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제2항은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 즉 규범적 부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2] 이 사건 단체협약은 원고로 하여금 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정직사원으로 의무적으로 본채용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단순한 근로계약의 존속기간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규범적 부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적용 대상이 된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기 부분은 단체협약 제18조제2호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6.7.22. 선고 2013두2439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교통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피고보조참가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3.10.18. 선고 2012누310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제2항은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 즉 규범적 부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0.2.13. 원고와 수습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버스 운전직으로 입사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신규로 채용된 사원에 대하여는 3개월간의 실무수습기간을 두어 그 기간 중 역량과 품성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본채용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수습기간 중인 2010.5.3.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0.5.부터 2011.1.30.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1.1.26.에 이르러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2011.1.30.로 만료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
다. 한편 원고는 2008.4.23. 제주지역본부일반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유효기간을 2008.4.1.부터 2010.3.31.까지로 정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2010.5.3. 다시 동일한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단체협약 제18조제2호는 “회사는 (직원을) 견습근로자 또는 정직사원으로 구분하되 견습 및 임시근로자는 3월의 수습기간을 두어 정직사원으로 확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참가인은 2010.5.31.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와 함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단체협약 제5조는 “이 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은 취업규칙 및 제사규에 우선하므로 협약기준에 미달하거나 상반되는 근로계약은 무효로 하고 무효된 부분은 본 협약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그리고 단체협약에서는 조합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고 있을 뿐 달리 기간제 근로자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③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에 2009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단체협약 제18조제2호의 이행과 관련하여 “사용자는 견습 또는 임시근로자로 채용된 자로서 수습기간 3개월이 경과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본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단체협약 제18조의 규정에 따라 정직사원으로 확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합의를 하기도 하였던 점, ④ 이러한 합의에 따라 당시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근로자들이 그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별도의 근로계약 체결 없이 계속 근무하였던 점, ⑤ 원고의 취업규칙은 실무수습기간에는 별도의 보수지급기준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8조제2호는 원고로 하여금 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정직사원으로 의무적으로 본채용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단순한 근로계약의 존속기간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규범적 부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적용 대상이 된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기 부분은 단체협약 제18조제2호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8조제2호는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규범적 효력이 없고, 설령 규범적 효력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는 단체협약 제18조제2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