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甲이 乙 국립대학교에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하면서 전문계약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무기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 되자, 국가가 甲을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인 ‘조교’로 임용하여 1년 단위로 갱신하다가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해고한 사안에서, 甲은 乙 대학교의 홍보담당관으로 홍보·기획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학업을 이수하면서 사무를 병행하거나 연구 내지 연구보조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어 단순히 조교라는 명칭으로 임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정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국가가 정당한 해고 사유 없이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는 甲을 해고한 것은 무효라고 한 사례.
◆ 광주지방법원 2014.11.13. 선고 2014가합54221 판결 : 항소 [해고무효확인]
♣ 원 고 /
♣ 피 고 / 대한민국
♣ 변론종결 / 2014.10.16.
<주 문>
1. 피고가 2014.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07.3.1. 피고가 설립·운영하는 국립대학교인 ○○대학교에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하면서 아래 〈표〉기재와 같이 ○○대학교총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2007.7.1.부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무기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 되자, 계약직 정원을 감축하되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조교로 임용하기로 하고, 2010.3.1.부터 원고를 아래 〈표〉기재와 같이 조교로 임용하여 1년 단위로 재임용(이하 원·피고 사이의 위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하다가, 2014.3.1.자로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원고가 제공하는 근로의 수령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07.3.1. ○○대학교의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한 이래 홍보·기획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0.3.1. 조교로 임용된 후에도 홍보·기획 업무만 담당하였으며 학업을 이수하지는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년의 기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무하여 왔는데도, 피고는 단순히 계약기간의 만료를 원인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3조 등에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1) 원고는 ○○대학교의 홍보담당관으로서 홍보·기획업무만 담당하고 학업을 병행하거나 연구 보조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므로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인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정한 ‘조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2) 설령 원고가 위 ‘조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기간제근로자의 총근로기간을 산정함에 있어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해당하는 근무기간과 일반 근무기간이 중첩되어 있는 경우 위 근무기간들을 합산하여야 하고 원고의 경우 2년을 초과하므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3) 또한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7년 동안 매년 반복하여 갱신되었으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근로계약의 갱신이 계속하여 이루어질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갖게 되었다.
나. 피고의 주장
고등교육법 제15조제4항은 “조교는 교육·연구 및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제1항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규정한 ‘조교’에 해당하여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사유에 해당된다. 따라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계약상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1)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되, 다만 그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한정적으로 열거하면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의 업무’[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 등을 들고 있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하여 2년을 초과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갱신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위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게 되면 무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고, 2년 초과 사용 시 사용자가 종전에 체결한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고용을 종료하면 해고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등에 따른 정당한 이유 및 해고절차가 필요하다.
(2)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정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법 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 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1.17. 선고 2011다8343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에다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홍보담당관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조교’로 임용된 후에도 홍보·기획 업무만 담당하고 학업을 이수하거나 병행하지는 않은 점, ② 고등교육법 제15조제4항은 ‘조교는 교육·연구 및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제1호 [별표] 교원 및 조교의 자격기준은 ‘조교’의 자격기준을 ‘근무하려는 학교와 동등 이상의 학교를 졸업한 학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조교’에 관한 정의규정 내지 해석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통상적으로 조교란 대학교수 밑에서 연구와 사무를 돕는 사람으로 이해되고 있는 점, ③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기간제법 제1조), 이러한 기간제법의 입법 목적에 따라 기간제법 제4조제2항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의제를 규정하였고 다만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함이 상당한 부득이한 경우 등을 예외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점, ④ 따라서 기간제법 제4조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예외 사유를 확대하기보다는 기간제법의 본래 입법 목적에 따라 기간제근로자의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함이 그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인 점, ⑤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는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조교’의 경우 같은 항 단서 제3호의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내지 제5호의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에 준하는 경우로 보아 위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조교’를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고용노동부도 2010.3.4.경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를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 보고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규정한 취지는 조교 업무 종사자들이 일정기간 학업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학술·연구조교의 경우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본적으로는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조교를 의미한다.”고 회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정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는 단순히 ‘조교’라는 명칭을 사용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업을 이수하면서 사무를 병행하는 사람 내지 전문적인 지식·기술을 활용하여 연구 내지 연구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대학교의 홍보담당관으로 홍보·기획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학업을 이수하면서 사무를 병행하거나 연구 내지 연구보조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므로, 단순히 조교라는 명칭으로 임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기간제법 제4조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제3항제4호 (가)목에서 정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조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국 원고가 기간제법 시행 이후로서 근로계약이 갱신된 2008.3.1.부터 이 사건 해고 시까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여 왔으므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한편 피고가 해고통지를 통해 기간의 정함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적법하게 종료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해고 사유 즉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존재하여야 할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단순히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라는 이유만으로 원고를 해고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박주영 정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