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부동산중개업자가 의뢰인이 임차하려는 아파트가 미분양 때문에 할인분양되어 실제 분양가는 원래 책정되었던 분양가보다 훨씬 낮음을 잘 알면서도, 의뢰인에게는 마치 아파트 소유자가 원래 분양가에 분양받은 것처럼 아파트 시세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에, 의뢰인이 아파트 시세에 육박하는 근저당권 채무가 설정되어 있는 아파트를 보증금 12,000만 원에 임차하였다가 이후 개시된 아파트 경매절차에서 아무런 배당도 받지 못하고 보증금 전액을 손해본 사안에서, 부동산중개업자는 임차인이 입은 손해의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

 

의정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 2015.6.24. 선고 2013가합9588 판결 [손해배상()]

원 고 / A

피 고 / B

변론종결 / 2015.05.13.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6,320,430원 및 이에 대한 2013.9.10.부터 2015.6.2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21,068,1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 원고는 아래와 같이 으로부터 그 소유이던 남양주시 도농동 소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000000(이하 이 사건 000라 한다)를 임차한 임차인이고, 피고는 구리시 ○○동 소재 △△△△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이며, 아래와 같이 원고와 사이의 임대차계약을 중개하였다.

. 이 사건 아파트는 시행사 ◎◎건설 주식회사 및 시공사 ▽▽▽▽ 주식회사에 의하여 2010년경 준공되었는데, 위 시행사 및 시공사는 2011년 초순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 중 상당수의 세대가 미분양되자 분양대행업체를 통해 미분양된 세대를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하였다.

.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2010.4.19. ◎◎건설 주식회사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같은 날 주식회사 ▤▤▤신탁 명의의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2010.7.28. ◎◎건설 주식회사 명의의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같은 날 ◇◇◇신탁 주식회사 명의의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각 마쳐졌다.

. 이 사건 000호의 최초 분양가는 69,820만 원이었는데, ‘2011.5.30.◇◇◇신탁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000호를 약 29% 할인된 가격인 495,716,800원에 분양받아 2011.6.1.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 ◇◇◇신탁 주식회사와 2011.6.1.경 남양주시장에게 위 2011.5.30.자 분양계약에 관하여 실제 거래가격을 69,820만 원으로 기재하여 부동산거래계약 신고를 하였고, 이 사건 000호의 등기부상 위 2011.6.1.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권리자 및 기타사항란에도 거래가액이 69,820만 원으로 기재되었다.

. 이후 ◇◇◇신탁 주식회사와 2011.9.30. 남양주시장에게 위 2011.5.30.자 분양계약에 관하여 실제 거래가액을 495,716,800원으로 정정하는 내용의 부동산거래계약 신고를 하였다.

. 한편 2011.6.1. ▲▲▲농업협동조합(이하 ▲▲▲농협이라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000호를 담보로 46,400만 원을 대출받았고, 같은 날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55,680만 원, 채무자 ’, 근저당권자 ▲▲▲농협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 원고는 2011.8.27. 피고의 중개 하에 과 사이에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보증금 12,000만 원, 기간 2011.10.14.부터 2013.10.13.까지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1.10.14.까지 에게 위 보증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2011.10.14.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전세금 12,000만 원, 존속기간 2011.10.14.부터 2013.10.13.까지, 전세권자 원고인 전세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중개수수료 36만 원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비용으로 708,100원을 지출하였다.

. ▲▲▲농협은 2011.12.21. 의정부지방법원 2011타경000000호로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임의경매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11.12.22. 경매개시결정을 하였다. 이후 이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000호를 대금 38,980만 원에 매수하여, 2012.11.27. 이 사건 000호에 관하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위 매각대금은 2012.12.24. 남양주시 및 ▲▲▲농협에 각 배당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김, 한의 각 증언, 이 법원의 남양주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 관련 법리

부동산중개업자는 비록 그가 조사·확인하여 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사항이더라도 의뢰인이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여서는 안 되고, 그릇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의뢰인에게 그대로 전달하여 의뢰인이 그 정보를 믿고 상대방과 계약에 이르게 되었다면, 부동산중개업자의 그러한 행위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중개업자의 의무에 위반된다(대법원 2008.9.25. 선고 200842836 판결 등 참조).

 

.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기초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이 사건 000호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55,680만 원이 이 사건 000호의 할인분양가 495,716,800원을 초과하고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원금 46,400만 원이 위 할인분양가의 약 93.6%에 달하고 있었으므로, 임차인인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특약사항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무렵 이 사건 아파트 상당수의 세대가 미분양되어 시공사 및 시행사가 미분양된 세대를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하고 있었다는 점 및 이 사건 000호의 할인분양가 및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액수 등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이 사건 000호의 할인분양 여부 및 그 가액은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관련하여 계약체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에 해당함에도,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던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설명하지 않고서 원분양가가 거래가액으로 기재된 이 사건 000호에 관한 등기부등본만을 제시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함에 있어서 의뢰인인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인 이 사건 000호의 시세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인 실제 분양가에 관하여 이 분양받은 실제 금액인 위 할인분양가를 고지하지 않고서 그보다 훨씬 높은 금액인 원분양가에 분양받은 듯이 고지하는 방법으로 시세에 관한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 체결을 권유함으로써, 이를 믿고서 이 사건 000호의 원분양가를 시세로 착각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에 이르게 하였는바, 이는 피고가 구 공인중개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업무상 부담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성실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중개업자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책임의 제한

민법상의 과실상계제도는 채권자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의 발생에 관한 채권자의 그와 같은 부주의를 참작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단순한 부주의라도 그로 말미암아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원인을 이루었다면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피해자에게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여야 하며,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의하여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10.25. 선고 963011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무렵 이 사건 아파트 중 미분양된 수십 세대가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되고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만연히 중개인의 설명만을 믿고 계약을 체결할 것이 아니라 중개인인 피고에게 이 사건 000호의 실제 분양금액, 시세, 임대차보증금의 회수가능성 등에 관하여 직접 문의하거나, 스스로 다른 임차인들, 인근 중개업소를 통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시세 등을 확인하는 한편, 임대차보증금의 회수가능성을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계약체결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인데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및 피고의 말만을 믿고 원분양가를 시세로 오인한 나머지 시세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러한 원고의 과실을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되, 그 과실비율을 70%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는 합계 121,068,100(=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보증금 12,000만 원 +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개수수료 36만 원 + 이 사건 전세권설정등기비용 708,100)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6,320,430[= 121,068,100× (1 - 0.7)] 및 이에 대하여 그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3.9.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 등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15.6.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병룡(재판장) 박은희 구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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