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피고(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와 채권추심위임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는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는 위임계약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원고가 피고 회사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사안에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작성된 위 계약서는 위임계약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원고가 수행해 온 업무를 실질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퇴직금청구권을 인정한 사안]
◆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 2019.04.19. 선고 2018가합106952 판결 [퇴직금]
♣ 원 고 / 이○○
♣ 피 고 / A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19.03.29.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3,234,14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3.22.부터 2019.4.19.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3,234,14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3.7.의 14일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6.7.18. 피고와 채권추심위임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3.7.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2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6.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0.5.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피고와 여러 차례에 걸쳐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일부 계약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표 생략>
나) 피고는 본사 밑에 민사채권본부, 동부지역본부, 서부지역본부, 희망모아본부, 신용회복본부, 상록수본부, 하나채권본부, TM채권본부 등 8개의 본부를 두고 각 본부 밑에 다시 4~8개의 지점을 두어 총 4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은 지점장과 몇 개의 팀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지점장과 선임팀장은 정규직으로 보하고 있고, 팀원은 대부분 계약직이지만 일부 정규직도 포함되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다) 원고는 재직기간 동안 피고가 지정한 지점에 배치되어 피고가 할당한 채권의 추심을 위해 매일 위 지점 사무실에서 피고가 부여한 아이디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위 채권에 관련된 신용정보를 조회한 후 신용정보업종 사원증을 지참하고 나가서 채무자에 대한 재산조사, 소재탐지, 변제독촉, 변제수령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업무를 수행한 후 사무실로 복귀하여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 처리한 업무실적 등을 위 전산망에 입력하고 추적조사보고서(대손예상채권), 미등기조사보고서, 부동산실익평가서(대손예상채권) 등 피고가 마련한 서식에 따른 각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법적 조치나 감면 등이 필요한 경우 기안서나 의뢰서를 작성하여 소속 팀장 및 지점장의 결재를 받았으며, 매달 원고의 일별, 주별, 월별 목표치를 설정하여 이를 소속 지점에 제출하여 왔다.
라) 피고는 지점장이 담당하여야 할 업무수행 방법을 만들어 지점장의 교육 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일일업무로서 ‘근태관리 점검, 전체 조회 및 정신교육, 추심실적 점검, 실적 부진자 점검 등’을, 주간업무로서 ‘구간별 추심 진척도 점검, 개인업무평가표 취합 점검, 인사기록카드 관리, 주간 실적 부진자 면담, 교육 등’을, 월간업무로서 ‘월간 지점운영계획 수립, 구간별 인원배치계획, 업무배분 적정성 검토, 입·퇴사자 관리 및 인수인계, 비상연락망 점검, 월간 당직일지 점검 등’을 그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마) 피고의 각 지점장은 매달 소속 팀원 개인별로 월별 기초 보유건 및 보유액, 회전율(전화 컨택 횟수, 연락 방문 횟수, 행불 방문 횟수), 해당 월의 각 주차별, 해당주의 각 일자별 목표 회수액 및 목표 회전율 등으로 구성된 업무계획을 수립하여 소속본부에 보고하는 한편, 매일 각 팀원별 일일회수실적을 취합하여 소속 본부에 제출하였다. 본부를 통하여 이를 취합한 본사에서는 매일 각 본부별, 지점별 집계표를 작성하여 본부장 및 지점장에게 배포하였고, 이때 피고는 본부나 지점으로 하여금 부진을 해소할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였으며, 각 본부 산하 지점은 ‘개인별 부진원인 파악, 피드백(feedback) 교육 실시, 부진자에 대한 연장 근무 및 주말, 휴일을 활용한 비상근무체계 유도’, ‘부진자와 우수자에 대한 채권 차등 할당’, ‘주간별 목표 미달자 및 부진팀 부진사유서 징구, 팀별 일일 업무 점검, 지속 부진자 구간 이동 및 퇴출’, ‘일일 활동 및 약속자 체크, 동행 방문을 통한 업무진행과정 체크‘ 등의 관리 방안을 마련하였다.
바) 피고의 수원지점에서는 ‘아침조회 08:30, 퇴근시간 19:30 이후, 현지 출근 불가(집행시 예외), 현지 퇴근은 선임팀장의 사전 승인 필한 후, 집중 근무시간 준수(10:30까지 이석 자제), 복장(토요일에만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허용), 용모(두발, 수염) 단정, 점심 식사시간 12:00~13:00, 업무실행 계획서 제출 후 퇴근, 일일 업무내역 반드시 전산입력, 1일 7건 내·외부 추적(고액건 선 관리), 이자감면 요청서에 반드시 변제자 자필받을 것, 개인 PC보안 철저, 서류보관 철저, 정보유출 금지, 인감 날인대장 건 단위 기록(...외 몇 건 불가), 대외공문 표준양식 활용(문구 통일), 규정 외 최고서 사용 금지, 이해관계 사실확인서 규정 외 사용 금지, 토요일 집중교육(오전 집중근무 08:30~10:00, 성공사례 발표 10:00~11:00, 토론 11:00~12:00, 주마감 석회 12:00~12:10, 12:10 이후 퇴근)’ 등과 같은 근무지침을 만들어 소속 팀원들에게 준수하도록 요구하기도 하였다.
사) 채권추심인들은 외근 시 외근(외출)대장에 기재하고,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근태장부에 기재하여 왔다.
아)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매월 25일 피고로부터 채권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자) 원고는 피고의 지점 내 사무실에 지정된 좌석을 배정받아 근무하였고, 업무에 필요한 사무집기 및 비품 등은 피고가 제공하여 주었으며, 전화요금, 우편요금, 주민등록등·초본 및 부동산등기부등본 발급비용, 집행·경매 개문비용 등의 각종 비용도 피고가 보전하여 주었다.
차) 피고는 원고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수수료 수입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2, 제3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작성된 계약서 중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채권추심 등의 사무처리를 위탁하는 위임계약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보수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되어 있으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로 신원보증보험 보증서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지점에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의 전산망에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 등을 입력하고, 피고가 마련한 양식에 따라 보고서, 기안서 등을 작성하여 소속 팀장 또는 지점장의 결재를 받아왔으며, 일별, 주별, 월별 목표치를 설정하여 소속 지점에 제출하는 등 피고에게 업무수행내용 및 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여 왔다.
③ 피고는 각 본부와 그 산하 지점의 채권추심원별 일일 회수실적을 취합하고, 본부나 지점으로 하여금 부진을 해소할 대책을 수립·시행하게 하였으며, 각 지점은 ‘시말서 징구’, ‘채권 차등 할당’, ‘지속 부진자 구간이동 및 퇴출’ 등의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원고에 대하여 채권 회수 실적에 대한 목표치를 설정하게 하고, 원고의 실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하였으며, 실적이 저조한 경우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시하고,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등으로 감독과 통제를 해왔다.
④ 원고의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각종 근태와 관련한 지침을 통하여 사실상 이를 구속하였으며, 원고에게 구체적·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원고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고, 전화·우편요금, 등·초본 발급비용 등 제 비용을 부담하였다.
⑤ 원고는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나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주로 수행하여 왔다.
⑥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었다.
⑦ 원고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그 액수에 있어 당사자별·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⑧ 원고에 대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의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였으며, 원고가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지만,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들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나.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
1) 원고가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는 전체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서, 매월 그 액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일정한 지급기준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해당하고, 원고의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하기 전 3개월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수수료)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2) 갑 제1호증의 12, 제2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총 재직일수는 2006.7.15.부터 2018.3.7.까지 총 4253일이고, 원고가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 총액은 8,556,640원(= 3,146,790원 + 2,838,070원 + 2,571,780원)이며, 퇴직 전 3개월간 일수인 90일이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은 33,234,146원[= 8,556,640원 ÷ 90일 × 30일 × (4253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33,234,14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 2주일 후인 2018.3.22.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9.4.19.까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민법에서 정한 연 5%(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제3항)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