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기간제법은 같은 법 제4조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들에게는 정년이 도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 대법원 제2부 2017.02.0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1. 김○규
2. 마○용
3. 백○렬
4. 성○오
5. 임○영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 보조참가인, 상고인 / 주식회사 서○○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6.9.1. 선고 2016누4056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참가인의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4조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4호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2조제1호에서 정하고 있는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자에 대하여도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고령자에 대한 채용 자체가 기피되어 고령자에 대한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21조는 사업주에게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그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퇴직금 등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고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49명을 사용하여 골프장업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2011.10.1. 원고들과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4.2.28.까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원고들을 계속하여 코스관리팀 사원으로 사용한 사실,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39조제1항은 “임·직원의 정년은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위 계약체결 전 이미 정년에 도달하였거나 2011.12.31.부터 2013.12.31. 사이에 각 정년에 도달한 사실, 참가인이 2014.3.1. 정년이 도과한 원고들과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4.3.1.부터 2015.2.28.까지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한 사실, 참가인은 2015.1.5. 원고들에게 원고들과의 근로계약기간이 같은 해 2.28. 만료된다고 통보한 사실, 이에 원고들은 부당해고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5.3.1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구제신청이 기각되었고, 원고들이 불복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두 차례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제2조는 계약기간의 종료 1개월 전까지 재계약을 하고, 차기 연봉계약은 업무능력, 근무성적, 근무태도 등 인사평가를 토대로 연봉을 정하되, 참가인의 사정에 따라 계약기간을 조정한 재계약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2조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계속하여 갱신될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과 참가인이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2011.10.1.부터 2015.2.28.까지 근로계약이 3회 갱신되었는데, 원고들의 근무태도나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거치지 않았고 그 갱신과정에서 정년 도과가 문제된 적은 없었던 점, 원고들은 2005년경부터 2011.9.30.까지는 위탁업체 소속 직원으로서, 2011.10.1.부터는 참가인 소속 직원으로서 약 10년간 참가인이 운영하는 골프클럽의 필수적인 업무인 골프장 코스관리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참가인은 2014.6.1. ○○○골프 주식회사와 골프장 코스관리업무에 대한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2014.8.22.경 단체교섭 관련 원고들과의 의견대립이 해결곤란상태에 이르기 전까지는 원고들과 ○○○골프 주식회사 직원에게 각각 작업지시를 하여 원고들이 위 업무를 수행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 무렵 원고들의 건강이 근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악화되었다거나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직무수행 능력이 떨어졌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참가인은 2015.1.경 원고들을 포함한 17명의 근로자들에게 정년 해당 또는 계약기간 만료사실을 통보하였는데, 위 17명 중 외주업체에 취직한 8명, 자진퇴사한 1명과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근로자들과는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으나,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은 갱신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들에게는 정년이 도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거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또는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