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요지>
근로계약을 수년간 갱신하며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사용자의 재발령 규정을 충족하여 온 점, 재직 중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로 보아 사용자도 계약갱신을 당연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시간강사로 전환되어 단절 없이 계속하여 동일한 강의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는 점, 객원교수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임금, 4대 보험 등에 있어 현저한 불이익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객원교수로의 계약갱신을 거절하고 시간강사로 전환한 것은 강등에 해당되며, 근로자들의 평가점수가 평균 80점 이상으로 재발령 요건을 충족하고 그 동안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객원교수에서 시간강사로 전환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부당한 강등이다.
◆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
♣ 사 건 : 중앙2015부해523 학교법인 경희학원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 근로자(재심피신청인) : 1. 한○○ 2. 박○○ 3. 박○○ 4. 김○○ 5. 유○○ 6. 여○○
♣ 사용자(재심신청인) : 학교법인 경희학원
♣ 판정일 : 2015.08.21.
▣ 우리 위원회는 위 재심신청사건에 대하여 심사하고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
<주 문>
이 사건 사용자의 재심신청을 기각한다.
<초심주문>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5.5.11. 판정 2015부해361]
1.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5.3.1.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지위를 객원교수가 아닌 시간강사로 부여한 것은 부당강등임을 인정한다.
2.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객원교수의 지위로 복원시키고, 부당강등 기간 동안 객원교수의 지위로 근로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과 시간강사의 지위로 근로하여 받은 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하라.
<재심신청취지>
1. 초심판정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행한 2015.2.28.자 근로계약만료 통보 또는 같은 해 3.1.자 시간강사로의 전환은 정당함을 인정한다.
<이 유>
1. 당사자
가. 근로자들
한○○, 박○○, 박○○, 김○○, 유○○, 여○○(이하 ‘이 사건 근로자 1~6’이라 하고, 모두를 지칭할 때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는 학교법인 경희학원에서 근무하다 2015.3.1.자로 부당하게 해고 또는 강등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나. 사용자
학교법인 경희학원(이하 ‘이 사건 사용자’ 또는 ‘이 사건 학교법인’이라 한다)은 1971.6.15. 설립되어 산하에 경기 ○○○에 소재한 ○○대학교 ○○캠퍼스(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 등 8개 기관을 두고 전임교원, 객원교수, 초빙교수, 시간강사 등 270여 명을 사용하여 고등교육, 중등교육, 초등교육 및 유아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 재심신청에 이른 경위
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용자가 행한 2015.2.28.자 근로계약만료 통보 및 같은 해 3.1.자 시간강사로의 일방적 전환 조치는 부당한 해고 또는 강등에 해당된다며 같은 해 3.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고 한다)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나. 초심지노위는 2015.5.11. 해고는 존재하지 않으나 부당한 강등이라고 판정하였다.
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15.5.28. 초심지노위 판정서를 수령하고,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6.5. 우리 위원회에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재심을 신청하였다.
3.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근로자들
최초 임용 될 당시 계약직으로 근로계약을 작성하지 않았고, 객원교수로서 월 고정급을 지급받으며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사회보험에 고용기간 내내 가입되어 있었으므로 다른 비전임 교원과는 다른 사용 형태의 고용이 보장된 근로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으므로 계약직 근로자가 아니며, 이 사건 사용자가 근속기간 중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미루어 근로계약 갱신을 당연시 해온 것으로 보이고, 객원교수들에 대한 평가제도가 존재하여 근로계약 갱신 여부의 결정이 제도화되어 있는 등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매년 평가를 거쳐 객원교수로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할 수 있으리라는 갱신기대권이 충분하게 인정됨에도 전체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일방적으로 지급하고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하는 등 실질적 퇴직조치를 한 것은 부당한 해고이며, 사회통념상 시간강사의 지위는 객원교수의 지위보다 낮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시간강사로 전환 시 월 임금이나 강의조건 등이 하향 조정되며, 이 사건 근로자들이 신분 변경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시간강사 신분으로 변경한 것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갱신기대권을 침해하여 불이익을 준 부당한 강등이다.
나. 사용자
근로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정당하게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시간강사로 새로운 구두 근로계약을 체결한바, 근로계약의 지속을 전제로 하는 부당강등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전공과목의 강의를 맡고 있는 자들로「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조제1항제5호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규정의 적용제외자에 해당하며, 이 사건 근로자들은 매년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자필로 서명을 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에도 “객원교수의 발령기간은 1년 이내로 하고 원칙적으로 연속하여 1회에 한하여 재발령 할 수 있으며 발령기간이 만료된 경우 별도의 해임통보 없이 당연히 해임된다.”라고 되어 있으며,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교양교육과정은 필요에 따라 신설 또는 폐지될 수 있는 과목으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근로계약해지는 정당하다.
4.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주장, 입증자료의 각 기재내용, 재심이유서 및 답변서, 초심 사건기록의 전 취지와 심문회의에서의 당사자 진술내용을 종합하여 다음 사실들을 인정한다.
가. 이 사건 근로자1, 2, 4~6은 2009.3.1., 이 사건 근로자3은 2011.3.11. 이 사건 대학교의 객원교수로 임용되었다.[초 재심 이유서, 초 재심 답변서]
나. 이 사건 사용자는 2008.6.30.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 중 임용기간에 관하여 “객원교원 임기는 1년 이내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를 “객원교수의 발령기간은 1년 단위로 하고, 연속하여 1회에 한하여 재발령 할 수 있다.”로 개정하였다.[초·재심 답변서, 사 제7호증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2002.7.1. 개정), 노위 제3호증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2008.6.30. 개정)]
다. 2012.3.1.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는 2013.2.28.까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재심 답변서, 사 제2호증 비전임 교원 근로계약서]
라. 위 ‘다’항의 서면 근로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최초 임용 시에는 행정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아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았으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객원교수로 임용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입사 시부터 매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며 다만, 2012년에 행정시스템 상 표준계약서가 마련되면서부터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서면 근로계약 체결이 2012년 이후에야 비로소 이행된 것은 이 사건 사용자가 반성하고 책임질 문제이며 행정시스템 불비는 변명에 불과하고, 최초 임용 시에 계약직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며 강의실 제공과 9시수강의에 대한 공지만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초 재심 이유서, 초 재심답변서]
마. 2012. 11월경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하고 있던 기숙지도프로그램을 전임교원이 담당하도록 하는 방침을 정하였고,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기숙지도교수 18명은 같은 해 12.26. 이 사건 사용자에 민원신청을 하였으나, 이 사건 사용자는 2013.1.31. 민원조사 결과 대학규정과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통보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재심 답변서, 노 제1호증 민원(고충)조사 결과 통보서]
바. 2013.2.20. 이 사건 사용자는 기숙지도교수들과의 월례회의에서 객원교수들의 기숙지도교수 보직을 해임한다고 통보하였고, 같은 해 3.1.부터 기숙지도프로그램 담당이 모두 전임교원으로 교체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은 강의 업무만 수행하게 되었다.[초 재심 이유서]
사. 2013.3.1.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는 2014.2.28.까지 계약기간을 1년 갱신하는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심답변서, 사 제2호증 비전임 교원 근로계약서]
아. 2013. 12월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2.28.자 계약기간 만료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 재심 답변서]
자. 2014.3.17.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는 위 ‘사’항의 근로계약 갱신에 연이어 같은 해 3.1.부터 2015.2.28.까지 계약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답변서. 사 제2호증 비전임 교원 근로계약서]
차. 2014.12.2.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5.2.28.자 계약기간 만료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 재심 답변서]
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차’항의 객원교수로의 계약기간 만료 이후 이 사건 사용자와 새로운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대학교에서 계속하여 강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근무기간 동안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은 사실이 없다.[초 재심 이유서, 초 재심 답변서]
타. 이 사건 사용자는 2015.3.13.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객원교수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같은 달 14일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하였다.[초심이유서, 노위 제1호증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지급명세서, 노위 제2호증 4대보험 상실신고서]
파. 2015.4.28. 초심지노위 심문회의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애초에 기숙지도프로그램 업무를 수행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급여는 변동이 없었고 특정교과를 계속 담당하여 4~5년 이상 근로하였으며, 평가결과 80점 이상을 받았었기 때문에 명칭만 객원교수이지 강의전담형 교수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강사로 신분이 전환됨에 따라 월봉액이 줄고,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며, 방학 중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강의 업무 외에 추가로 기숙지도프로그램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나, 학교의 방침에 따라 기숙지도프로그램을 전임교원들에게 맡기다 보니 이 사건 근로자들은 시간강사와 똑같은 업무만 남게 됨에 따라 2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상황이 바뀌어 감을 안내하고 주지시키면서 방학 중에도 임금 지급 등으로 보상을 해왔던 것이며, 이 사건 근로자들은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시간강사 신분으로 전환됨에 따라 방학 중 4개월분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이므로 임금액에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초 재심 이유서, 초심 심문회의 진술내용]
5. 판단
이 사건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이 위와 같으므로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둘째,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면)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셋째,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면) 시간강사로의 전환이 해고나 강등에 해당되는지 여부, 넷째, (해고나 강등에 해당된다면) 그 정당성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양 당사자의 주장과 우리 위원회에 제출된 각종 입증자료의 기재내용 및 이를 토대로 우리 위원회가 심문한 사항 등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대법원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7.12. 선고 2005두2247 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최초 임용 될 당시 계약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객원교수로서 월 고정급을 지급받으며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고용기간 내내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므로 다른 비전임 교원과는 다른 형태의 고용이 보장된 근로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 ‘4. 인정사실’의 ‘나’항과 같이 2008.6.30. 개정되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용되기 전부터 시행되어 온 이 사건 사용자의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에 “객원교수의 발령기간은 1년 이내이고, 강의평가 점수가 평균 80점 이상이어야 재발령할 수 있으며, 발령기간이 만료될 경우 당연히 해임되며 별도의 해임통보를 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점, ② 위 ‘4. 인정사실 ’다‘항, ’사‘항 및 ’자‘항과 같이 2012.3.1.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는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1년 단위로 서면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여 온 점, ③ 위 ’4. 인정사실‘의 ‘아’항 및 ‘차’항과 같이 이 사건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이전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계약기간 만료 사실을 통보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사용자가 체결한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된다.
나.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대법원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두11566 판결).”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자필로 서명을 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에도 “객원교수의 발령기간은 1년 이내이고, 발령기간이 만료된 경우 당연히 해임되며 별도의 해임통보를 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으며,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교양교육과정은 신설 또는 폐지될 수 있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 ‘4. 인정사실’의 ‘나’항 및 ‘파’항과 같이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에 객원교수의 재발령 제도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재발령 요건이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매년 평균 80점 이상의 강의평가 점수를 받아 재발령 요건을 충족하여 온 점, ② 위 ‘4. 인정사실’의 ‘다’항과 같이 ‘비전임 교원에 관한 규정’에 “객원교수는 연속하여 1회에 한하여 재발령할 수 있으나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어 재발령 1회 제한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점, ③ 위 ‘4. 인정사실’의 ‘다’항 및 ‘파’항과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은 1년이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4~6년 동안 객원교수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동일한 강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아 온 점, ④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교과목은 그 성격상 이 사건 대학교의 운영을 위하여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그 교과목을 상시적으로 계속하여 담당하여 온 점, ⑤ 위 ‘4. 인정사실’의 ‘타’항과 같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객원교수로 근무하는 동안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사용자도 근로계약 갱신을 당연시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매년 강의평가를 거쳐 객원교수로의 근로계약이 반복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다. 해고나 강등 해당 여부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객원교수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통보한 후 객원교수로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과 서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시간강사로 계속하여 강의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이 해고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강등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서 그 효력이 달라질 수 있는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객원교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정당한 근로계약 해지이며, 이 사건 근로자들과 구두로 시간강사로의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근로계약 지속을 전제로 하는 강등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먼저 이 사건 사용자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시간강사로의 전환처분이 해고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면, ① 위 ‘4. 인정사실’의 ‘차’항 및 ‘카’항과 같이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는 하였으나, 근로계약 만료일 이후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제공의 단절 없이 계속하여 동일한 강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사용자가 근로계약 만료 통보를 한 것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니라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객원교수로서 강의 업무 외에 기숙지도프로그램 업무를 수행하다가 강의 업무만 수행하게 되면서 근로계약상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지위를 시간강사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이루어진 조치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조건의 일종인 근로자의 지위가 객원교수에서 시간강사로 변경되었을 뿐 근로관계 자체는 종료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있으므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를 의미하는 해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강등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면, ① 근로자의 임용지위가 객원교수인지 시간강사인지 여부는 근로조건의 일종인 점, ② 객원교수나 시간강사는 모두 비전임 교원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나, 위 ‘4. 인정사실’ ‘카’항과 같이 시간강사의 경우에는 객원교수와 동일한 강의 업무를 수행함에도 월 임금 감소, 방학 중 임금 미지급, 4대 보험 미가입 등 현저한 불이익이 있고, 실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시간강사로 지위가 변경된 후 이러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점, ③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객원교수의 지위는 시간강사의 지위보다 더 나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정당하게 갖는 갱신기대권은 갱신 전·후의 근로조건이 동일하게 유지될 것을 전제로 함에도, 갱신 후의 근로조건이 갱신 전에 비하여 현저하게 열악해져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갱신기대권이 완전하게 충족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객원교수의 지위에서 시간강사의 지위로 전환한 것은 강등에 해당된다.
라. 강등의 정당성 여부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구두로 시간강사로의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4~6년 동안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속하여 동일한 강의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② 이 사건 사용자가 매년 행한 강의평가 결과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재발령 기준 점수인 평균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 온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징계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④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시간강사로의 전환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지위를 객원교수에서 시간강사로 전환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적 이유가 없는 부당한 강등이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에 관하여 우리 위원회와 결론을 같이한 초심지노위의 판정이 정당하므로 이 사건 사용자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기로 하여「근로기준법」제30조 및「노동위원회법」제26조에 따라 주문과 같이 판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