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상가건물이 명의신탁되어 수탁자를 임대인으로 기재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고 갱신되어 오던 중 건물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제3자에게 매각된 경우, 임대차계약서의 기재, 건물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수탁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수탁자가 임대인으로서 임차인에게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사례
◆ 울산지방법원 제4민사부 2015.06.11. 선고 2014나7117 판결 [임대차보증금]
♣ 원고, 피항소인 / A
♣ 피고, 항소인 / B
♣ 제1심판결 / 울산지방법원 2014.10.14. 선고 2014가단18529 판결
♣ 변론종결 / 2015.05.14.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 및 임대차 관계
1) 울산 중구 태화동에 있는 4층 상가건물에 관하여 1996.11.21.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2) 위 상가건물 중 2층(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2008.5.22. 임차인 원고, 임대인 피고, 임차보증금 3,300만 원, 차임 월 15만 원, 임대차기간 2년으로 기재된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었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3)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피고의 작은 아버지인 C가 작성하였는데, 피고 이름 위에 C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차임을 지급하여야 할 계좌로 C의 경남은행 계좌번호가 기재되어 있다.
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의경매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어 오던 중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13타경18648호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위 건물은 2014.4.3. 하○○에게 매각되었다.
2) 원고는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했고, 2014.6.4.경 하○○에게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인이므로 원고에게 임차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C의 부탁을 받고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 명의를 빌려주었을 뿐 실제 임대인은 C이므로, 자신에게는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하는 문제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12.12. 선고 2003다44059 판결, 대법원 2007.9.6. 선고 2007다31990 판결 등).
살피건대, 피고는 1996.11.21.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시까지 약 12년 동안 이 사건 건물에 관해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있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한 때로부터 위 건물이 매각될 때까지 약 6년 동안 위 건물에서 영업을 하여 온 점,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의 실제 소유자인 C의 조카로서 장기간 위 건물에 관한 소유명의를 대여하면서 원고를 비롯한 임차인들과 사이에 자신을 임대인으로 하여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온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리라고 보이는 점, 건물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의 건물에 관한 소유권을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담보로 여기게 되는 결과 건물의 등기상 소유자와 계약을 체결한다는 의사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인은 C가 아닌 피고라는 점에 관하여 의사가 일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인으로서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3,3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4.6.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되어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연숙(재판장) 강주리 권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