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위헌확인 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건]

<헌법재판소 2015.05.28. 선고 2014헌가21, 2013헌마671(병합) 결정>

 

헌법재판소는 2015528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조에서 교원의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그 활동의 주된 주체가 되는 조합원 자격을 초·중등학교의 재직 중 교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고, 다만 이미 설립신고를 마친 교원의 노동조합의 법상 지위를 박탈할 것인지 여부는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조항의 해석 내지 법 집행의 운용에 달린 문제이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이 교원의 노동조합 및 교원의 단결권을 침해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이 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의 근거가 된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조항 및 고용노동부장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2013.9.23.자 시정요구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각하 결정하였다.[일부 각하, 일부 기각]

 

사건의 개요

청구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에 따라 1999.7.1. 설립된 전국 단위 교원의 노동조합’(‘교원노조’)이고, 나머지 청구인들은 전교조 소속 조합원들로서 소속 학교로부터 당연퇴직 등을 이유로 해고된 교원들이다. 고용노동부 장관(‘피청구인’)2013.9.23. 전교조에 대하여, 해고된 교원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규약을 교원노조법 제2조에 맞게 시정하고 해고된 교원 9인의 전교조 가입·활동을 금지하도록 하면서, 불응시 법외노조통보 예정이라는 내용의 시정요구를 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교원노조법 제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제9조제2항 및 위 시정요구가 청구인들의 단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13헌마671).

고용노동부장관은 2013.10.24. 전교조에 대하여 위 시정요구 불이행을 이유로 법외노조통보(‘이 사건 법외노조통보’)를 하였고, 전교조가 그에 대한 취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자.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2014헌가21).

 

심판의 대상

2013헌마671 사건의 심판대상은 (1) 교원노조법(2010.3.17. 법률 제10132호로 개정된 것) 2(‘이 사건 법률조항’), (2) 교원노조법 시행령(2013.3.23. 대통령령 제24447호로 개정된 것) 9조제1항 중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제2항에 관한 부분(‘법외노조통보 조항’), (3) 피청구인의 청구인 전교조에 대한 2013.9.23.자 시정요구(‘이 사건 시정요구’)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2014헌가21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10.3.17. 법률 제10132호로 개정된 것)

2(정의) 이 법에서 교원이란 초·중등교육법 제19조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을 말한다. 다만, 해고된 사람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82조제1항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사람은 노동위원회법 제2조에 따른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앙노동위원회라 한다)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교원으로 본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3.3.23. 대통령령 제24447호로 개정된 것)

9(다른 시행령과의 관계) 교원에게 적용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에 관하여 이 영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는 제2항에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피청구인의 청구인 전교조에 대한 2013.9.23.자 시정요구서

시정기한 2013.10.23.

시정요구사항

- 귀 노동조합의 규약 부칙 제5조는 해직교원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등 여부를 묻지 않고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어 강행규정인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조에 위반되므로 동 규정에 맞게 시정하기 바람

- 붙임 명단의 해직자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2조에 의한 조합원 자격이 없는 자에 해당하므로 귀 노동조합에 가입·활동하지 않도록 조치하기 바람

붙임 : 전교조 활동 해직자 명단

-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14조 및 동법 시행령 제9,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12조제3항 및 동법 시행령 제9조제2항의 규정에 따라 위와 같이 시정을 요구합니다.

위 시정기한 내 시정결과를 보고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결정주문

1.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3.3.23. 대통령령 제24447호로 개정된 것) 9조제1항 중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9조제2항에 관한 부분 및 피청구인 고용노동부장관의 청구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2013.9.23.자 시정요구에 대한 심판청구는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기각한다.

2.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2010.3.17. 법률 제10132호로 개정된 것) 2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의 요지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법외노조통보 조항 부분

- 법외노조통보 조항은 시정요구 및 법외노조통보라는 별도의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으므로, 법외노조통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이 사건 시정요구 부분

- 이 사건 시정요구는 청구인 전교조의 권리·의무에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행위에 해당하나, 청구인 전교조는 이 사건 시정요구에 대하여 다른 불복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은 보충성 요건을 결하여 부적법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제한되는 기본권 및 심사 기준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원노조를 설립하거나 그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초·중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해직 교원이나 실업·구직 중에 있는 교원 및 이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교원노조를 조직·구성하려고 하는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바, 교원도 기본적으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교원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헌법 제37조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원노조를 설립하거나 그 활동의 주된 주체를 원칙적으로 초·중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교원노조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보하여 교원의 실질적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고, 이를 위해 교원노조의 조합원을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침해의 최소성

- 1999.1.29. 교원노조법 제정 이후 교원의 노조활동이 원칙적으로 보장되고 있고, 교원노조는 교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교원을 대표하여 단체교섭권을 행사하고, 노동쟁의 조정신청권 등 각종 법적 보호 또는 혜택을 받으며,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등 교원의 근로조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재직 중인 교원에게만 교원노조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이러한 교원노조의 역할이나 기능에 비추어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 또한 교원노조는 그 특성상 산업별·지역별 노조의 형태로 결성될 수밖에 없으나, 교원의 근로조건의 대부분은 법령이나 조례 등으로 정해지므로 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교원이 아닌 사람을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에서 배제하는 것이 단결권의 지나친 제한이라고 볼 수 없고, 교원이 아닌 사람들이 교원노조를 통해 정부 등을 상대로 교원의 임용 문제나 지위 등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할 실익도 거의 없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2조제1호 및 제4호 라목 본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는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이나 구직 중인 사람도 근로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되므로(대법원 2004.2.27. 선고 20018568 판결 참조), 교원으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노동조합법에 따라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그에 가입하는 데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 이 사건 법률조항 단서는 교원의 노조활동이 임면권자에 의하여 부당하게 제한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교원의 노조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그 외에 일반적으로 해직 교원에게 교원노조의 조합원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데 기한의 제한이 없는 우리 법체계상 쟁송을 남용하거나, 개인적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는 데 교원노조 활동을 이용할 우려가 있으므로, 해고된 사람의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제한하는 데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원노조를 설립하거나 그 활동의 주된 주체가 되는 조합원 자격을 초·중등학교의 재직 중 교원으로 제한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이미 설립신고를 마치고 정당하게 활동 중인 교원노조의 법상 지위를 박탈한 것이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니다. 설립 당시 정당하게 교원노조에 가입한 교원이 교직에서 해고되거나 사직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등 교원노조에는 일시적으로 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조합원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규율은 법외노조통보 조항이 정하고 있다. 자격 없는 조합원이 교원노조의 의사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입법취지와 목적에 어긋남이 분명할 때 비로소 행정당국은 교원노조에 대하여 법외노조통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이 설립된 이후 10년 이상 합법적인 교원노조로 활동해 왔고, 이전에도 해직된 교원이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는 2013.10.24.에서야 이루어진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교원이 아닌 사람이 교원노조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미 설립신고를 마치고 활동 중인 노조를 법외노조로 할 것인지 여부는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에 달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법원은 이러한 행정당국의 판단이 적법한 재량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아직 임용되지 않은 교사자격취득자 또는 해고된 교원의 단결권 및 이들을 조합원으로 가입·유지하려는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고, 이미 설립신고를 마친 교원노조의 법상 지위를 박탈할 것인지 여부는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 조항의 해석 내지 법 집행의 운용에 달린 문제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원노조 및 구직 중인 교원 등의 단결권을 제한함에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되지 않는다.

법익의 균형성

-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교원노조 및 구직 중인 교사자격취득자나 해고된 교원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이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교원노조법에 의한 교원노조를 설립하거나 가입할 수 없는 것일 뿐, 이들의 단결권 자체가 박탈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크지 않은 반면, 현실적으로 초·중등 교육기관에서 교원으로 근무하지 않는 사람들이 교원노조를 설립하거나 교원노조에 가입하여 교원노조법상 단체교섭권 등 각종 권한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교원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침해는 중대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소결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반대의견(재판관 김이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교원노조 및 해직 교원이나 구직 중인 교사자격취득자 등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조항이다.

- 산업별·지역별 노조에 해당하는 교원노조에 재직 중인 교원 외에 해직 교원과 같이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교사자격소지자의 가입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없고, 다른 직종으로 변환이 쉽지 않은 교사라는 직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이들 직종에 속하는 사람들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교원노조 및 그 조합원의 쟁의행위 금지 조항(법 제8), 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법 제3) 등이 있으므로 교원노조에 해직 교원 등이 포함된다고 하여 교원노조가 정치화되거나 그로 인해 교육의 공공성이나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될 위험도 없다.

- 또한 해직 교원의 경우 부당해고를 다투기 위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불복하는 절차를 밟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불복하고 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결권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

- 무엇보다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 조치 경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다른 행정적 수단과 결합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호하기 위한 원래의 입법목적과 달리 도리어 이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과거 교원의 노동3권은 보장되지 않았으나 정부가 1995년대 이후 국제노동기구(ILO)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등을 고려하여 교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고, 1998년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1999.1.29. 교원노조법이 제정·공포(법률 제5727)되었다. 이에 전교조도 그 최초 시행일인 1999.7.1. 설립신고를 마치고 약 15년 간 합법적 노조로 활동해왔는데, 행정관청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지극히 형식적으로 해석·집행하여, 단지 그 조직에 소수의 해직 교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외노조통보라는 가장 극단적인 행정조치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원노조의 자주성 및 단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조항이 될 수 있다.

- 그리고 공무원인 국·공립학교 교원과 사립학교 교원의 근로관계는 그 성질을 달리하는바, 교원지위법정주의에 관한 헌법 제31조제6항을 근거로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3권을 제한할 수는 없고,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3권을 제한하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 비준하지는 않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 87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의 보호에 관한 협약및 제98호 협약과도 모순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교원노조 및 해직 교원이나 구직 중인 교사자격소지자의 단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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