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 규정의 취지

[2] 도로교통법 제106조의 죄로 공소제기 되었으나 운전자 등에게 같은 법 제50조제1항에서 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 같은 법 제108조의 죄로도 공소제기된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하여까지 심리·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 대법원 2005.02.17. 선고 2004도6955 판결 [도로교통법위반]

♣ 피고인 /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법 2004.10.12. 선고 2003노11281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6.28. 선고 2002도2001 판결, 2003.4. 25 선고 2002도6903 판결 등 참조).

또한 도로교통법 제106조에 의하여 처벌되는 같은 법 제50조제1항 위반죄는 사람의 사상, 물건의 손괴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있을 것을 필요로 하는 고의범으로서, 과실범인 형법 제268조의 죄 중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치상죄 및 도로교통법 제108조의 죄와는 그 보호법익, 주체, 행위 등 구성요건이 전혀 다른 별개의 범죄이므로, 차의 운전자가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에 의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 재물을 손괴하고 도로교통법 제50조제1항 소정의 구호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업무상과실, 중과실치상죄 또는 같은 법 제108조의 죄 이외에 같은 법 제106조의 죄가 성립하고 이는 실체적 경합범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1.6.14. 선고 91도253 판결 참조),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106조의 죄로 공소제기 되었으나 운전자 등에게 같은 법 제50조제1항에서 정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이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같은 법 제108조의 죄로도 공소제기 된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하여까지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법리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도로교통법 제106조에 의하여 처벌되는 같은 법 제50조제1항 위반죄로 공소제기된 이 사건에서,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에,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떠날 당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을 같은 법 제106조의 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따로 같은 법 제108조의 죄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조치는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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