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동차 소유자가 제3자의 무단운전 중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운행자로서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및 이 때 자동차 소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 상실 여부의 판단 기준

[2] 자동차의 운행으로 발생한 물적 손해에 대하여 그 운행자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소극)

[3]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물적 손해에 대해서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나, 그 물적 손해에 대하여 원고가 선택적으로 주장하는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므로 원심판결의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6.07.27. 선고 2005다56728 판결 [구상금]

♣ 원고, 피상고인 / ○○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 ○○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5.8.19. 선고 2004나9275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소외 1의 운전이 절취운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특히 피고 2 회사 소유의 (자동차 등록번호 생략) 아반떼엑스디 승용차(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낸 소외 1은 소외 2 주식회사(이하 ‘소외 2 회사’라 한다)의 직원이나, 피고 2 회사와 소외 2 회사는 실질적으로 소외 3, 4 부자(부자)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고, 피고 2 회사는 소외 2 회사 소유 건물의 2층과 5층을 임차하여 사무실로 사용하고 그 건물의 1층에서는 소외 2 회사가 주유소 영업을 하고 있으며, 본점 소재지도 위 건물의 소재지로 동일하여 위 두 회사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로 볼 수 있는 점, 소외 1은 밤늦은 시간인 23:00경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밤 사이 광주시 송정동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다녀 오기 위하여 (상호 생략)주유소 사무실 안의 열쇠함에 보관되어 있는 피고 차량 열쇠를 꺼내어 피고 차량을 잠시 운행하게 된 것이라는 점, 소외 1이 절도죄로 조사받거나 처벌받은 적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소외 1이 피고 차량을 운전한 것이 절취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넉넉히 수긍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달리 소외 1이 절취운전을 하였다는 잘못된 전제하에 원심의 판단을 탓하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무단운전으로 인한 자동차운행자성 상실 여부

 

자동차의 소유자는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었다고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 소정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 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 관계, 운전자의 차량 반환의사의 유무, 무단운행 후 소유자의 사후승낙 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7.10. 선고 98다1072 판결, 1999.4.23. 선고 98다6139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기초로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특히 피고 2 회사와 소외 2 회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특수관계에 있는 점, 피고 2 회사의 직원 소외 5는 (상호 생략)주유소 매장에는 주차공간이 따로 없어 장시간 주차가 불가능함에도 이 사건 사고가 있던 날 평소 주차하던 지하주차장을 도색작업으로 사용할 수 없자 다음날까지 장시간 주차할 목적으로 피고 차량을 (상호 생략)주유소 매장 빈공간에 주차하면서 차량 및 열쇠의 관리에 대하여 특별한 주의요청도 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피고 차량 열쇠를 소외 2 회사 직원에게 맡기고, 위 열쇠는 소외 2 회사 직원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주유소 사무실 내 카운터 옆의 잠금장치가 안 된 보관함에 보관된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소외 1이 피고 차량을 운행하게 된 경위,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지점까지 무단 운전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이 못 되고, 무단 운행한 거리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위 주유소에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이 사건 사고지점까지로 그리 멀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 2 회사 직원이 차량 열쇠를 소외 2 회사 직원에게 맡겼더라도 차량 및 열쇠의 관리 책임이 전적으로 소외 2 회사에게 넘어 갔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 2 회사는 피고 차량의 소유자로서 그에 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드는 채증법칙 위반 내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의 운행자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민법상 불법행위책임과의 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소외 1이 피고 차량을 운행하다가 원고에게 보험이 가입된 소외 6 운전의 (자동차 등록번호 생략) BMW 승용차(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를 충격하여 소외 6과 그 동승자를 부상하게 하고, 원고 차량을 수리비 67,641,750원을 요하도록 손괴한 것인데,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2 회사는 피고 차량의 운행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소외 6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소외 6 등에게 치료비와 차량손해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자대위 규정에 따라 그 구상을 구하는 원고에게 그 보험금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피고 2 회사가 피고 차량의 운행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모든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나, 자동차 운행자가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는 그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이고(자배법 제3조), 따라서 그 자동차의 운행으로 발생한 물적 손해에 대해서는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 2 회사가 물적 손해를 포함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모든 피해에 대해 자배법상의 책임을 진다고 한 데에는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그러나 한편, 원고는 피고 2 회사의 책임근거에 대해 자배법상 손해배상책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선택적으로 주장하며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바,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특히 피고 2 회사측이 제3자의 출입이 금지되지 않는 (상호 생략)주유소 매장에 피고 차량을 주차시킨 후 소외 2 회사측에게 열쇠를 보관시키면서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소외 2 회사의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주유소 계산대 안에 있던 열쇠함에 열쇠가 보관되게 되었고, 위 열쇠함 역시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 소외 1이 피고 차량 열쇠를 가지고 자동차운전면허도 없이 피고 차량을 임의로 운행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 2 회사가 피고 차량 및 열쇠 보관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 2 회사는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물적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750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물적 손해에 대해서도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의 잘못은 위와 같이 물적 손해에 대해서는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됨으로써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의 파기를 구하는 상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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