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한 공단의 결정에 앞서 재해발생 경위에 관한 보험가입자의 확인이나 의견제출 기회 부여를 필수적 절차로 규정한 것은, 근로자가 입은 재해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영역에서 발생한 경우라면 사업주는 재해발생 경위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사업주는 업무상 재해 인정과 관련하여 근로자의 이해와 상충되는 법적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기도 하므로 사업주의 확인이나 의견을 일응 신뢰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1, 2항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공단의 징수 범위를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정하고, 그 지급이 보험가입자 등의 거짓된 신고 등으로 인한 경우 그 보험가입자 등도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자와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정한 것은, 위와 같이 보험급여 결정 과정에서 사업주의 신고와 진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여 사업주가 근로자가 재해발생경위를 거짓으로 꾸며 요양신청을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러한 재해발생 경위가 사실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확인해 주는 행위에 대하여 엄격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사업주와 근로자가 결탁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는 것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자와 연대하여 징수의무를 부담하는 보험가입자에는, 해당 사실의 실질에 비추어 보험가입자임이 인정되는 자는 물론, 해당 사실의 실질에 비추어 보험가입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공단에 대한 관계에서 스스로 사업주로 행세하면서 재해발생 경위를 확인해 준 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보험가입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보험가입자에게 거짓된 신고 등에 관한 주관적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인데, 만약 그 신고 또는 확인이 보험가입자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 또는 피용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 거짓된 신고 등에 대한 인식 유무는 본인은 물론 대리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제22016.7.27. 선고 201636079 판결 [부당이득금징수처분취소]

원고, 피상고인 / 원고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6.3.9. 선고 20153896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1항은 공단은 보험급여를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1호의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여야 한다. 이 경우 공단이 제90조제2항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청구하여 받은 금액은 징수할 금액에서 제외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를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여야 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제2항은 1항제1호의 경우 보험급여의 지급이 보험가입자·산재보험 의료기관 또는 직업훈련기관의 거짓된 신고, 진단 또는 증명으로 인한 것이면 그 보험가입자·산재보험 의료기관 또는 직업훈련기관도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1조제1항은 40조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진폐에 따른 요양급여는 제외한다)를 받으려는 자는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하여 공단에 요양급여의 신청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요양급여 신청의 절차와 방법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제20조제1항은 법 제41조제1항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근로자의 재해발생 경위에 대한 보험가입자의 확인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제3항은 공단은 제1항에 따른 보험가입자의 확인이 없는 요양급여의 신청을 받은 경우에는 그 사실을 해당 근로자가 소속된 보험가입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보험가입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단에 그 요양급여 신청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제3, 7조제2호 등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는데, 산재보험에 있어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보험급여를 받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신고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실의 실질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2.24. 선고 982201 판결).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서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한 공단의 결정에 앞서 재해발생 경위에 관한 보험가입자의 확인이나 의견제출 기회 부여를 필수적 절차로 규정한 것은, 근로자가 입은 재해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영역에서 발생한 경우라면 사업주는 재해발생 경위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사업주는 업무상 재해 인정과 관련하여 근로자의 이해와 상충되는 법적·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기도 하므로 사업주의 확인이나 의견을 일응 신뢰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1, 2항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공단의 징수 범위를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정하고, 그 지급이 보험가입자 등의 거짓된 신고 등으로 인한 경우 그 보험가입자 등도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자와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정한 것은, 위와 같이 보험급여 결정 과정에서 사업주의 신고와 진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여 사업주가 근로자가 재해발생경위를 거짓으로 꾸며 요양신청을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러한 재해발생 경위가 사실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확인해 주는 행위에 대하여 엄격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사업주와 근로자가 결탁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는 것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자와 연대하여 징수의무를 부담하는 보험가입자에는, 해당 사실의 실질에 비추어 보험가입자임이 인정되는 자는 물론, 해당 사실의 실질에 비추어 보험가입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공단에 대한 관계에서 스스로 사업주로 행세하면서 재해발생 경위를 확인해 준 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보험가입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보험가입자에게 거짓된 신고 등에 관한 주관적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인데, 만약 그 신고 또는 확인이 보험가입자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 또는 피용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 거짓된 신고 등에 대한 인식 유무는 본인은 물론 대리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재해 발생 당시 원고와 공단 사이에 진정한 보험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원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의 보험가입자로 볼 수 없고, 건축주인 원고는 건축공사를 도급한 남편이 공사수급인의 부탁을 받아 재해발생 경위를 거짓으로 꾸민 근로자의 요양신청에 대하여 원고 명의로 허위의 확인을 해주었을 뿐 부정행위를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와 연대하여 부정수급액의 2배액을 징수한다고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제2항에 정한 보험가입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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