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소장에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이 있는 경우, 법원이 공소장 변경절차 없이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법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공소장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으로 잘못 기재된 적용법조에 규정된 법정형보다 법원이 그 공소장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을 바로잡아 직권으로 적용한 법조에 규정된 법정형이 더 무거운 경우, 그 법령적용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한지 여부(한정 소극)
[3] 검사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2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법조로 하여 기소하였으나, 법원이 공소사실의 내용 등에 비추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 제2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한 뒤 그 법정형에 따라 처단한 경우,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법령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소장에는 죄명·공소사실과 함께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54조) 공소장에 적용법조를 기재하는 이유는 공소사실의 법률적 평가를 명확히 하여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보조기능을 하도록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적용법조의 기재에 오기나 누락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는 한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고, 법원으로서도 공소장 변경의 절차를 거침이 없이 곧바로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법조를 적용할 수 있다.
[2] 어느 범죄사실이 일반법과 특별법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라 하여도 검사가 형이 보다 가벼운 일반법의 죄로 기소하면서 그 일반법의 적용을 청구하고 있는 이상 법원은 형이 더 무거운 특별법을 적용하여 특별법위반의 죄로 처단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소장의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으로 잘못 기재된 적용법조에 규정된 법정형보다 법원이 그 공소장의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을 바로잡아 직권으로 적용한 법조에 규정된 법정형이 더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그 법령적용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3] 검사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2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법조로 하여 기소하였으나, 법원이 공소사실의 내용 등에 비추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 제2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한 뒤 그 법정형에 따라 처단한 경우,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법령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6.04.14. 선고 2005도974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도로교통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피고인외 1인
♣ 원심판결 / 창원지법 2005.11.23. 선고 2004노12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변호인의 상고이유(피고인의 상고이유서는 기간이 도과된 것으로서 상고이유보충서의 취지로 본다)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였다가 반대차로로 진행해 오는 차량을 발견하고 급히 제 차로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1의 차량과 근접하였고 그 직후 공소외 1의 차량이 피해자 공소외 2가 운전하던 오토바이와 도로 우측에서 보행하던 공소외 3을 충격하였던 사실 등을 인정하거나 피고인이 내세운 증거들의 신빙성을 배척하면서, 피고인 및 공소외 1의 각 차량이 충격되었고 그 때문에 공소외 1의 차량이 우측으로 쏠리면서 위 오토바이와 공소외 3을 연이어 들이받아 사망 또는 상해, 손괴의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에 의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본다.
가.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검사가 피고인을 상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2호, 형법 제268조(도로교통법 위반죄 부분과 ‘치상 후 도주’ 부분은 제외)를 적용법조로 하여 기소한 이 사건에서, 제1심이 법정형이 더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하여 형을 선고하였는바, 이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고 법령의 적용을 잘못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제1심의 제2회 공판조서(공판기록 28면)를 보면, 검사가 “공소장의 적용법조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를 추가하겠다고 진술”하였고, 제1심법원은 검사의 위 진술에 대해 공소장변경 허가결정을 한 바는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제1심법원은 검사의 위 진술을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이 아닌 단순한 공소장의 오기의 정정으로 취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공소장에는 죄명·공소사실과 함께 적용법조를 기재하여야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54조) 공소장에 적용법조를 기재하는 이유는 공소사실의 법률적 평가를 명확히 하여 공소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 보조기능을 하도록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그러므로 적용법조의 기재에 오기나 누락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는 한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고, 법원으로서도 공소장 변경의 절차를 거침이 없이 곧바로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법조를 적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1.2.23. 선고 2000도6113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느 범죄사실이 일반법과 특별법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라 하여도 검사가 형이 보다 가벼운 일반법의 죄로 기소하면서 그 일반법의 적용을 청구하고 있는 이상 법원은 형이 더 무거운 특별법을 적용하여 특별법위반의 죄로 처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1960.9.9. 선고 4293형상366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소장의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으로 잘못 기재된 적용법조에 규정된 법정형보다 법원이 그 공소장의 적용법조의 오기나 누락을 바로잡아 직권으로 적용한 법조에 규정된 법정형이 더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그 법령적용이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검사가 피고인을 상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2호, 형법 제268조(도로교통법 위반죄 부분 제외)를 적용하여 기소하였지만, 이 사건 공소사실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 제2호, 형법 제268조의 오기이거나 ‘제1호’가 누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제1심에서 검사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도 이 사건 공소사실(도로교통법 위반죄 부분 제외)이 피고인의 자동차 운전상의 업무상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들 2인을 다치게 한 뒤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도주하여 그 피해자들 중 1인이 사망하였다는 내용임을 알고 그에 대한 변소나 방어를 하여 온 사실 또한 기록상 명백하다. 또 피고인과 변호인은 제1심의 그러한 법령적용에 대해 항소이유로 삼지도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제1심법원이 그와 같은 공소장의 적용법조의 오기 내지 누락의 점을 바로잡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1호, 제2호, 형법 제268조를 적용한 뒤 그 법정형에 따라 처단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두고 단지 그 법정형이 더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법령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1심판결에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배되고 법령의 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보고, 나아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제2호, 형법 제268조만을 적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징역 1년의 형을 선고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변호인의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이규홍 김영란 김황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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