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7.11. 선고 2024구단65433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4구단65433 평균임금정정불승인등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5.05.16.
• 판결선고 / 2025.07.11.
<주 문>
1. 피고가 2024.5.27. 원고에 대하여 한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19**.*.**. 남성)는 1976.*.경부터 1982.*.경까지 B공사 C광업소(이하 ‘이 사건 사업장’)에서 6년간 굴진공으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2017.8.10. 소음성 난청(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고 피고로부터 2018.5.27. 장해등급 제7급을 인정받아 장해보상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다. 당시 피고는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36조제6항에 따라 산정한 금액인 86,610원 30전으로 적용하였고, 원고가 해당 평균임금의 정정과 보험급여차액지급을 청구하였음에도 피고는 2019.8.13.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는 이에 대한 재심사를 청구하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0.4.22. 원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산정한 다음 산재보험법에 따른 평균임금과 비교하여 더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적용하여야 하나 이러한 과정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의 2019.8.13.자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라. 피고는 2020.5.26. 이 사건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원고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유사 근로자로 D를 선정하고 그의 1일 평균임금 8,842원 73전을 기준으로 삼아 이를 진단일까지 증액(1,808.23%)한 159,896원 90전을 원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다음(해당 금액은 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정한 평균임금을 초과함) 원고의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원고에게 보험급여차액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4.5.21. 원고의 퇴직시 평균임금이 11,285원 65전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균임금의 정정과 보험급여차액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4.5.27.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 8호증의 각 기재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6년간 굴진공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는데, 피고는 1982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산업은 석탄광업, 근속년수는 5~9년, 남자에 해당하는 1일 평균임금 11,285원 65전(월 급여 289,300원, 연간특별급여 591,235원)을 기준으로 유사 근로자의 임금을 고려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을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 D의 평균임금 8,842원 73전을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다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산재보험법 제36조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제2항, 제5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일정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 평균임금 대신 동종 직종 근로자의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4.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 제5조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이하 ‘특례 고시’) 제5조는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 수준 및 물가 사정에 관한 사항(제1호),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기재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국민연금법·국민건강보험법·고용보험법에 따라 신고된 보수월액·소득월액·월평균임금 등에 관한 사항(제2호),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제3호),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대하여 본인 또는 그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 경우 사업주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제4호),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발간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및 사업체 노동력조사보고서 등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제5호)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례 고시 제5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특례 고시 제1조 내지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결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특례 고시 제5조 각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대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11.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의 증거들,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1982년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 석탄광업, 근속년수 5~9년, 남자 항목의 1일 통계임금액(11,285원 65전)과 상당한 격차가 있고 원고와는 근속년수, 수행 업무 등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는 D의 평균임금(8,842원 73전)을 기준으로 삼아 이를 증액한 159,896원 90전을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것은 원고의 통상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를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피고는 특례 고시 제5조와 관련하여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 대한 평균임금산정 지침’을 마련하였다. 위 지침은 2021.6.1. 개정되었는데, 개정 전 지침(지침번호 제2013-12호, 2013.4.3. 시행, 이하 동일)은 실제임금 자료가 없는 경우 근로자가 소속되었던 사업장 소재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당해근로자와 직종 및 경력 등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조사하고,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그 근로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임금액과 가장 유사한 금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개정 지침(지침번호 제2021-23호, 2021.6.1. 시행, 이하 동일)은 특례 고시 제5조에 따른 임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해당 년도 임금구조통계표상 해당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의 업종(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대분류) 및 해당 근로자의 성별·근속년수를 반영하여 1일 임금액을 산정하고, 해당 근로자와 지역, 업종, 규모, 직종(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른 소분류 기준), 근속기간 등이 유사한 근로자의 표준임금을 조사하여 통계상 임금과 가장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하고 이러한 유사 근로자를 찾을 수 없을 경우에는 통계상 임금을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개정 지침은 2021.6.1. 이후 최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2018년경 최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원고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으며, 개정 전 지침과 개정 지침은 모두 소득자료가 없어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방법에 의해 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산재보험법, 근로기준법, 특례 고시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해야 하고, 원고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인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② 피고가 유사 근로자로 판단한 D는 동일 지역의 광업소(E탄광 F광업소)에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근속기간이 1년 7개월(1981.4.4. ~ 1982.11.7.)에 불과하고 직종이 ‘후산부’로서 보조공에 해당하여 ‘굴진공’으로 근속기간 6년을 근무한 원고와는 수행 업무 및 경력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D의 1일 평균임금은 아래 ③항에서와 같이 1982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에 따라 원고에게 인정할 수 있는 통계상 임금(11,285원 65전)과도 큰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피고가 D의 평균임금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직종 및 경력 등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을 적절히 감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경험칙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도 합리적이지 않다.
③ 피고는 위 D의 평균임금인 8,842원 73전을 원고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하는 과정에서 1982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 중 어떤 산업, 근속년수 항목을 적용하여 고용노동통계에 따른 임금을 판단하였는지에 관하여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살피건대, 1982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10.산업별(소), 근속년수별, 성별 월급여액, 연간특별급여액, 근로시간수 및 근로자수’ 통계표를 기준으로 산업은 210.석탄광업, 근속년수는 5~9년, 남자에 해당하는 월급여액 289,300원, 연간특별급여액 591,235원(이를 토대로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은 11,285원 65전임)이 원고에게 인정되는 고용노동통계상 임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는 개정 지침에는 고용노동통계에 따른 임금을 구할 때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대분류를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고용노동통계에 ‘산업대분류별로 오차관리가 가능하도록 표본설계되어 있고 통계보고서상 하위분류별 자료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 있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함에 있어 지침의 내용에 구속되지 않고 산재보험법, 근로기준법, 특례 고시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점은 위에서 살핀 것과 같고(더욱이 원고는 개정 지침의 적용대상이라고 볼 수도 없다), 통계 유의사항 안내는 산업 소분류에 대하여는 각 항목별 표본의 과소 등으로 인하여 통계수치의 신뢰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는바 i) 1982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할 때 산업 대분류인 ‘2.광업’, 근속년수 5~9년, 남자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수는 12,676명인 반면 산업 소분류인 ‘210.석탄광업’, 근속년수 5~9년, 남자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수는 8,870명에 해당하여 그 표본 수가 과소하다고 볼 수 없는 점{산업 소분류인 ‘석탄광업’의 해당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수가 산업 대분류인 ‘광업’의 해당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 수의 대부분(69.9%)에 해당함}, ii) 산업 소분류인 ‘210.석탄광업’ 소속 전체 근로자(근속년수 전체, 남녀 전체, 총 근로자수 48,086명)의 연간임금총액은 3,607,025원(= 264,103 × 12 + 437,789)으로서 산업 대분류인 ‘2.광업’ 소속 전체 근로자(근속년수 전체, 남녀 전체, 총 근로자수 61,678명)의 연간임금총액인 3,445,378원(= 251,095 × 12 + 432,238)을 약 4.69% 상회하고 있는바, 석탄광업 종사 근로자의 임금이 전체 광업 종사 근로자의 임금을 일정 수준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경력기간 5~9년, 남자 항목으로 한정하였을 때 ‘210.석탄광업’과 ‘2.광업’ 사이에 근로자의 연간임금총액은 약 5.33%(전자는 4,062,835원, 후자는 3,857,330원)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위의 ‘210.석탄광업’과 ‘2.광업’ 소속 전체 근로자의 임금과 통계적으로 비슷한 편차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1982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10.번 통계표에서 산업분류 ‘210.석탄광업’, 근속년수 5~9년, 남자 항목의 임금 통계는 충분히 신뢰성이 있다고 볼 수 있고, 해당 통계금액을 원고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위 지적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