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물류회사로부터 정기적이고 계속적으로 화물 운송의뢰를 받아 그 실적에 따른 운송료만을 받아온 화물차 지입차주가 운송업무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안에서, 지입차주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졌더라도 지입차주는 물류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아야 하므로 산재보험급여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사안.


【서울행정법원 2024.7.10. 선고 2023구단57466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3구단57466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4.06.05.

• 판결선고 / 2024.07.10.

 

<주 문>

1. 피고가 2023.1.3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1.6.8. 운수업을 하는 회사인 주식회사 B와 사이에, 원고가 현물출자하여 위 회사에 소유권을 이전한 (차량번호 생략) C 화물자동차(이하 ‘이 사건 화물차’라 한다)에 관한 운영관리권을 이 사건 사업장으로부터 위탁받되,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리비, 유류비, 보험료 등의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고, 위 회사에 매월 일정 금액의 관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라 한다). 이후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가 위 회사의 위 위수탁관리계약상 지위와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

나. 원고는 2021.11.5. ‘D’의 상호로 화물운수업을 하는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아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화물차로 평택시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가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등의 제품을 아산시에 있는 F자동차 G공장에 운송하는 업무를 하였다.

다. 원고는 2022.8.16. 위와 같이 E의 제품을 F자동차 G공장에 운송하던 중 위 G공장에 있던 지게차 포크에 좌측 발목을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종골의 폐쇄성 골절, 좌측발 입방뼈의 골절, 좌측발목전거비인대의 파열, 좌측발목의 열린 상처, 좌측발목의 타박’ 등의 부상을 입었다.

라. 원고는 2022.10.경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위 사고로 입은 부상에 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3.1.30. 원고가 이 사건 화물차를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화물운송업무를 한 경우로서, 4대 보험의 가입이 없고, D나 E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하였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며, 운송량에 따른 손익의 위험 등을 스스로 부담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화물차로 운송업무를 함에 있어서 D와 E로부터 운송지역, 운송시간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고, 근무시간, 운송품목, 운송방법을 지정받았다. 원고는 근무일과 운송량에 맞추어 D가 정한 운임을 받았고, 원고가 운임 액수를 협의하거나 정할 수는 없었다. 원고는 위 운임을 받으면서 유류대, 통행료 등 차량 유지에 필요한 비용도 일부 지급받았다. 원고는 D와 E의 운송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에게 운송을 대행하게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할 것임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2호 본문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4.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을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이나 그로부터 알 수 있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D나 E의 지휘·감독 아래 운송업무에 관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가) 원고는 D 측으로부터 운송할 품목, 운송위치 등 운송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이에 관한 개별적 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 운송 업무를 하여 왔고, 운송량이나 운송의 방법 및 운송시간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D나 E와 협의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는 사실상 D의 지휘·감독 아래 운송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원고가 이 사건 화물차로 수행한 운송업무의 대부분은 D로부터 의뢰받은 업무이고, 다른 업체로부터 운송 업무를 의뢰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거의 매일 이루어진 위 운송업무 과정에서 상차시간, 하역시간 등을 날짜별로 작성한 납품차량일지를 기록하였고, 그 기록에 따라 산정된 운송량이나 운송시간 등에 기초하여 D가 결정한 산정된 운송료를 받았으며, 운송료에 관하여 원고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D나 E와 협상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이처럼 원고는 대부분의 업무를 D를 위하여 하였고, 그로부터 지급받은 보수도 원고가 수행한 운송 업무에 관한 노무제공 대가 또는 성과급 보수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볼 수 있을 뿐이지 사업 활동으로 발생한 영업이익이라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D로부터 운송료를 지급받으면서 유류비 일부를 지원받기도 하였는데, 만약 원고가 이 사건 화물차를 영업수단으로 하는 사업자라면 사업자의 영업자산인 이 사건 화물차의 유지비를 거래처로부터 지급받는다는 것이 되므로, 이는 경험칙에 반하고, 오히려 이러한 조치는 D나 E가 사용자로서 원고의 업무에 필요한 비품 관리를 지원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라) 원고는 자기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나 대부분의 매출이 D에 제공한 운송업무에서 발생하였던바, 사실상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 전속되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달리 원고가 자신의 계산으로 이 사건 사업장과 독립하여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라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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