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1항제2호에 따른 직위해제처분이 징계처분과 다른 별개의 처분인지(적극) 및 같은 규정의 사유에 터 잡은 직위해제처분이 적법한지 판단하는 기준

[2]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주장의 인용 여부를 알 수 있는 경우 또는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않았지만 주장이 배척될 것이 분명한 경우,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구 지방공무원법 제67조제1항에 따라 임용권자가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등을 할 때 해당 공무원에게 처분사유 설명서를 교부하는 것이 처분의 효력발생요건인지 여부(소극)

 

대법원 2014.10.30. 선고 201225552 판결 [정직처분취소등]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경기도지사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2.10.19. 선고 2012496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징계사유 중 금품수수에 해당하는 제1 내지 3 징계사유는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그 징계사유의 시효가 만료되기 전인 2008.7.17. 피고에 대하여 한 수사개시통보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실, 수사기관은 위 수사개시통보 무렵 제4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원고의 직무유기에 대하여만 수사를 하였을 뿐, 1 내지 3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금품수수에 대하여는 혐의 자체를 두지 아니하여 수사를 하지 아니하다가 금품수수에 관한 징계사유의 시효가 만료된 이후인 2009.7.11.경에 이르러서야 이에 대한 혐의를 두고 수사를 개시한 후 2009.9.21. 피고에게 원고에 대하여 소외인으로부터 250만 원 상당 뇌물수수 및 직무유기 피의사실로 불구속 송치하였다는 내용의 공무원범죄 수사상황통보를 한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뒤, 피고가 제1 내지 3 징계사유의 징계시효가 만료되기 이전에 수사기관으로부터 징계사유에 대한 수사개시통보를 받고 그에 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 징계사유에 관한 시효는 위 2009.9.21.자 수사상황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한 날에 만료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의 이 사건 징계의결 요구 이전에 이미 만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구 지방공무원법(2008.12.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73조제2항의 수사개시의 통보의 효력범위 및 징계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변론주의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또한,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징계권자가 징계사유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로 보아야 한다거나, 징계권자가 과실 없이 징계사유의 존재를 알 수 없었던 때에는 징계시효의 만료 여부와 무관하게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거나, 징계시효의 만료를 이유로 정직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에 어긋난다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거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 1995.3.10. 선고 9414650 판결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 직위해제처분의 실체적 하자에 대하여

1) 구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1항제2호에 의한 직위해제 제도는 파면·해임·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중인 지방공무원이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한다면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이와 같은 직위해제처분은 징벌적 제재인 징계처분과는 그 성질을 달리하는 별개의 처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직위해제 제도의 목적 등에 비추어 구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1항제2호의 사유에 기한 직위해제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처분 시를 기준으로 당해 지방공무원이 파면·해임·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당해 지방공무원이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직위해제처분 이후 관련 징계처분이 법원의 판결로 징계사유의 부존재, 징계시효의 만료 등을 이유로 취소되었다고 하여 바로 직위해제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하여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의 중대·명백 여부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판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11.26. 선고 20032403 판결, 대법원 2007.9.21. 선고 20051193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하여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4.10.15. 선고 200268485 판결, 대법원 2010.9.30. 선고 20109358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징계사유 중 제1 내지 3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징계시효가 만료되었고, 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직무유기로 인한 제4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원고가 소외인의 불법하도급 사실을 알고도 그 단속을 의식적으로 방임 내지 포기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2차 직위해제처분 당시 원고가 파면·해임·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경기지방경찰청장의 2008.7.17.자 수사개시통보에 의하여 금품수수에 관한 제1 내지 3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징계시효가 연장되었는지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고 제4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제1 내지 3 징계사유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파면·해임·정직의 징계의결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2차 직위해제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더라도 그 흠이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은 이 사건 정직처분이 위법·부당하여 취소되는 이상 제2차 직위해제처분은 그 요건을 결한 것으로서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그 판단 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나, 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제2차 직위해제처분은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먼저 판시한 후에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한 판단으로 나아가 그 징계사유 중 제1 내지 3 징계사유는 그 징계시효가 완성되었고 제4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그 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설령 원심이 그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직위해제처분의 실체적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 직위해제처분의 절차적 하자에 관하여

구 지방공무원법 제67조제1항에서 임용권자가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등을 할 때 그 공무원에게 처분의 사유를 적은 설명서를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해당 공무원에게 직위해제처분 등의 사유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그 공무원이 그 처분에 불복할 경우 제소의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처분사유 설명서의 교부를 처분의 효력발생요건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0100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는 2010.1.6.경 피고로부터 징계의결을 요구한 사실을 문서로 통지받음으로써 제2차 직위해제처분 당시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직위해제사유를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처분사유설명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제2차 직위해제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처분사유설명서 미교부의 절차상 하자가 제2차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처분사유설명서 미교부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고영한(주심)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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