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해보험에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이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피보험자를 결정하는 기준 / 화재에 따른 직접손해, 소방손해, 피난손해 등을 보상하는 보험계약이 책임보험의 성격을 가지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경우, 피용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이나 구상권의 범위

 

대법원 2014.5.29. 선고 2014202691 판결 [구상금]

원고, 피상고인 / ○○○○손해보험 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13.12.12. 선고 20131405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이 사건 보험계약 중 공장건물에 관한 부분이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 손해보험에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이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그 보험계약이 보험계약자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을 위한 것인지는 보험계약서 및 당사자가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삼은 약관의 내용, 당사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그 과정, 보험회사의 실무처리 관행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보험계약에 편입된 약관에 보험에 가입한 물건이 입은 화재에 따른 손해, 소방손해, 피난손해 등을 보험회사가 보상하도록 되어 있다면 그 보험계약은 손해보험의 일종인 화재보험으로서의 성격을 지닐 뿐, 다른 특약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그 목적물의 소유자인 타인에게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게 됨으로써 입게 되는 손해까지 보상하는 책임보험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5.30. 선고 9514800 판결, 대법원 2003.1.24. 선고 200233496 판결 등 참조).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공장건물에 관하여는 임차인인 소외 1이 건물주를 피보험자로 한다는 별다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아 보험청약서의 소유자란에 소외 1의 성명이 그대로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공장건물에 관한 보험금을 건물의 소유자인 소외 2에게 직접 지급한 점, 원고가 지급한 보험금은 이 사건 공장건물에 발생한 손해액 전액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보험계약 중 이 사건 공장건물에 관한 부분은 보험계약자인 임차인 소외 1이 그 소유자를 위하여 체결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소외 2에게 이 사건 공장건물에 관한 손해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피보험자인 소외 2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화재로 인한 직접손해, 소방손해, 피난손해를 보상하는 화재보험계약으로서, 이 사건 공장건물 임차인인 소외 1이 건물 소훼로 인하여 건물주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내용의 임차자배상책임특약에 따로 가입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이나 책임보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이 사건 기계와 관련한 구상금 청구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11.26. 선고 20095935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사용자인 소외 1이 입은 이 사건 기계에 관한 손해 중 피용자인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부분은 신의칙상 15,000,000원으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구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그 밖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피고가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다거나, 소외 1이 피고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의사이기 때문에 구상권 행사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은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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