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근로자파견의 대상 업무에서 제외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 제5조제1항 중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부분,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5항 중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 및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 5. 20. 법률 제12632호로 개정된 것) 제43조 제1의2호 중 ‘제5조 제5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가운데 제5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핵심 업무인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을 기하고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한 근로자파견 자체를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근로자파견의 확대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제조업의 특성상 숙련되지 못한 근로자의 파견 또는 근로자의 잦은 변동을 방지할 필요성이 크며,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의 경우에도 일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근로자파견이 허용되고, 행정상의 제재수단만으로 입법목적을 실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침해의 최소성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 근로자의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보장이라는 공익이 사용사업주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지 못하는 직업수행의 자유 제한에 비하여 작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고자 하는 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핵심 업무인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을 기하고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 헌법재판소 2017.12.28. 선고 2016헌바346 결정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 등 위헌소원]
♣ 청구인 / 1. 손○준
2. 주식회사 ○○ 대표이사 김○순
♣ 당해사건 / 인천지방법원 2016고정362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주 문>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 제5조제1항 중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부분, 같은 법 제5조제5항 중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5.20. 법률 제12632호로 개정된 것) 제43조제1의2호 중 ‘제5조제5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가운데 제5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 주식회사 ○○(이하 ‘청구인 회사’라 한다)는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청구인 손○준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다.
청구인들은, ‘누구든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됨에도, 청구인 손○준은 총 27명의 근로자를 파견받아 청구인 회사의 조립팀에서 휴대폰 케이스 조립 등 업무를 하게 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고, 청구인 회사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청구인 손○준이 위와 같은 법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어, 각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16고정362).
청구인들은 위 재판 계속 중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5조제1항, 제2항, 제5항 및 제6조제4항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6초기784) 2016.8.30.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6.9.28.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들은 파견법 제5조제1항, 제2항, 제5항 및 제6조제4항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및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그런데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들이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것인지 여부는 쟁점이 되지 않았다. 또한, 파견법 제5조제2항의 위헌성에 관한 청구인들의 주장은 위 조항의 불명확성을 다툰다기보다는 당해 사건에서 위 조항을 적용받지 못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그 실질은 당해 사건 법원에 의한 사실관계의 인정 및 법률 해석・적용의 부당함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파견법 제5조제2항 및 이를 전제로 적용되는 파견법 제6조제4항제2호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청구인들은 파견법 제5조제1항 및 제5항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들에게 적용되고 청구인들이 위헌성을 다투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리고 당해 사건이 청구인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이므로, 직권으로 청구인 손○준에게 적용된 처벌조항인 파견법 제43조제1의2호 중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 부분을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 제5조제1항 중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부분(아래 밑줄 친 부분), 같은 법 제5조제5항 중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 및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5.20. 법률 제12632호로 개정된 것) 제43조제1의2호 중 ‘제5조제5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가운데 제5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12.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
제5조(근로자파견대상업무 등) ①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⑤ 누구든지 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거나 그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된다.
▶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4.5.20. 법률 제12632호로 개정된 것)
제43조(벌칙)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의2. 제5조제5항, 제6조제1항・제2항・제4항 또는 제7조제3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자
3.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사용사업주는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근로자는 직장을 잃게 되며, 불법파견의 문제가 양산된다. 파견법 제5조제2항에 따라 파견근로자의 일시 사용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을 허용하되 파견기간을 제한하고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획일적으로 근로자파견의 대상 업무에서 제외한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의 체결 여부와 그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자유를 침해하고, 사용사업주의 기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 단
가.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의 의의 및 근로자파견의 대상 업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간에 체결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법 제2조제1호 참조).
파견법은 법에서 열거하는 업무에 한하여 원칙적으로 근로자파견을 허용하는 방식(이른바 ‘Positive list’ 방식)을 채택하고, 파견대상업무를 근로자파견이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업무, 일시적으로 허용되는 업무 및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업무로 구분하고 있다(파견법 제5조,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참조). 그 중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파견법 제5조제2항에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일시적으로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업무에 해당한다.
나.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근로자파견의 대상 업무에서 제외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함으로써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헌법 제10조의 보장 내용인 사적자치의 원리, 계약의 자유 등이 직업수행의 영역에서 구체화된 것이 바로 직업수행의 자유이므로, 행복추구권이 보충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미 그와 특별관계에 있는 헌법 제15조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된다(헌재 2004.1.29. 2002헌바36등 참조). 그러므로 청구인들의 위 주장에 대한 판단은 심판대상조항이 사용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으로 충족되는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1) 헌법 제32조제1항 2문은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32조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파견, 도급 등과 같은 간접고용은 개별 사용자에게 단기적으로는 노무관리의 편의성 증진과 인건비의 절감 효과를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축적 기회의 상실, 업무충실도 저하 등으로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개별 근로자에게는 정규직 근로자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고 신분이 불안정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불이익을 줄 수 있다(헌재 2013.7.25. 2011헌바395 참조). 그러므로 입법자가 근로자파견을 비롯한 간접고용에 관한 사항을 규율함에 있어서는 간접고용의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하여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 제조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중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고(한국은행 2011년-2015년 ‘국민계정’ 통계 참조) 전체 근로자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고용노동부 2011년-2015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참조) 중요산업이다.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한 정의조항을 두고 있지 않으나, 통계청장이 한국표준산업분류(통계청 고시 제2017-13호)를 통해 제조업의 업종을 25개 중분류, 85개 소분류, 183개 세분류, 477개 세세분류로 구분하고 있는 점, ‘직접’이란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는 점, ‘생산공정(生産工程)’이란 ‘원료나 재료로부터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제조 과정에서 행하여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란 각종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원료나 재료의 가공, 성형, 조립 등의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고 이를 검사 및 포장하는 업무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업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핵심 업무인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을 기하고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
(4)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한 근로자파견의 허용 범위나 방식, 기간 등을 규제하는 대신 근로자파견 자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강력한 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가) 충분한 재정적 기반과 전문성을 갖춘 근로자파견업체가 다수 존재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파견근로자들에게 안정적인 임금이 보장되고 경력 향상에 필요한 적정한 교육이 실시되며,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쌓은 근로자라면 누구나 근로자파견업체를 통해 언제든지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된 경우라 하더라도 구직기간 동안 충분한 실업급여를 받으며 용이하게 재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동환경에서라면 근로자파견을 확대할 경우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라는 순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근로자파견의 확대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업의 핵심 업무인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을 허용할 경우 점차 제조업 전반으로 간접고용이 확대되어 수많은 근로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과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되고, 이로 인하여 인력난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초래되어 결국 제조업의 적정한 운영 자체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또한, 제조업의 특성상 근로자가 각종 공정기술을 습득하고 전문적인 설비를 취급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숙련되지 못한 파견근로자가 업무의 내용이나 작업 환경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업무에 투입될 경우 사고가 발생하거나 작업의 안정성・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고, 근로자의 잦은 변동은 전문 인력의 양성 및 노하우(know-how)의 집적을 어렵게 만들어 기술의 첨단화를 통해 미래 산업의 동력을 창출하여야 할 제조업의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근로자파견의 대상 업무에서 제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의 경우에도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 기간 동안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사용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제5조제2항 및 제6조제4항 참조).
(나) 물론, 이미 많은 중소 제조업체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파견법 제5조제2항에 규정된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경우 또는 외형상으로는 사내도급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경우 등 불법파견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불법파견의 형태로 일하고 있던 근로자들이 합법적인 파견근로자로 채용됨으로써 명목상의 고용률 및 해당 근로자들의 법적 지위가 다소 향상되는 정도를 넘어 제조업체의 인력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제조업체의 인력난은 무엇보다도 근로자들이 상시적,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 파견법 제6조의2는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의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파견근로의 장기화를 예방하고 사용사업주가 상용근로자를 파견근로자로 대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보장 외에도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 자체의 적정한 운영을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에 차이가 있다. 또한, 파견법 제46조제2항은 제6조의2의 직접고용의무를 위반한 사용사업주를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아니한바, 이와 같은 금전적 부담의 부과만으로 직접고용의무 이행의 실효성이 충분히 확보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파견법 제21조는 제1항에서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임을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파견근로자를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2항 및 제3항에 관련 시정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파견법 제21조의2는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제21조제1항을 위반하여 차별적 처우를 한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이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처우 금지규정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사업주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하고(파견법 제21조제4항), 차별적 처우, 그 시정조치의 내용 및 책임주체가 누구인지 등과 관련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으며, 관련 절차를 통하여 파견근로자가 권리구제를 받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거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규정만으로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을 기하고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적정임금을 보장한다는 입법목적을 실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의 경우 오로지 금전적인 부담만을 부과하여 이를 납부하고서라도 위법한 근로자파견계약을 유지할 동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정상의 간접적인 제재수단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 중 처벌조항인 파견법 제43조제1의2호 중 제5조제5항에 관한 부분은 징역형 외에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법정형을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양형선택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과도한 형벌로 보기도 어렵다.
(5)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의 적정한 운영,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접고용 증진 및 적정임금 보장이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고, 이러한 공익이 사용사업주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관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지 못함으로써 받게 되는 직업수행의 자유 제한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
(6)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유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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