에 관한 사항’을 금융위원회의 소관 사무의 하나로 정하면서(제17조제2호), 금융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의 업무 등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업무 등을 검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60조). 그 위임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은 금융감독원장이 실시하는 검사의 방법, 검사결과의 처리와 제재,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감독원장이 검사를 실시하는 금융기관에 적용될 뿐만 아니라(제2조제1항),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금융위원회가 검사를 실시하는 금융기관에도 준용된다(제2조제2항).
이 사건 고시 제18조제1항은 제1호부터 제5호까지 신용협동조합법을 포함한 금융업관련법 등에 따라 금융기관의 임원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제재의 종류와 사유를 그 경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하고 있다. 그중 제1호 가.목은 금융기관의 임원이 “고의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를 함으로써 금융질서를 크게 문란시키거나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한 경우” 금융위원회가 해임권고[해임요구, 개선(改選)요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조제2항에서는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기관의 임원이 제1항제1호(해임권고)와 제2호(업무집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여야 하고, 제3호(문책 경고), 제4호(주의적 경고), 제5호(주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해당하는 조치를 직접 취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3) 이와 같은 관련 법령의 규정 체계와 내용,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고시 제18조제1항은 금융위원회법의 위임에 따라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서 금융위원회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4.10. 선고 2007두4841 판결 등 참조).
신용협동조합의 임직원이 고의로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금융질서를 크게 문란시키거나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하였다면 이 사건 고시 제18조제1항제1호 가.목에서 정한 해임권고의 사유가 될 수 있다. 그가 퇴임이나 퇴직을 하였다가 다시 동일한 신용협동조합의 임원이 된 경우에도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제1호에서 정한 조치 요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신용협동조합의 임직원이 고의로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후 다시 동일한 신용협동조합의 임원으로 취임한 경우 신용협동조합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2.8.1.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이라 한다)의 직원(전무)으로 신규 임용되었고, 2013.5.27.부터 ○○신협 △△지점장으로서 지점의 업무를 총괄하다가 2015.8.31. 정년퇴직하였다.
(2) 원고는 2013.9.경부터 2015.5.경까지 ○○신협의 동일인 대출한도 5억 원을 초과하여 강화토지산업개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1에게 4회에 걸쳐 17억 7,000만원, 소외 2에게 5회에 걸쳐 8억 7,700만 원, 주식회사 성흥씨앤디종합건설의 실제 대표자인 소외 3에게 2회에 걸쳐 9억 원, 총 11회 합계 35억 4,700만 원을 대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대출’이라 한다).
(3) 금융감독원은 2015.11.경 ○○신협에 대하여 부문검사를 실시하여 원고의 위와 같은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 사실을 확인하고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제재 조치를 건의하였으며, 2015.12.경에는 인천지방검찰청에 원고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였다.
(4) 원고는 위와 같은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을 포함한 업무실적을 내세워 2016.2.26. ○○신협의 임원인 이사장으로 선출되었고, 피고는 2016.12.14. ○○신협에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제1호에 따라 원고에 대한 개선 조치를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5) 원고는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한 이 사건 각 대출에 대하여 신용협동조합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2018.7.16. 인천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신협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건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을 실행한 것은 고의로 중대한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금융질서를 크게 문란시키거나 ○○신협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한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고시 제18조제1항제1호 가.목에서 정한 해임권고의 대상이 된다. 원고가 즉시 적발되지 않아 제재 조치를 받지 않은 채 정년퇴직을 하였다가 ○○신협의 이사장으로 취임함으로써 계속해서 ○○신협의 공신력이 크게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제1호에 따라 ○○신협에 원고에 대한 개선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라.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제1항에 따른 조치 요구의 적용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 위반 여부 등(상고이유 제2점, 제3점)
가. 원심은 이 사건 각 대출이 신용협동조합법 제42조의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을 위반한 대출에 해당하고, 원고에게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석명권 불행사로 인한 심리미진, 동일인 대출한도를 제한하고 있는 신용협동조합법 제42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상고이유 제4점)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➀ 이 사건 각 대출이 이루어진 데에 원고의 책임이 크다. ②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규정을 위반한 대출금이 20억 원을 초과하고 이러한 위법한 대출은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것이다. ③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고시의 위임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46조제2항 [별표 3] 금융업종별·위반유형별 제재양정 기준 중 ‘신용협동조합 등 임직원의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대출취급 등’에 관한 제재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결 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