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다.
[2] 이 사건 단체협약의 단서조항에 의하면 퇴직금누진제를 적용받는 조합원인 원고들은 만 58세에 정년이 도래하게 되는바, 위 단서조항은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이 경우 고령자고용법 제19조제2항에 의하여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 된다.
정년이라 함은 단체협약 내지 근로계약에서 정한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자의 근로계속의 의사 및 능력 여하에 불구하고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는 제도인바, 이 사건 단서조항이 58세 정년으로 인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상 이후 2년의 추가고용 기간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60세 정년을 규정한 것과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 2018.10.25. 선고 2017가합12765 판결 [근로에관한 소송]
♣ 원 고 / 1. ○○○ ~ 6. ○○○
♣ 피 고 / 제주특별자치도
♣ 변론종결 / 2018.09.13.
<주 문>
1.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의 정년이 2019.6.30.까지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소속 공무직 직원(환경미화원)으로서, 1959.1.부터 1959.6.까지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이 속한 전국공공부문자치단체무기계약직노동조합은 2013.12.10.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정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7조(정년) ① 조합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하되 생년월일을 기준하여 1~6월 사이는 6월말, 7~12월 사이는 12월말로 한다. 단 종전 개별교섭으로 퇴직금누진제를 적용받고 있는 조합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되, 퇴직일로부터 2년의 범위 내에서 신규고용 한다. |
다. 위 정년규정은 2016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라고 한다)에서도 제17조제1항으로 그대로 유지되었다(이하 위 조항의 본문을 ‘이 사건 본문조항’이라 하고 같은 조항 단서를 ‘이 사건 단서조항’이라 한다).
라. 원고들은 퇴직금누진제를 적용받는 조합원이다.
마. 피고는 이 사건 단서조항에 따라 2017.6.경 원고들에게 2017.6.30.자로 정년퇴직됨을 통지하였고, 원고들은 2017.7.1.자로 피고에게 신규 고용되어 정년퇴직 이전과 같은 일에 종사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4호증, 을 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이 사건 단서조항이 무효라 하더라도 원고들은 추가적인 임금 및 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소의 보충성에 반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판 단
1) 관련 법리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므로 확인의 소의 보충성에 반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대법원 2010.2.25. 선고 2009다9329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기본 되는 권리관계로부터 파생하는 청구권에 기한 이행의 소가 가능한 경우라도 당해 기본 되는 권리관계 자체에 대하여 확인의 소는 허용된다 할 것이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어도 발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선결적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기본 되는 권리관계로부터 파생하는 청구권에 기한 이행의 소가 가능한 경우라도 당해 기본 되는 권리관계 자체에 관한 확인의 소는 허용된다).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서는 추가적인 임금 및 수당 청구권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인 원고들의 정년 시기에 대하여 분쟁이 있으므로, 원고들의 정년 시기를 확인 받는 것이 이와 관련된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방법이 된다 할 것이고, 보충성의 원칙에 반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령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다(대법원 2017.3.9. 선고 2016다249236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부칙에 의하여 피고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는 2017.1.1.부터 위 규정이 적용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1) 퇴직금누진제를 적용받는 조합원인 원고들은 이 사건 단서조항에 의하면 만 58세에 정년이 도래하게 되는바, 위 단서조항은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이 경우 고령자고용법 제19조제2항에 의하여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생년월일이 1959.1.~1959.6. 사이인 원고들의 정년은 이 사건 본문조항에 의하여 만 60세가 되는 해의 6월 말인 2019.6.30.이 된다(이 사건 단서조항이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이상, ① 이 사건 단체협약은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무효가 아니라거나, ② 이 사건 단서조항이 무효가 된다면 퇴직금 단수제를 받아들인 환경미화원들과 형평의 문제가 발생한다거나, ③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는 이 사건 단서조항은 원고들에게 58세 정년퇴직 후 신규고용으로 2년을 추가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60세 정년을 보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년이라 함은 단체협약 내지 근로계약에서 정한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자의 근로계속의 의사 및 능력 여하에 불구하고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는 제도인바, 이 사건 단서조항이 58세 정년으로 인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상 이후 2년의 추가고용 기간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60세 정년을 규정한 것과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결 론
원고들의 정년은 2019.6.30.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의 이익도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이의진(재판장) 장수진 이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