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25.9.24. 선고 2024나16494 판결】
•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4나16494 노동조합 조직형태 변경 결의 무효 확인
• 원고, 피항소인 / 1. A ~ 6. F
• 피고, 항소인 / G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4.10.10. 선고 2023가합11069 판결
• 변론종결 / 2025.08.27.
• 판결선고 / 2025.09.24.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23.6.2.에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이하 ‘원고 노조’이라 한다)은 자동차, 선박, 중장비, 철강, 엔진 등 금속산업과 유리, 반도체, 전자제품, 가전제품 등 제조업, 유관 산업의 사무, 연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6개의 기업지부 외에 14개의 지역지부를 하부조직으로 두고 있고, 지역지부 산하에 약 400개의 지회를 두고 있다. I지회는 포항지부에 속해 있는 원고 노조 지회 중의 하나이다.
2) 원고 B, C, D, E, F은 주식회사 J의 포항공장에서 근무하는 자들로서 원고 노조에 가입하여 I지회에 편제되어 있는 조합원들이다.
3) 피고는 I지회가 2023.6.2. 실시한 대의원대회(‘대의원회의’라는 용어와 혼용되고 있다) 결의를 통하여 원고 노조의 지회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한 단체이다(이하 조직형태 변경 전후에 따라 ‘I지회’와 ‘피고’로 구분하여 지칭한다).
나. 제1차 조직형태 변경 시도
1) I지회의 대의원 9명 중 4명이 지회장 H에게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다루기 위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자, H은 2022.10.24.경 위 안건을 포함하여 ‘2022년 추경예산’, ‘지회 자산 손망실 처리’를 안건으로 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하였다.
2) I지회 대의원대회는 2022.10.31.경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조직형태 변경 여부를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날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I지회 조직형태 변경(산별 전환)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공고하였다. <아래 생략>
3) I지회는 2022.11.3.부터 2022.11.4.까지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하여 찬반투표(이하 ‘제1차 찬반투표’라 한다)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I지회 총인원 264명 중 172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115명(66.86%)의 찬성으로 위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였다.
4) I지회는 2022.11.8. 제1차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피고 명의로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회의 개최 7일 전까지 안건을 공고하고 규약에 지정된 방법으로 소집하여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보완을 요구하였다.
다. 제2차 조직형태 변경 시도
1) 원고 노조는 2022.10.25.경 공문으로 조직형태 변경 안건의 철회를 요구하였음에도 I지회가 위 안건의 처리를 시도하자, 2022.11.1. I지회 임원 H(지회장), K(수석부지회장), L(사무장)에 대하여 ‘원고 노조 규약 제75조제1항제1호, 제2호 위반(규약위반 및 조합질서 문란)’을 이유로 ‘제명’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다음 날 이를 위 대상자들에게 통보하였다. 나아가 원고 노조는 2022.12.5. I지회 대의원 M, N, O, P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이유로 ‘제명’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다음 날 이를 위 대상자들에게 통보하였다.
2) I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2022.11.18.경 아래와 같이 “I지회 조직형태 변경(산별전환)에 대한 조합원 찬반 재투표”를 공고하였다. <아래 생략>
3) I지회는 2022.11.28.부터 2022.11.30.까지 재차 위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하여 찬반투표(이하 ‘제2차 찬반투표’라 한다)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I지회 총 인원 247명 중 143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그 중 100명(69.93%)의 찬성으로 위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였다.
4) I지회는 제2차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피고 명의로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총회 소집 권한이 없는 선거관리위원장이 총회 소집을 하였다’는 이유로 신고를 반려하였다.
라. 제3차 조직형태 변경 시도
1) 원고 노조로부터 제명의 징계를 받은 I지회 임원들과 대의원 N, P, M은 2023.1.12. 법원에 제명결의 무효확인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41701호)을 제기하는 한편,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합20051호)을 신청하여 2023.5.24. 본안소송 판결확정시까지 위 제명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받았다.[위 본안소송은 2024.6.13.경 제1심에서 임원들 및 대의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원고 노조가 항소를 취하함으로써 확정되었다.]
2) I지회는 2023.5.25. 조직형태 변경 안건 및 I지회 규칙 개정 안건의 심의를 위해 2023.6.2.자 임시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하였다.
3) I지회 대의원대회는 2023.6.2. 당시 재적 대의원 4명(N, P, M, 원고 B)이 모두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중 3명(N, P, M)이 찬성하여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의결(이하 ‘이사건 결의’라 한다)하였다.
4) I지회는 이 사건 결의에 따라 피고 명의로 노동조합설립 신고를 하였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2023.6.9. 이를 수리하였다.
마. 그 후의 사정
1) 원고 노조는 2023.6.12. I지회의 임원 H, K, L에 대하여 원고 노조 규약 제75조제1항제1호, 제2호, 상벌규정 제8조제1항,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각 ‘정권 2년’의 징계의결을 하였다. [H 등은 2023.12.6. 위 징계결의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제1심에서 패소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5.2.6. 선고 2023가합100860 판결), 현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
2) H은 2023.11.3.경 아래와 같이 “I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공고하였다. <아래 생략>
3) I지회는 2023.11.11.경 위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하여 온라인투표시스템을 통해 찬반투표(이하 ‘제3차 찬반 투표’라고 한다)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I지회 총 인원 73명 중 4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37명(77.08%)의 찬성으로 위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였다.
바. 관련 법령 등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원고 노조의 규약, I지회 규칙의 주요한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 16, 17, 20 내지 22, 26, 27, 28, 41, 42, 43, 49, 5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내지 10, 12, 16, 17, 18, 20, 26, 29, 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결의는 아래와 같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정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절차적,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가. 절차적 위법
1) I지회 규칙에서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결의를 하였다.
2) I지회 대의원대회는 당초 조직형태변경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여 처리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므로 위 안건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나아가 조직형태 변경은 조합원의 신분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것으로 I지회 규칙 제14조제7항에서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으로 정한 ‘기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대의원대회 결의로 갈음할 수 없다.
3) 이 사건 결의 당시 대의원대회는 구성원 9명 중 5명이 사퇴한 상황이었음에도 결원을 보충하거나 보궐선거 없이 표결을 강행하였으므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4) 이 사건 결의 당시 I지회는 대의원이나 조합원들에게 구체적인 안건 내용을 고지하지 않아,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표결이 이루어졌다.
나. 실체적 위법
I지회는 원고 노조의 하부조직으로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인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이 인정되는 독립적인 사단성을 가진 단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1) 대의원대회와 조직형태 변경 결의 권한 여부
가)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제16조제1항제8호),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제17조제1항). 따라서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둔 경우에는, 대의원회가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
나) I지회 규칙에 의하면, I지회에는 총회 외에도 대의원회의를 두고 있다(제11조). 총회는 지회 임원 선출 및 탄핵에 관한 사항(제14조제1호)을 비롯하여 원고 노조 및 지부에서 위임한 지회 쟁의행위 결의에 관한 사항(제2호), 지회 잠정합의안 가결(제3호), 지회 대의원회에서 상정한 사항 또는 지회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대의원 혹은 조합원의 1/3 이상이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명기한 요청서를 제출하여 상정된 사항(제4호), 지회의 분할 합병 건의에 관한 사항(제5호), 지회의 규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제6호), 기타 중요한 사항(제7호)에 관하여 의결하되, 그중 제1호 내지 제4호의 사항을 제외한 사항은 대의원회의로 갈음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16조제1항제8호에서 총회의 결의사항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위 I지회 규칙 제14조제1호 내지 제4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대의원회의로 갈음할 수 있다.
다) 한편 I지회가 2022.10.31.자 대의원대회(이는 I지회 규칙의 대의원회의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를 개최하여 조직형태변경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I지회 대의원대회 결정에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2022.10.31.자 대의원대회가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총회에 회부하기로 한 결정은 제1차 찬반투표 절차가 이행됨으로써 예정사항을 완료하고 종료되었다고 보이는 점, 비록 전자적 방법에 의한 찬반투표 결과이기는 하나, 조합원들 중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찬성하는 비율이 66.86% 또는 69.93%에 이른 상황이었으므로(제3차 찬반투표의 찬성비율은 77.08%), I지회 대의원들은 이러한 조합원들의 의사를 대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점, 원고 노조가 I지회에 조직형태 변경 안건의 철회를 요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안건 상정을 이유로 I지회 임원을 제명하는 조치에까지 나아갔으므로, I지회 대의원들로서는 총회의 개최나 의결이 원만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I지회 대의원대회는 비록 2022.10.31.자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총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더라도 그 후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2023.6.2. 다시 회의를 소집하고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대의원대회에서 직접 결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새로운 결의를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결국 2023.6.2.자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결의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대의원대회의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
가)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의 총회 의결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제16조제2항), 대의원회를 둔 때에는 총회에 관한 규정을 대의원회에 준용한다(제17조제5항). 한편 I지회규칙에 의하면, 지회 각종회의는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정하고 있다(제25조).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면, I지회 대의원회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때에는 노동조합법 제17조제5항에서 준용하는 제16조제2항에서의 가중된 정족수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나) 이 사건 결의 당시 전체 대의원 9명 중 5명의 사퇴 등으로 재적 대의원은 4명(M, P, N, 원고 B)이었다. 2023.6.2.자 대의원대회는 재적 대의원 4명 전체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3명이 찬성하여 이 사건 결의를 하였는바, 노동조합법 및 I지회 규칙이 정한 의결정족수는 충족되었다.
다) 원고들은 결원된 대의원을 보충하지 않고 4명의 대의원만으로 대의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노동조합법, I지회 규칙 어디에도 대의원의 최소한의 수에 관한 규정이 없고, 재적 대의원 4명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의가 조직형태변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노동조합법의 기본취지에 반한다거나 I지회의 의사결정구조를 현저히 왜곡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라) 따라서 의결정족수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대의원들의 의견 수렴 및 토론 기회 여부
가) 총회를 소집함에 있어 회의의 목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하는 취지는 구성원이 결의를 할 사항이 사전에 무엇인가를 알아 회의에의 참석 여부나 결의사항에 대한 찬반의사를 미리 준비하게 하는데 있으므로 회의의 목적사항은 구성원이 의안이 무엇인가를 알기에 족한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하면 족하다(대법원 1993.10.12. 선고 92다50799 판결 참조).
나) 갑 제2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I지회가 2023.5.25. 대의원대회(2023.6.2.자) 소집 공고를 하면서 안건으로 “1. 조직형태변경 건.2. I지회 규칙 개정 건.”이라고만 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소집공고의 안건 기재는 대의원 및 조합원들이 해당 의안이 무엇인가를 알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나아가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위 의안에 대하여 토론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인정된다.
① I지회는 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하면서 회의안건을 “조직형태변경 건”으로 기재하였는바, 이로써 I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의결이 있을 것임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② 2023.6.2.자 대의원대회 개최 당시 재적 중인 대의원들(N, P, M, 원고 B)은 과거 2022.10.31.자 대의원대회에 참석하여 조직형태 변경에 대해 논의한 바 있었던 데에다, 그 지위나 업무, 제1, 2차 조직형태 변경 시도 및 위 대의원대회 소집경위 등에 비추어 위 소집공고에 기재된 “조직형태변경 건”이 기존에 논의되던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충분히 이해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I지회는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제1차 찬반투표에 앞서 조합원 설명회(2022.11.1.부터 2일간)를 개최하였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제1차 찬반투표(2022.11.3.부터 2일간) 및 제2차 찬반투표(2022.11.28.부터 3일간)까지 실시한 바 있으므로, 해당 조합원들 역시 위 대의원대회 소집공고에 기재된 “조직형태변경 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에 관한 의견을 대의원들에게 전달할 기회가 있었다.
④ 2023.6.2.자 대의원대회가 후에 실시된 제3차 찬반투표에서도 참석자의 77.08%가 조직형태 변경에 찬성하였으므로, 조직형태 변경 안건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사와 위 대의원대회의 결의 사이에 현저한 괴리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따라서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할 기회를 박탈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실체적 하자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6조제1항제8호와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어 법인 아닌 사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그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2.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을 제20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I지회는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I지회는 자체 규약인 I지회 규칙(2018.9.16. 제정)을 가지고 있고, 대의원선거관리세칙, 임원선거관리세칙, 조합원관리세칙, 회계관리세칙 등 단체로서 구성, 운영하기 위한 독자적인 규약을 갖추고 있었다. 한편 I지회 규칙 등 일부 규정에서 원고 노조의 규약을 따르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I지회가 원고 노조의 지부인 이상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것만을 이유로 I지회 규정의 독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② I지회는 I지회 규칙에 따라 원고 노조와 독립한 자체 의결기관으로 총회, 대의원회의(대의원대회),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 등을 두고 있고(제11조), 각 기구의 구성방법과 권한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제12조, 제15조, 제20조, 제23조). 또한 I지회의 임원으로는 지회장, 수석부지회장, 부지회장, 사무장, 감사위원이 있는데(제27조), 그중 지회장, 수석부지회장, 사무장은 I지회 소속 조합원들만의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에 의하여 재적조합원 과반수 투표와 참석 조합원의 과반수 득표로 선출되고, 감사위원은 대의원회의에서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로 선출되며, 부지회장은 지회장이 추천하여 대의원회의의 인준을 얻어야 한다(제29조).
③ I지회는 원고 노조와는 무관하게 직접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하여 임원선거를 진행하고(원고 노조도 I지회에 대하여 선거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을 뿐, 직접 선거를 공고한다거나, 선거관리를 하지는 않았다), 복지부, 사무국, 집행부 등을 통해 I지회 업무를 직접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I지회의 재정은 원고 노조의 교부금, 지회 기부금, 특별부과금, 기타 사업수익 및 잡수익으로 충당하고(규칙 제38조), 조합원으로부터 조합비 30,000원을 받아 그중 20,000원을 일반회계로, 10,000원은 특별회계(신분보장기금, 쟁의기금)으로 계상한다(규칙 제39조, 회계관리세칙 제6조제1항, 제2항). 이러한 규정에 비추어 보면, I지회의 주된 수입원이 원고 노조의 교부금이라 할지라도, 그 교부금은 결국 I지회 조합원들의 조합비로 구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⑤ I지회는 자체적으로 사업계획 및 예산을 수립하여 회계연도 종료일 3개월 이내에 대의원회의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규칙 제19조제3호, 회계관리세칙 제11조), 회계연도에 따른 회계결산보고서를 작성하여 감사위원회의 승인을 얻고, 대의원회의에 보고하여야 한다(규칙 제43조제1항, 제19조제3호, 회계관리세칙 제18조제1항, 제2항).
⑥ I지회 규칙에 의하면, I지회의 단체교섭, 단체협약의 체결은 원고 노조와 지부의 방침에 따르기는 하나(제34조, 제35조 전단), ‘노사의견 일치된 안은 지부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위원장의 승인을 받은 뒤 지회 총회를 거쳐 위원장이 체결한다’고 정하고 있는바(제35조 후단), I지회는 사용자와의 일치된 안을 마련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I지회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지회단위의 쟁의행위를 결의할 수 있다(제36조). 나아가 설령 I지회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산별노조에 속한 지회로서 상급단체에 기속되었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조직형태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따라서 I지회는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의 변경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결의를 무효로 볼 만한 절차적 하자나 내용상의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위 결의의 무효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