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6 제1항의 ‘확정된 날’은 위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른 사용자의 공고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공고기간 만료일,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여 사용자가 수정공고를 한 경우에는 그 수정공고기간 만료일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와 달리 사용자가 공고한 날을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로 본 원심을 파기한 사안
◆ 대법원 제2부 2016.2.18. 선고 2014다11550 판결 <교섭대표노동조합지위확인>
♣ 원고, 피상고인 / 전국금속노동조합
♣ 피고, 상고인 / 주식회사 보쉬전장
♣ 원심판결 / 대전고등법원 2014.1.21. 선고 2013나20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하고, 다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이하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라 한다) 내에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개별교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6 제1항은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 즉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동의할 수 있는 기간을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라 확정 또는 결정된 날부터 14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노동조합법과 시행령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와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로 구분하고 있는데, 시행령 제14조의5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로서 사용자의 교섭요구 노동조합 통지·공고와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사용자에 대한 이의 신청 및 노동위원회에 대한 시정 요청 등을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14조의6 내지 제14조의9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 중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자율적 결정, 과반수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등의 순서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확정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및 시행령 규정의 내용과 함께,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기간이므로 그 결정절차 참여의 전제가 되는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과 대표자, 조합원 수, 교섭요구일 등이 그 기간 진행 전에 모두 특정될 필요가 있는 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과 시행령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되는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라 확정 또는 결정된 날’은 시행령 제14조의5에서 정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가 종료된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이 되는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라 확정된 날’은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른 사용자의 공고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공고기간이 만료된 날을, 노동조합이 이의를 신청하여 사용자가 수정공고를 한 경우에는 그 수정공고기간이 만료된 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2012.3.5.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공고기간을 2012.3.5.부터 2012.3.12.까지로 하여 원고와 소외 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공고한 사실, 원고와 소외 노조는 그 공고기간 중에 피고에게 시행령 제14조의5 제2항에 따른 이의를 신청하지 아니한 사실, 이후 소외 노조는 2012.3.21. 피고에게 개별교섭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2012.3.23. 소외 노조의 개별교섭 요구에 동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와 법령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은 2012.3.5.자 공고의 공고기간 만료일인 2012.3.12.로 보아야 하므로, 그때부터 14일이 경과되기 전인 2012.3.23.에 있은 피고의 소외 노조에 대한 개별교섭 동의는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공고를 한 2012.3.5.을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로 보아 피고의 소외 노조에 대한 2012.3.23.자 개별교섭동의가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시행령 제14조의6 제1항에서 정한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