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신청권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 그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
◆ 대법원 제3부 2016.7.14. 선고 2014두47426 판결 [산재보험적용사업장변경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상고인 / 주식회사 ○○○○에스
♣ 피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4.12.3. 선고 2014누4726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이러한 신청권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 그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05.4.15. 선고 2004두11626 판결, 대법원 2014.7.10. 선고 2012두22966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업무상 재해를 당한 소외인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하여 피고는 요양승인처분을 하며 그 사업주를 원고로 보아 원고에게 요양승인 사실을 통지한 사실, 이에 원고는 소외인이 자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사업주 변경을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통지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먼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고 한다) 등 관련 법령은 이 사건 신청과 같이 사업주가 이미 발생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당시 재해근로자의 사용자가 자신이 아니라 제3자임을 근거로 사업주 변경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법규상으로 그러한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5조제3항, 제7조제2호 등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고 한다)의 보험가입자가 되는데, 산재보험에 있어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보험급여를 받을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사실의 실질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일 뿐이고(대법원 1999.2.24. 선고 98두2201 판결 참조) 피고의 결정에 의하여 보험가입자(당연가입자) 지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점, ② 피고는 재해근로자의 요양신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사업주를 특정하게 되나, 이는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내부적인 판단에 불과할 뿐이어서, 그러한 판단 자체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지 아니한 점, ③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제2항, 제26조제1항제1호, 제11조 등에 의하면,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자는 향후 산재보험료가 증액될 수 있고, 만약 산재보험관계 성립신고를 게을리한 상태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험급여액 중 일부를 징수당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보험료 부과처분이나 보험급여액 징수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청과 같은 내용의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러한 내용의 신청을 거부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되지 아니한다.
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통지의 처분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 박병대 김신 권순일(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