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존기업이 일부 생산부문의 인적 조직을 이른바 ‘소사장 법인’으로 분리시킨 경우, 그 소사장 법인 소속 근로자를 기존기업의 근로자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2]기존기업이 경영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소사장 법인을 설립한 후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고, 인사 및 노무관리에도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하여 온 경우, 기존기업의 대표이사가 소사장 법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3]단순한 사업부진이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대한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기존 기업 중 일부 생산부문의 인적 조직이 이른바 ‘소사장 기업’이라는 별개의 기업으로 분리된 경우 그 소사장 기업에 고용된 채 기존 기업의 사업장에서 기존 기업의 생산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기존 기업의 근로자로 보기 위해서는 그가 소속된 소사장 기업이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여하여 기존 기업의 한 부서와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근로자는 기존 기업과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2]기존기업이 경영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소사장 법인을 설립한 후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고, 인사 및 노무관리에도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하여 온 경우, 기존기업의 대표이사가 소사장 법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3]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제42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2002.11.26. 선고 2002도649 판결[근로기준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
♣ 원심판결 / 울산지법 2002.1.18. 선고 2000노1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변호인의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가. 기존 기업 중 일부 생산부문의 인적 조직이 이른바 ‘소사장 기업’이라는 별개의 기업으로 분리된 경우 그 소사장 기업에 고용된 채 기존 기업의 사업장에서 기존 기업의 생산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기존 기업의 근로자로 보기 위해서는 그가 소속된 소사장 기업이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여하여 기존 기업의 한 부서와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근로자는 기존 기업과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79.7.10. 선고 78다1530 판결, 1999.7.12. 자 99마628 결정, 1999.11.12. 선고 97누1994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1의 대표이사로서 1997.1.1.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영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주식회사 1이 자본금 5,000만 원씩을 전액 출자하여 생산품목별로 주식회사 주식회사 2, 3, 4 및 주식회사 5 등 4개의 이른바 ‘소사장 법인’을 설립한 다음, 울산광역시 소재 온산공장의 해당 생산부문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하여 온 근로자들에게 종전과 같은 임금을 보장할 것을 약속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고 신설 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한편, 주식회사 1에 근무하던 임직원들을 ‘소사장’이라 불리는 대표이사 및 생산 담당 간부직원으로 인사발령하여 이들을 통하여 소사장 법인을 운영하였다.
그 운영방식은 주식회사 1이 소사장 법인들의 총 발행주식 중 98%에 상당한 주식을 보유하면서(실제로는 서류상 소사장 등이 보유하는 것처럼 되어 있는 나머지 2% 상당의 주식도 주식회사 1의 소유이다.) 수시로 주식회사 1 임직원들과 소사장 법인의 임직원들 사이에 인사교류를 실시하고, 소사장 법인들이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주식회사 1에 의뢰하여 그 명의로 모집광고를 내며, 면접시에도 주식회사 1 소속 온산공장 공장장이 참여하여 영향력을 행사함은 물론, 소사장 법인들은 통상 기업조직에 필수적인 인사, 경리,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직원이 없는 대신 이들 업무를 전적으로 주식회사 1에 위탁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자체적으로는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주식회사 1의 온산공장 또는 그 생산시설을 일부씩 임차하여 주식회사 1과 사이에 임가공계약을 체결하고 그 주문에 맞추어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주식회사 1이 구입하여 제공하는 원재료를 임가공하는 생산활동만 하였을 뿐 다른 거래처를 확보하거나 판매한 실적이 없다(기록상 그러한 시도를 하였다고 볼 아무런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그리하여 일부 소사장들의 경우에는 취임한 지 몇 달이 지나도록 공장 및 생산시설의 차임이 얼마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임가공계약 체결시 근로자들의 임금 부족분을 주식회사 1이 보전하여 주는 것으로 약정되어 있으며, 나아가 주식회사 1이 소사장 법인들의 경리 등의 업무를 일괄 위탁받아 소사장 법인들에 임가공료를 지급하는 대신 이로써 직접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소사장 법인이 생산활동을 위하여 구입한 부자재 등의 물품대금을 결제하고, 노무관리도 주식회사 1 소속 공장장과 이른바 ‘직원봉사팀’이라는 소사장 법인 전담관리부서에서 출·퇴근의 확인부터 휴가의 승인까지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하여 왔다.
다. 앞서 본 법리와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소사장 법인들은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이 결여되어 주식회사 1의 한 부서와 다를 바 없어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소속 근로자는 사실상 주식회사 1의 관리·감독 아래 주식회사 1에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도 주식회사 1으로부터 지급받는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주식회사 1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소사장 법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사용자의 지위에 있고,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기준법 등에 정해진 근로자 및 사용자 또는 헌법상의 기본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제2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제42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1997.9.30. 선고 97도1490 판결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자신에게는 임금 등의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같은 취지에서 기대가능성이 없다거나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책임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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