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각 호에서 정한 예외사유의 의의(= 같은 법 제3조제1항 위반죄의 공소제기 조건) 및 위 단서 각 호의 사유가 경합하는 경우 죄수 관계(=일죄)
[2]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 공소사실에 기재된 주의의무 위반 유형 중 일부 인정되지 아니하는 유형에 대하여 따로 무죄판단을 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3] 택시 운전자인 피고인이 교차로 전방 신호등이 적색신호인 상태에서 우회전하면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교차로를 직진하던 승용차를 충격하여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하였다고 하여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중 ‘전방 및 좌우 주시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면서 ‘신호위반’ 부분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공소제기 조건에 관한 사유에 불과한 ‘신호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사정만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위 무죄판단이 도로교통법 관련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교통사고로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2010.1.15. 법률 제9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2항 단서 각 호에서 규정한 신호위반 등의 예외사유는 같은 법 제3조제1항 위반죄의 구성요건요소가 아니라 공소제기의 조건에 관한 사유이므로, 단서 각 호의 사유가 경합하더라도 하나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성립할 뿐 각 호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2]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을 이루는 주의의무 위반 유형 중 일부 인정되지 아니하는 유형이 있더라도 이에 대하여 따로 무죄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 범죄사실 성립 여부에 관한 쟁점이나 양형의 전제사실로 판단하면 충분하다.
[3] 택시 운전자인 피고인이 교차로 전방 신호등이 적색신호인 상태에서 일시 정지하고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량들의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우회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교차로를 직진하던 승용차를 충격하여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하였다고 하여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2010.1.25. 법률 제9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이 공소사실 중 ‘전방 및 좌우 주시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면서 ‘신호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한 사안에서, 같은 법 제3조제2항 단서 제1호에서 규정한 신호위반 등 예외사유들은 공소제기 조건에 관한 사유에 불과하여 무죄판단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전방 및 좌우 주시의무 위반 등으로 인하여 같은 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이에 대하여 따로 무죄로 판단할 것은 아니므로 원심이 무죄판단의 대상이 아닌 ‘신호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것이 부적절하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위 무죄판단이 도로교통법 관련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결국 위 무죄 부분은 양형의 전제사실에 관한 판단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이에 대하여 검사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사유를 들어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11.07.28. 선고 2011도3630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대전지법 2011.2.24. 선고 2010노288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교통사고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각 호에서 규정한 신호위반 등의 예외사유는 같은 법 제3조제1항 위반죄의 구성요건 요소가 아니라 그 공소제기의 조건에 관한 사유이다. 따라서 위 단서 각 호의 사유가 경합한다 하더라도 하나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성립할 뿐 그 각 호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4.12. 선고 2006도4322 판결, 대법원 2008.12.11. 선고 2008도91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을 이루는 주의의무 위반의 유형들 중 일부 인정되지 아니하는 유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따로 무죄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대법원 2007.7.27. 선고 2006도7623 판결 참조), 범죄사실의 성립 여부에 관한 쟁점이나 양형의 전제사실로 판단하면 충분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업무로 택시를 운전하여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게 되었는데, 당시 전방의 신호등이 적색신호였으므로 일시 정지하고 교차로상의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량들의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우회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그대로 신호위반하여 우회전한 과실로, 마침 진행방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상신호에 따라 교차로를 직진하여 진행하던 공소외 1 운전의 승용차와 충격하여 피해자 공소외 1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차량의 탑승자인 피해자 공소외 2, 3으로 하여금 중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이 전방 및 좌우를 주시하고 조향 및 제동 장치를 적절히 조작하는 등 안전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하였다’는 내용의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신호위반을 원인으로 피해자 공소외 2, 3으로 하여금 중상해를 입게 한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으며, 검사는 상고이유에서 위 무죄 부분을 유지한 원심판단에는 도로교통법 관련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제1호에서 규정한 신호위반은 공소제기의 조건에 관한 사유에 불과하여 무죄판단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또한 위 무죄 부분을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을 이루는 주의의무 위반의 유형들 중 일부 인정되지 아니하는 유형에 대한 판단으로 선해하더라도(이렇게 본다면 사망에 이른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하여는 원심의 판단이 누락된 셈이 될 것이다), 피고인의 전방 및 좌우 주시의무 위반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역시 신호위반에 대하여 따로 무죄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심이 제1심판결의 무죄 부분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이와 같이 무죄판단의 대상이 아닌 사항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사정만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그 무죄판단이 도로교통법 관련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 위 무죄 부분은 양형의 전제사실에 관한 판단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따라서 이에 대하여 검사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사유를 들어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5.9.15. 선고 2005도1952 판결 참조). 결국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다는 취지의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 어디에도 나머지 유죄 부분에 관한 이유의 기재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 양창수 이상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