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불응죄의 성립 요건 및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라 보호조치된 운전자에 대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음주측정 요구가 당연히 위법하다거나 보호조치가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경찰관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제1항에 따른 보호조치 대상자로 보아 경찰관서로 데려온 직후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불응하여 구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불응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법한 보호조치 상태를 이용하여 음주측정 요구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행위는 음주측정불응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사후의 음주측정에 의하여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운전자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2011.6.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제2항에 의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운전자가 이에 불응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호의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은 법리는 운전자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라 보호조치된 사람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경찰공무원이 보호조치된 운전자에 대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음주측정 요구가 당연히 위법하다거나 보호조치가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경찰관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제1항에 따른 보호조치 대상자로 보아 경찰서 지구대로 데려온 직후 3회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불응하여 구 도로교통법(2011.6.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음주측정불응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경찰관이 지구대로 보호조치된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같은 법 제44조제2항에 따른 것으로서, 위법한 보호조치 상태를 이용하여 음주측정 요구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불응한 피고인의 행위는 음주측정불응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보호조치가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할 시점에 이미 종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음주측정 요구가 위법한 체포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보호조치와 음주측정불응죄에 관한 법리오해 및 보호조치 종료 여부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2.02.09. 선고 2011도4328 판결 [공무집행방해·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의정부지법 2011.4.1. 선고 2010노20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술 취한 상태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자 등에 해당함이 명백하며 응급의 구호를 요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발견한 때에는 보건의료기관 또는 공공구호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거나 24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찰관서에 보호하는 등 적당한 조치를 할 수 있다(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한편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사후의 음주측정에 의하여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당해 운전자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2011.6.8. 법률 제107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제2항에 의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당해 운전자가 이에 불응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호 소정의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7.6.13. 선고 96도3069 판결, 대법원 2007.9.7. 선고 2007도5928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당해 운전자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라 보호조치된 사람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경찰공무원이 보호조치된 운전자에 대하여 음주측정을 요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음주측정 요구가 당연히 위법하다거나 그 보호조치가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9.11.3. 00:30경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439에 있는 맥도널드 앞 도로의 편도 2차로 중 1차로에서 자신의 차량에 시동을 켠 채로 그대로 정차하여 운전석에 잠들어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자신을 깨우는 경찰관 공소외인에게 욕설을 하며 그를 폭행하였고, 공소외인은 피고인이 술냄새가 나고, 혈색이 붉으며, 말을 할 때 혀가 심하게 꼬이고 비틀거리며 걷는 등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자 피고인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제1항에 따른 보호조치 대상자로 보아 순찰차 뒷자리에 태운 뒤 일산경찰서 탄현지구대로 데려왔으며, 경찰관들은 피고인이 지구대에 도착한 직후인 2009.11.3. 00:47부터 같은 날 01:09까지 피고인에게 3회에 걸쳐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불응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위 음주측정 요구 당시 피고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종료된 상태였다거나 사후의 음주측정에 의하여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경찰관이 탄현지구대로 보호조치된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구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에 따른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한 피고인의 행위는, 피고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위법한 보호조치 상태를 이용하여 음주측정 요구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음주측정불응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경찰관이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할 시점에는 이미 종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그와 같이 보호조치가 종결된 피고인에 대하여 지구대에서 자유롭게 퇴거할 수 있음을 고지하거나 피고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방법 등으로 적법한 강제처분을 거치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음주측정 요구는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보호조치와 음주측정불응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보호조치의 종료 여부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고, 유죄 부분은 위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역시 파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박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